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강마을 중학교 화단에는 뜨거운 햇살 사이로 붉은 칸나의 눈부신 붉은 꽃이 당당히 피어납니다. 요즘의 학교는 참 조용합니다. 방학 중 보충수업도 끝나고 이따금 도서실에 책을 대출하러 오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아이들 그림자를 볼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학교에 나와 있으면 시간은 많은데 책도 잘 읽히지 않고 편지도 써 지지 않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가도 이렇게 갑자기 횡재처럼 주어진 시간을 유용하게 쓰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학교 화단에는 보랏빛 맥문동꽃이 무성하게 기다란 줄거리를 올리고 자잘한 꽃이 다닥다닥 피어있습니다. 0.5센티 정도의 작은 꽃은 여섯 장의 꽃잎과 노란 수술이 참 어여쁩니다. 멀리서 보면 보랏빛 꽃 무더기처럼 맥문동꽃을 꺾었습니다. 손으로 힘을 주어 꽃줄기를 뽑으면 아래까지 쑥 뽑아져 나옵니다. 기다란 꽃줄기를 유리병에 꽂았습니다. 참 예쁩니다.
여름의 뜨거움 때문인지 맥문동꽃이 주는 보랏빛이 시원합니다. 맥문동꽃은 우리 산하 어디에나 피어나는 야생화지만 유용하고 고마운 풀입니다. 그래서 그 구체적인 효능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맥문동(麥門冬) : 맥문동초,소엽맥문동,세엽맥문동,토맥동,맥동,겨우살이풀, 등으로도 불려지는 산지의 나무 밑 그늘에 흔히 자라는 풀이다. 맥문동은 백화과의 다년생 초본으로서 높이 30cm내외이다.뿌리 줄기는 굴고 딱딱하며 옆으로 뻗지 않고 수염뿌리의 끝이 땅콩처럼 굵어지는 것도 있다. 이뇨,심장염,해열,감기,진정,창종,강장,병목,최유,진해,소염,강심제 등에 약재로 괴근을 사용한다.
민간요법에는 맥문동은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어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멈추게하며 위를 보하는 강장의 묘약이라 했다. (출처: 몸에 좋은 산야초 www.isigol.co.kr/yakcho)
어떤 책을 보니, 차나 술로 먹어도 많은 효용이 있다고 하고, 아토피에도 좋다고 합니다. 삼계탕에 넣어도 효과가 좋고, 맥이 통한다 하여 맥문동이라도 한다는 등의 자료가 인터넷 검색을 하니 쏟아집니다.
아이들이 없는 조용한 학교 교무실에 맥문동꽃을 가져다 두고 시원한 보랏빛 눈맞춤을 하면서 그렇게 오늘 하루를 보낼까 합니다.
강마을은 이렇게 여름의 한 나절이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