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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맛배기’와 ‘맛보기’

‘맛배기’와 ‘맛보기’ 어느 말이 맞을까? 둘 다 잘못된 말이 아닌 듯하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맛배기’를 널리 쓰고 있다. 실제로 ‘맛배기’는 아래와 같이 언론 매체에도 보인다.

○사무실 겸 사업단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단장이기도 한 정명희씨가 판매용으로 담근 김장 김치를 맛배기로 좀 내오고 막걸리를 한잔 씩 곁들여 가며 이야기를 나눴다(프레시안, 2010년 2월 5일).
○500원만 추가하면 면요리에 조막밥(주먹밥)이 딸려 나오고 덮밥요리에 맛배기 국수가 제공되는 데다 디저트도 맛볼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매일경제, 2009년 10월 16일).
○원더걸스, 美그래미 식전행사 참석… ‘노바디’ 맛배기(서울신문, 2009년 2월 9일).

여기서 ‘맛배기’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표준어는 ‘맛보기’이다.

‘맛보기’
1. 맛을 보도록 조금 내놓은 음식.
- 앞에 있는 음식은 맛보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 맛보기 음식을 푸짐하게 내놓는 것도 영업 전략이다.
2.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시험 삼아 해 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컴퓨터 게임의 맛보기 성공으로 영업 이익이 급성장했다.

‘맛보기’ 대신에 ‘맛배기’라고 하는 것은 평안도 사투리인데, 이를 언론 매체에 사용하는 것은 삼갈 일이다.

‘맛보기’는 ‘맛’과 ‘보기’가 합성된 단어이다. 이 단어는 음식의 맛을 미리 보기 위한 것으로 결합하기 이전의 두 단어 개념이 그대로 표현되었다. 그러데 이 단어는 이러한 중심적 의미보다 주변적 의미로도 많이 쓰고 있다. 즉,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시험 삼아 해 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는 경우다. 아래 예문이 모두 그렇다.

○ 한국 전통문화도시 중심도시이자, 국제 문화유산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전주를 대내외에 알리면서 이 전당에 집적될 국제 무형문화재들을 맛보기로 선사한다는 것이다(조선일보, 2010년 2월 19일).
○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황준원 교수는 “일시적인 해방감을 맛보기 위한 일탈 행위라도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날 땐 아이들에게 ‘분명한 잘못’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중앙일보, 2010년 2월 18일).
○ 서울시 홈페이지 또는 별도의 웹페이지에 접속하시면, 2월 18일에 개통되는 3호선 연장 구간의 지하철 역사 내부를 걸어 다니면서 주변을 자유자재로 감상할 수 있는 파노라마 서비스를 개통 당일 하루만 맛보기로 이용할 수 있다(뉴스와이어, 2010년 2월 18일).

참고로 ‘맛’과 관련된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먼저 ‘맛’을 ‘맛대가리(마트에서 맛대가리 없는 돈가스가 몇 점 얹어진 볶음밥을 사왔다)’라고 하는데, 이는 ‘맛’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점잖은 자리에서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맛이 있다’라는 표현을 할 때 ‘맛나다, 맛깔스럽다’를 쓴다. 이 둘은 어감의 차이는 있지만 의미는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런데 ‘맛깔스럽다’ 대신에 ‘맛깔지다’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맛깔나다’를 쓰기도 하는데, 전통적으로 쓰지 않던 말이다.

그 외, ‘맛바르다’는 ‘맛은 있으나 양에 찰 만큼 많지 아니하다. 양에 차지 않는 감이 있다’는 뜻이다.

‘맛부리다’는 ‘맛없이 싱겁게 굴다.’

‘맛술’은 ‘술에 비유하여, 흥겨운 마음을 이르는 말 / 멋으로 마시는 술 / 요리할 때에 맛을 내기 위하여 음식에 넣는 술’ ‘맛난이’는 ‘맛을 돋우기 위하여 음식물에 넣는 조미료의 하나. 연하고 맛있는 고기를 얇고 잘게 썰어서 기름, 깨소금, 후춧가루 따위로 양념을 하여 만든 장물을 썼으나, 요즈음에는 대체로 화학적으로 만든 것을 사용한다 / 화학조미료를 달리 이르는 말 / 맛이 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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