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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신학기의 자세 (4)

세월은 무섭다. 3월이 언제 오려나!, 겨울이 언제 지나가려나 했는데 벌써 3월도 왔고 봄 냄새도 곳곳에 난다. 신학기를 맞아 선생님들은 엄청 바빴을 것이다.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고 어떤 선생님은 감기 몸살로 힘든 신학기를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선생님들은 지혜롭기 때문에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을까 싶다.

학교도 달라지고 가르치는 학년도 달라지고 반도 달라지고 모든 것이 달라지기에 적응하기가 아마 힘들 것이다. 그럴수록 선생님들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겠다. 담대해야 하겠고 강해야 하겠다.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면 학생들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담력을 가지는 것이 좋다. 마음가짐은 섬세한 것이 좋다. 명심보감 7.존심편 제7장에 보면“膽欲大而心欲小(담욕대이심욕소)하고 知欲圓而行欲方(지욕원이행욕방)이니라” ‘담력은 크게 가지도록 하되 마음가짐은 섬세해야 하고 지혜는 원만하도록 하되 행동은 방정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당(唐)나라 때의 명의(名醫)로 천금요방(千金要方) 93권을 저술한 손사막(孫思邈)이 한 말씀인데 선생님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함을 잘 가르치고 있다. 담대해야 하겠다. 그리고 섬세한 면이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 학생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내면의 삶이 빈곤하면 밖으로 드러나는 말이나 행동이 위축되기 싶고 아무것도 잘 이끌어갈 수 없다.

선생님들은 지혜로워야 하겠다. 인간의 지혜는 넓고 원만하다. 그러기에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게 좋다. 학생들을 대할 때도, 선생님을 대할 때도, 교직원을 대할 때도 지혜로워야 학교생활이 재미가 있게 되고 헛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선생님들은 누구에게나 행동은 절도 있고 예의가 발라야 하겠다. 특히 교장, 교감선생님이나 연배선생님에게 그러해야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선생님의 바른 행동이 학생들을 감동시키고 학생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예의 바른 학생, 인사 잘하는 학생이 되게 하려면 선생님이 먼저 그렇게 하면 된다.

선생님은 또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를 사랑해야 학생들도 자기가 다니는 학교를 사랑하게 된다.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려면 자기가 다니는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여 학교 다니기를 좋아해야 하지 않을까? 자기가 다니는 학교를 우습게 생각하고 부끄럽게 여기면 학교생활에 만족을 할 수 없게 되고 학교 다니는 것이 짐이 되고 학교 공부도 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못마땅하면 남들에게 자랑하지 않는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없다. 내가 근무함으로 학교를 좋은 학교로, 일류학교로,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가면 되지 전통 때문에, 학생 때문에 학교를 우습게 생각하고 부끄럽게 여기면 자신이 불행해지고 만다.
내 한 사람이 좋은 학교를 만든다. 많은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어나갈 수 있다. 내가 좋은 학교 만드는데 주역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근무하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참 좋겠다.

출근거리가 멀다고, 학생의 질이 떨어진다고, 환경이 열악하다고 학교를 미워하고 떠날 생각만 하면 그 학교의 학생들은 불행해진다. 모든 여건을 극복하고 좋은 학교, 좋은 학생, 좋은 선생님이 되도록 힘을 써야 할 것이다. 환경은 내가 만든다. 환경은 내가 바꾼다.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 환경은 환경일 뿐이다. 환경이 나를 지배해서는 안 되고 내가 환경을 지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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