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으로 전하는 선배 선생님의 열정
<음악적 감성과 감동으로 인성 Up! 학력 Up!을 꿈꾸는 담양교육>
담양교육지원청(교육장 박인식)은 17일 중소기업호남연수원에서 관내 유치원, 초, 중, 고 교원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교육력 강화 교원 마인드 제고 및 2학기 컨설팅장학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을 실시하였다. 5교시를 마친 필자도 금성초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음악회에 초대 받은 설렘을 안고 참석하였다. 200명이 넘는 집합 워크숍이라 집중도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그러나 훌륭한 강사(클래식음악감상실 <다락> 대표 김명선)가 준비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순간, 강당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19세에 준교사로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되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제자들을 가르친 특별한 이력, 포기한 제자들을 불러 세우며 살아낸 교단이야기는 마치 드라마 같아서 더 매료되었는지도 모른다. 방황하는 고3 제자들을, 그들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나락에 선 연주자들과 대비시켜 음악과 영어를 융합한 앞선 교육력과 시대를 앞서 간 열정에 중간중간 곁들인 일화를 들으며 필자는 어린 시절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삼국지를 듣는 것처럼 어린아이가 되어 행복했다.
특히, 소개된 연주자의 면면들이 신체적 장애나 집단 따돌림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음악가들이어서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음악교육의 중대성은 절실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 승리로 음악의 거장이 된 호세 카레아스, 오페라의 유령의 주연으로 유명한 사라 브라이트만의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기 위해 원곡자를 설득하기 위해 19번이나 편지를 썼다는 그녀를 보고 제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19번 이상 정성을 다해야 함을 배웠다는 강사의 삶의 철학에 마음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나도 그러리라 다짐했다.
인간승리의 연주자와 강사, 감동의 눈물을 선사하다
가장 감동을 준 연주자는 토마스 크바스토프였다. 독일 출신인 그는 132cm의 키, 팔은 거의 없고 손가락은 없거나 갈퀴 모양이었다. 법학 공부도 하고 성우 일도 했지만 가는 곳마다 퇴짜를 당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성악 뿐이라는 깨달음으로 1996년 모스크바에서 쇼스타코비치 콩구르 우승을 하며 국제적으로 각광 받는 음악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서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 자리에 서기까지 그가 흘렸을 좌절의 피눈물과 사람들의 냉대가 아팠고 딛고 일어선 그의 인간승리 앞에 눈물 밖에 바칠 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지휘하는 장면을 보며 다시금 전율했다. 불행의 극치 속에 불후의 명작을 남긴 베토벤에 답하듯,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답게 공연에 나오는 전곡을, 모든 악기의 배역을 완전히 외워서 지휘했다는 점이다. 눈도 감은 채 지휘하며 중요 부분을 터치하고 틀린 연주자를 향해 눈을 뜨는 것으로 지적한다는 카라얀의 완벽한 리더십!
김명선 강사는 카라얀의 암보 능력을 교단에 접목시켜서 가르치는 영어 교재를 모두 외우고 교과서를 안 보고 학생들 앞에 서서 제자들을 감동시키며 천재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19살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 받았다고 했다. 재학 시절 지능검사에서 꼴등이라는 사실을 알고 학교를 나와 홀로 공부를 해서 준교사가 되었으니 소개된 연주자들과 통하는 강사였다. 그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선생님이었다! 실력으로 무장한!
그동안 다수의 컨설팅장학 워크숍에 참석하고 필자도 강사로 나가 보았지만 이번처럼 가슴을 때리는 연찬회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눈물을 흘렸고, 새로운 다짐으로 제자들을 기르고 무릎 꿇지 말자고 다짐을 하게 할 만큼 감동을 받았으며 자신감의 옷을, 교사로서 자존감까지 업그레이드 하였으니 2학기를 살아갈 밥을 든든히 먹은 셈이다. 교사로서 힘든 일상마저도 치유되는 듯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급진적 평화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은 '생계를 위한 4시간의 노동과 4시간의 지적 활동, 그리고 4시간의 친교의 시간이면 완벽한 하루가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2014년 9월 17일 가장 완벽한 하루였다. 사랑하는 우리 반 아이들, 하루가 다르게 교육의 효과가 드러나는 천사들과 5시간 함께 공부했고, 금성초 샛별도서관에서 전교생이 함께 하는 아침독서로 한 시간, 지적 활동과 친교 활동을 겸한 컨설팅장학 워크숍, 그리고 그 감동을 남기는 감상문까지 쓰고 있으니!
창의적인 컨설팅장학을!
이제는 컨설팅장학도 이번 프로그램처럼 창의적인 컨텐츠로 선생님들의상상력을 자극하고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강사의 선정이다. 본인이 직접 실천한 분야가 아니면 피상적인 강의가 되어서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열정과 감동의 섬광으로 천둥치는 돌직구를 던질 수 있는 강사라야 컨텐츠도 빛나기 때문이다.
논픽션이 픽션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다시금 발견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교단 체험이기에 좌절하는 제자, 희망을 놓아버린 제자들을 보며 함께 고뇌하는 선생님들이 가야할 길을 자신의 체험 속으로 끌어들여 공감하고 눈물 짓게한 귀한 시간이었다. 퇴근 시간이 넘어도 아름다운 음악과 연주자에 대한 해박한 배경지식을 진솔하게 전하는 강사의 열정 때문에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선생님들의 모습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비싼 음악회 티켓으로 음악회를 다녀온 것 처럼 그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많이 접하게 해서 아름다운 감성의 눈을 열어 주도록 해야겠다. 독서 시간과 그림 그리기 시간, 시나 일기를 쓰는 문학 활동 시간에도 클래식 음악을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담양교육지원청은 2학기에도 자발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컨설팅장학을 신청 받은 횟수가 85회나 된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컨설팅장학을 접하게 될지 기대가 커졌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강의형 컨설팅보다 현장체험형이 좋다고 생각한다. 직접 체험은 학생들에게만 좋은 게 아니다. 배움의 길에 서 있는 선생님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컨설팅장학, 참 좋았어요! 인성 교육과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열정에 불을 븥이고 다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컨설팅장학 프로그램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담양교육지원청의 전문성과 혜안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선생님을 감동시켜야, 선생님이 감동해야 제자들이 움직인다. 선생님을 춤추게 할 관리자, 리더가 공교육을 성공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