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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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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마을 편지 - 바람의 여신 영등 할미


음력 2월의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인지 바람이 온통 강마을을 하루종일 휘감고 다닌다. 휘이잉 소리를 내면서 강가의 은사시나무를 지나 교정의 라일락을 흔들고 앞산의 진달래꽃잎을 우수수 떨어뜨린다. 심술이 단단히 난 모양이다.

음력 2월에는 결혼 청첩장을 잘 받지않은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바람이 잦은 탓에 결혼 생활이 풍파가 일 것이라는 속설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렇개 2월은 바람의 달이다. 다사로운 바람에 꽃이 피고 꽃샘추위를 동반한 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그 바람을 관장하는 여신이 영등할미라 할 수 있다.

강가에서 아직도 돌아다니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퇴근 준비를 한다. 그리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음력 춘삼월의 향기로운 날은 바람의 여신 영등할미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있어 더 따사로울 것이라 생각하고 스카프를 동여 매었다.
 
교실을 나와 화단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하이얀 봄맞이꽃이 여리디 여린 미소를 띠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작고 하얀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한다. 한 송이 한 송이는 내 새끼 손톱 반만큼도 되지 않는 조그만 꽃송이가 여럿이 모여 있으니 하이얀 구름떼처럼 보인다. 혼자서 바람을 맞을 때는 참 가엾어 보이던 꽃도 서로 의지하면 힘이되고, 넘어져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날 수 있음이리라. 작은 풀꽃도 바람 앞에서 친구의 손을 잡고 있나보다. 오늘은 벗에게 엽서를 써야겠다. 강마을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고 그래서 니가 그리웠다고.

우리 나라에서 이월 초하룻날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람 구신을 위하여 음식을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내는 일이 있었는데, 이 바람 귀신을 영동 할머니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이월 초에 땅에 내려와 한 보름 머물며 대접을 받다가 이월 보름이 되면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영동 할머니가 내려올 때면 으레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는데, 할머니가 며느리를 데리고 올 때는 비가 오고, 딸을 데리고 오면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미워해서 옷이 젖으라고 비를 데려오고, 딸은 고운 옷이 바람에 휘날려 예쁘게 보이라고 바람과 함께 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동해안 지방에서는 영동이라는 소년이 바람 귀신으로 전해집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최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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