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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신문 표제어 신중해야

2011년 7월 27일 중앙일보에 차량 정보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최근 신차의 뒷모습에 대한 변화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 기사는 독자의 시선을 잡기 위해 다소 자극적인 표제어로 실렸다. 그런데 표제어의 ‘뒷태’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이는 ‘뒤태’가 바른 말이다.

‘뒤태’
뒤쪽에서 본 몸매나 모양.
- 뒤태가 아리따운 처녀
- 뒤태가 곱다.

‘뒤태’는 ‘뒤’와 ‘태’의 합성어다.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는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는다. ‘귓밥, 나룻배, 나뭇가지, 냇가, 바닷가, 선짓국, 잿더미, 햇볕’ 등이 그 예다. 그러나 ‘개똥, 보리쌀, 위쪽, 쥐꼬리, 허리띠, 개펄, 뒤편, 배탈, 아래층, 위층, 허리춤’ 등처럼 뒤 단어의 첫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일 때는 사이시옷이 붙지 않는다. ‘뒷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사이시옷 표기는 정서법의 잘못이다.

계속해서 ‘샤방샤방’도 마음에 걸린다. 이 단어의 의미는 ‘반짝반짝’ 혹은 ‘눈부시게’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이렇게 단어의 의미를 추측하는 이유는 이 단어가 국어사전에 없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인터넷에서 쓰다가 대중가요에서 사용하면서 익숙해졌다. 아직 신문 표제어로 쓰기에는 이르다. 의미에 대해 합의한 바도 없고, 어원도 분명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통신언어도 우리말의 새로운 변이어로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특히 이러한 언어도 한국인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반영하는 문화적 산물이라고 설득한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사적 표현이 독자의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신문의 성격상 새로운 개념을 수용하고 그에 따라 새롭고 참신한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의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신문은 사실 보도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표현에 대한 경험이 없는 독자는 사고의 판단에 방해를 받는다. 결국은 정확한 정보 내용 파악에 도달하지 못 할 경우도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끊임없이 정화해야 한다. 물도 깨끗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기가 탁하게 되고, 물이 더러워지는 것이 우리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방관한다면 걷잡을 수 없다. 우리말과 글도 마찬가지다. 언중이 쓰는 것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역할을 교육으로도 하지만, 신문과 같은 미디어도 감당해야 한다. 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7월 28일 사설을 검토해 본다.

(1) 내년 총선과 대선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도 노동계의 환심을 사려고 안절부절이다.
(2) 박 위원이 올린 사진들은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음란물 판정․삭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1)은 ‘안절부절이다’는 서술어는 자연스럽지 않다. 이는 ‘안절부절못하다’라고 하는 것이 의미도 명확해진다.
(2)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하지 않는다. 주어 ‘사진’에 호응하는 서술어는 ‘판정․삭제 결정을 받은 것’이 자연스럽다.

이 밖에 신문 사설의 문장이 너무 길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사설에 감정적인 언어도 많다. 논리로 설득하기 보다는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사설은 신문의 얼굴이다. 다듬을 필요가 있다.

신문은 공적 공간이다. 따라서 신문이 사용하는 언어들도 공통적 보편적 성질을 띠고 있어야 한다. 신문이 공적 언어를 통해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은 맡은바 임무이자 사회적 약속이다. 특히 우리 문화를 고급화해 나가려면 바른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 신문의 언어 사용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교육적 가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표제어부터 문장 하나하나까지 다듬어야 한다.

신문은 아직까지 대중이 가장 신뢰하는 인쇄매체다. 더욱 신문의 독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신문이 어법을 준수하고 나아가서 국민의 언어 사용에 모범을 보이는 것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역할이다. 신문은 바른 언어 사용으로 국민의 창조적인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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