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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오직 어진 마음으로 선생님에게 다가가야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맹자의 제일 앞부분인 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 1장에 보면 맹자(孟子)와 양의 혜왕(梁惠王)과의 대화가 나온다. 맹자가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양의 혜왕을 찾아간 것이다. 양의 혜왕은 놀라기도 하고 기뻤을 것이다. 왜냐하면 맹자가 연세가 많으신데다(叟수) 교통편이 요즘처럼 편리하지 않았는데도 찾아왔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맹자의 명성이 널리 알려져 분명히 자기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의 혜왕은 맹자를 만나자마자 어떻게 하는 것이 나라에 유익이 될까를 물으신 것이다.(亦將有以利吾國乎역장유리오국호) 나라를 다스리는 자리에 있는 왕으로서 당연한 물음인지도 모른다. 그 때 맹자께서는 왕에게 칭찬을 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책망하셨다. 왕은 하필 이로움을 말하는가?(何必曰利하필왈리) 단지 인의가 있을 뿐이다고 하셨다. (亦有仁義而已矣역유인의이이의) 여기에서 而已矣(이이의)는 ‘뿐이다’의 뜻이다.

맹자께서 나라에 유익이 되는 것은 오직 仁義(인의)가 제일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인(仁)한 사람은 어버이를 버리지 않는다 하셨다.(未有仁而遺其親者也미유인이유기친자야) 그리고 의(義)한 사람은 임금을 버리지 않는다고 하였다.(未有義而後其君者也미유의이후기군자야).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부모님도 버리게 되고 임금님도 버리게 된다. 모두가 자기의 유익만을 추구하다보니 가정이 세워지고 나라가 세워지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래가지고는 가정이 설 수도 없고 나라도 설 수도 없다. 어지럽게 되고 만다. 그렇다고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맹자께서는 이익을 말하는 양혜왕에게 꾸중을 하신 것이다. 그리고는 仁義(인의)를 강조하신 것이다. 맹자께서는 지금도 자기의 유익만을 추구하는 이에게 잘 가르쳐 주고 있음을 보게 된다. 亦曰仁義而已矣(역왈인의이이의)시니 何必曰利(하필왈리)잇고? ‘왕께서는 또한 인의가 있을 뿐이니 하필이면 이익을 말하십니까?’

맹자께서는 정말 대단하신 분임을 알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왕에게도 충고하기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두려워하지 않으셨다.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익만 추구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오직 仁義(인의)가 제일이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을 버리지 않는 자식들은 정말 어진 사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질지 않은 이는 반대로 자기의 이익으로 가득 찬 이기주의자라 할 수 있다. 부모님을 모시는 것도 자기의 유익이 없으면 나 몰라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임금님을 모시는 이들도 자기의 유익이 없으면 임금님을 나 몰라라 한다.

부모님을 모시는 자식에게는 이기적인 마음이 없어야 한다. 어진 마음이 있어야 한다. 어진 마음보다 이기적인 마음이 앞서면 나중에 부모님도 버리게 된다. 임금님을 모시는 신하에게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의리보다 자기의 유익을 앞세우면 나라가 바로 서지 않는다. 이것을 깨달은 맹자께서는 자기의 삶이 끝나기 전에 양혜왕에게 찾아가 훈계하고 있는 것이다. 먼 곳까지 찾아서 말이다.

이 말씀은 단지 나라를 다스리는 왕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지금 글을 배우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배우는 이들은 늙은 몸을 이끌고 나에게까지 찾아와 들려주시는 말씀인 줄 알아야 하겠다. 이기적인 마음을 버려야 한다. 어진 마음을 가져야 하겠고 의리를 가져야 하겠다.

젊었을 때부터 너무 나에게 유익이 되나 되지 않나를 따지면서 친구를 사귀어서는 안 된다. 부모님이 나에게 잘해 주나, 그렇지 않나를 따지면서 살아가도 안 된다. 선생님을 대할 때도 나에게 도움이 되나 되지 않나를 먼저 따져서도 안 된다. 오직 어진 마음으로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다가가야 하고 의리로써 친구에게 다가가야 한다.

맹자께서 오직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는지 모른다. ‘學者(학자)는 亦曰仁義而已矣(역왈인의이이의)시니 何必曰利(하필왈리)잇고?’ 배우는 이에게는 오직 인의뿐이다. 왜 하필 이익을 말하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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