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2일 새벽에 펼쳐진 나이지리아와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B조 최종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승점 4점을 거둔 한국은 승점 9점의 아르헨티나에 이어 B조 2위를 기록 월드컵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통해 월드컵에 첫 선을 보였던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남아공 대회를 기점으로 월드컵 도전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22일 새벽에도 우리나라는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열기로 전국이 뜨거웠다. 특히 최근 축구팬들의 관심은 축구와 함께 월드컵에는 어떤 미녀가 등장할까 하는 것이다. 2002년에 월드컵 미녀 ‘미나’ 등장은 우리나라의 4강 진출과 함께 뜨거운 이슈가 됐다. 미나는 연일 신문 지면을 장식하며,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엘프녀’ 한장희 역시 월드컵 미녀이다. 그녀는 마치 온라인게임의 요정 케릭터와 흡사해 사람들에게 ‘엘프녀’라고 불렸고,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박지성을 검색어 2위로 주저앉히며 당시 검색어 1위에까지 올랐다. 그녀 역시 미나처럼 가수로 데뷔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도 미녀가 뜨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에콰도르 국가대표 평가전은 ‘상암동 응원녀’라는 새로운 월드컵 미인을 탄생시켰다. 그녀는 현재 전문 레이싱모델로 활동하고 있으며 케이블 방송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아공 월드컵 미녀들은 아직도 계속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다. 아래 뉴스도 월드컵 미녀에 대한 보도다.
○ 월드컵 아르헨전 ‘노출에 미친녀(美親女)들이 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를 맞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현격한 전력 차이를 드러내며 3점차 씁쓸한 패배라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인기 아이돌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아이돌 연합팀(엠블랙, F(x), 제국의 아이들)과 인순이, 조PD가 참여해 화려한 응원무대를 꾸미며 열기를 더했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서 진행된 이날 경기에는 또한 ‘월드컵 응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노출이 빠지지 않았다.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 경기 응원전에서 볼 수 있었던 일명 ‘노출에 미친녀(美親女)’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한경닷컴 bnt뉴스, 2010년 6월 18일(금)
여기서 ‘미친녀’는 기자가 번뜩이는 재치(?)로 쓴 조어다. 기자는 월드컵 미녀들이 과감한 노출로 미를 과시하는 것에 착안해 이런 표제어로 독자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미치다’의 일반적 의미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를 한자 조어로 표현하면서 새로운 뜻을 만든다. 이런 것을 언어유희(言語遊戱, pun)라고 한다. 언어유희는 말이나 문자를 소재로 한 놀이다. 이 놀이에는 흔히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속어·은어 등의 새말 만들기다. 또 문장에 필요 이상의 음을 넣어서 제3자에게 숨기고 제대로 알아맞히기를 하는 빠른말·숨김말 놀이, 운이 맞는 문장을 빨리 말하게 하여 틀리면 벌칙을 주는 두운·각운 놀이, 뜻으로 이어가거나 어미로 이어가는 말끝잡기, 동음이의어 만들기 등이 있다. 즉, ‘미친녀’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말놀이라고 하겠다.
동음이의어에 의한 말장난은 오랜 전통이 있다. 우리 고전소설 ‘춘향전’에도 볼 수 있다. 이몽룡은 어사가 되어 변학도 생일잔치에 참가해 술을 얻어먹으며 자신의 초라한 상을 보고 시비를 건다. 운봉에게 먹는 갈비 한 대 주라며 운봉의 옆구리를 지칭한다. 이밖에도 암행어사가 되어 돌아올 줄 알았던 이도령이 거지꼴로 나타나자 실망한 월매가 춘향에게 ‘너의 서방(書房과 같은 음인 西方을 이용해 말장난을 한 것이다)인지 남방인지 걸인하나 내려왔다’라며 냉소적으로 말한다.
펀은 단순한 말장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지가 풍부하고 어조가 날카로우며 인생을 풍자하기도 한다. 또한 독자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해학적인 요소 때문에 언어유희는 우리 문학 작품에는 두루 쓰던 표현법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한자어로 말놀이를 하는 습관은 매우 위험한 측면이 있다. 특히 한자를 적당히 조합하면 그럭저럭 뜻이 통하는 새로운 말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말을 한자로 하거나 기타 한자어를 가지고 억지 조어를 하는 경향이 많다.
이에 대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안용득)는 순수한 우리말의 언어체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가 있다. 보도(동아일보 보도, 2006년 12월 6일)에 의하면 ‘코리안 돌풍 女길 보세요(경향), 40·50대 성인 쇼핑몰愛 빠졌다, 떠도는 돈 경매路 몰린다(이상 일간스포츠), 父르지 못한 조성민(스포츠조선), 그리움 속으路, 선두 SK 성과급 富럽다, 카메라 3D게임 TV까지 多된다(파이낸셜뉴스)’ 등 ‘감각적인 제목’을 단 6개 언론사에 비공개 경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위원회는 순수한 우리말의 일부를 어법에 맞지 않게 한자로 바꿔 독자에게 혼란스러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을 뿐 아니라 신문의 품격도 훼손할 역기능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했다.
이러한 조어는 신문의 제목에서 상황을 묘사하는데 많이 썼는데, 최근에는 광고 등에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 무비유한(movi 有歡): 텔레비번 영화 소개 프로그램
○ 미담전설(味-): 텔레비전 음식 소개 프로그램
○ 학교만 다니기에는 너무 예쁜 걸(Girl)
○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놀라운세상이 열려yo! 더 이상 요금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세상이 왔어yo! 마음껏 쓰고 밤나 내는 통신 생활시작해yo! yo즘 가계통신비 대세는 둘이yo, 셋이yo, 다섯이yo(광고).
억지 조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선을 끌 수는 있지만, 이상한 말을 만들고 결국은 우리말 체계를 파괴할 우려가 크다. 더욱 어린이 등 한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나 영어 표현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에게는 정보 전달의 불편을 느낀다. 이러한 표현은 사적인 공간에서 웃자고 쓸 수 있지만 공적인 표현을 할 때는 삼가야 한다. 만약 번뜩이는 재치가 있다면 억지 조어보다 세련된 우리말 표현을 찾는 데 머리를 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