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약 15% 정도만이 직무연수 경비를 보조받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모든
조직이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른바 학습조직으로 전환하고 구성원의 전문성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이를 독려해야 할 정부가 자신의 책무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연수에 관한 한 정부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IMF라는 경제위기가 닥치자 교육예산은 큰 폭으로 삭감되었고 이중 가장 먼저 감축된 것이 교원 연수 경비였다. 교원들은 스스로 봉급을 털어 연수경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연수기관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숙박 등으로 인한 간접경비까지 포함하면 가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고 이는 연수의욕을 크게 위축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동시에 추진한 것이 연수를 많이 받은 교원을 우대하는 연수이수 학점화 제도였다. 제도적으로는 연수를 사실상 강요하고 경제적 지원은 축소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상당수 교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러한 태도는 교원들이 정작 자신의 전문성 함양보다는 승진 등 외적인 필요에 의한 연수에만 집착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연수비의 지원과 함께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연수기관 선택의 자율성이다. 연수는 교사들이 그 내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외견상 업무와 관련이 없어 보이더라도 실제로 해당 교사에게는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여부는 교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수 대상 기관의 요건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연수비가 교원의 복지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바우처(voucher)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 교원들이 연수를 받은 후 정부로부터 받은 지불보증전표를 연수기관에 제출하면, 정부가 해당 기관에 경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연수를 받는 교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원의 질 향상을 위해 연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의 소관사항이라는 방관자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요하다면 제도를 개선해서라도 교원들이 부담 없이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적자원 개발은 초·중등 교육에서 출발해야 하고 초·중등교육의 질은 결국 교원의 질에 달려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교육부가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