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도 공공도서관에 가보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엄마와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러 오는 청소년들과 성인들로 자리는 만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설립정의와 다르게 개인공부를 위한 학습공간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도서관에서 일반열람실 이용자들은 다른 이용자들과 달리 독서나 문화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용자의 요구에 따른 수요와 공공성이 맞물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에서 일반열람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다른 시설로 전환하거나 폐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공공도서관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부족했던 학습공간을 제공해 주었고 문화에 대한 욕구를 일부나마 해소해주어 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자기계발 기회와 독서문화 발달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일반열람실 이용자와 도서관 자료의 이용 사이에는 유의한 관계가 성립된다는 조사에 따라 열람실을 자주 이용하던 사람들이 이후 공공도서관의 다른 시설과 프로그램 이용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독서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공간 제공이란 측면에서는 한국의 공공도서관은 많은 역할을 하였으나 이것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다른 부분의 발달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점이 있었다. 창조적 인재 양성을 위해 마련된 공공도서관이 어느새 붕어빵 같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공부방이 되어 버려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반열람실이 공공도서관에서 기형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도서관 종사자들이 도서관 발달에 문외해서가 아니라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는 지도 모른다. 일반열람실에 대한 문제는 다른 공간과 단절된 채 독립된 이용형태를 보이는 현상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사회현상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공도서관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서 입시와 취업, 경쟁 위주의 오늘날 현실을 일반열람실이란 형태로 투영해 보여줄 뿐 도서관의 이용자나 도서관 종사자가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거나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열람실을 바라는 이용자들의 욕구가 계속되는 한 완전히 모른 채하고 나 홀로 공공도서관의 목적만 향할 수는 없다. 만약 공공도서관에서 일반열람실이 사라진다면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갈 것인가? 학교나 집, 사설 독서실 등 어떻게든 개인공부를 위해 다른 곳을 찾아 갈 수는 있겠지만 사회문제의 한 부분이 다른 곳으로 옮겨갈 뿐 그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여 만들어진 공익기관으로서 문제의 전이보다는 해결에 중점을 둬야할 의무가 있다. 일반열람실에 대한 많은 논란과 문제점은 있지만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위한 열람공간은 어떤 형태로든 필요하다. 일반열람실 존재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이것으로 인해 공공도서관 전체 분위기기가 압도되고 독서문화 발전이나 다른 이용자를 위한 시설 확충에 장애가 되는 현상을 바라봐야 한다. 향후 공공도서관은 개인학습을 위한 공간 제공 기능보다는 사회적 가치 재창조를 위한 독서문화 확산에 더욱 주력해야 하며 일반열람실은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하나의 부가적인 서비스로 현재보다는 개선된 형태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