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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부모님의 은혜는 길이 빛난다

지난 주말에 한 권의 책을 틈틈이 읽었다. 그 책 중에 감동이 되는 ‘황제 펭귄’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마침 어버이날이라 그런지 이 구절이 더욱 내 가슴에 깊이 박혔다. 그리고 부모님의 은혜가 생각났다. 피아노 앞에 앉았다. 몇 번이고 같은 곡을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게 또 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황제 펭귄’의 내용은 이렇다.

화면 가득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 무리의 모습이 나타났다. 황제 펭귄들은 1년에 하나의 알을 낳아 키운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을 넘겨받는데 이때 알이 남극의 얼음에 닿으면 금세 얼어붙기 때문에 수컷은 알을 발 위로 조심스럽게 받아서 자신의 배 가죽으로 덮어 알을 부화시킨다. 알에서 새끼가 나온 후에도 아빠 펭귄들은 새끼를 자신의 발 위에서 한시도 내려놓지 않고 품어 키운다.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이면 펭귄들은 한데 모여서 추위를 이겨낸다.

아빠 펭귄이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돌보는 사이, 알을 낳고 탈진한 엄마 펭귄은 속히 바다로 나가 먹이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먹이를 뱃속에 가득 채운 다음 아빠 펭귄과 새끼가 기다리는 곳으로 급히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엄마 펭귄의 임무이다. 엄마 펭귄이 먹이를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아빠 펭귄은 자신의 뱃속에 저장해둔 먹이를 조금씩 뱉어내어 새끼에게 먹이는 것으로 겨우 새끼의 목숨을 이어간다. 그때까지 엄마 펭귄이 당도하지 못하면 아빠와 새끼는 모두 굶어죽고 만다....

그런데 엄마 펭귄을 호시탐탐 노리는 천적이 있다. 바로 바다표범이다. 바다표범은 바다에서 먹이를 바다에서 사냥한 펭귄이 빙하 위로 뛰어오르는 지점에 잠복하고 있다가 펭귄을 덮친다. TV 화면에 클로즈업된 바다표점이 펭귄의 날개와 배를 물었다. 놀란 펭귄들이 부지런히 도망쳤다. 물린 펭귄은 필사적으로 달아나려 했다. 오랜 사투 끝에 그 펭귄의 날갯죽지가 찢겨 나가면서 펭귄은 겨우 바다표범의 입에서 벗어났다. 아깝게 펭귄을 놓친 바다표범이 곧 다른 펭귄을 집어삼켰다.

물고기 사냥을 마친 다른 펭귄들이 떠나가고 어미 펭귄만 홀로 남았다.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걷다가 힘에 겨워진 어미 펭귄은 얼음 위에 배를 깔고 미끄러지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펭귄이 지나간 흰 얼음 위에 다리와 날개에서 흐른 선혈이 스몄다. 그 어미 펭귄이 기필코 찾아간 곳은 자신의 새끼가 기다리는 곳이다.

황제 펭귄의 무리 가운데는 수많은 새끼들이 있었다. 내 눈에는 모두 똑같다. 그러나 상처 입은 어미 펭귄이 구슬피 울며 자신의 새끼를 부르자 잠시 후 새끼 한 마리가 그 어미 앞으로 다가왔다. 어미는 즉시 입을 벌려서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은혜는 황제 펭귄의 이야기에 나오는 아빠 펭귄과 엄마 펭귄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새끼를 자신의 발 위에서 한시도 내려놓지 않고 품어 키운 아빠 펭귄의 모습이 바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몸을 돌보지 아니하시고 자식을 먼저 생각하시는 따뜻한 아버지,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날마다 새벽을 깨우며 일하시는 부지런하신 아버지…이러한 아버지가 있었기에 오늘 내가 있지 않나 싶다.

알을 낳고 탈진한 엄마 펭귄은 자기 몸을 돌볼 틈도 없이 다시 속히 바다로 나가 먹이를 준비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찡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 펭귄처럼 우리 어머니들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자식을 낳고도 자기 몸 돌볼 겨를 없이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시는 사랑의 어머니, 엄마 펭귄이 날잿죽지가 찢겨 나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하는 것처럼 지친 몸과 많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서도 조금도 힘들어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으시고 자식을 돌보시는 헌신의 어머니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은 길이 빛나리라. 어머니와 아버지의 은혜는 무엇보다 비교될 수 없는 아름답고 가치 있는 보배이리라.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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