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의 자랑으로 자리 메김 "동문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과 함께 한 개교 100주년 행사를 통해 청산초등학교는 새 역사를 쓸 것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특히 인구 약 4000명에 불과한 작은 면소재지에 위치한 초등학교가 약 9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것은 옥천뿐만 아니라 충북 전체에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난 4월 청산초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100주년 기념탑 설치 및 기념 식수, 학생들의 학예 발표회, 사진 전시회, 시화전 등의 행사를 가졌다. 특히 동문들의 힘으로 건립된 100주년 기념탑은 청산초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되었다. 이 학교 졸업생인 박수용 조각가에 의해 제작된 기념탑은 현재의 지구와 미래의 지구 모습을 형상화하여, 미래를 짊어져 나갈 청산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41회 졸업생 박명식 씨는 "우리 모교는 신교육의 산실로 조동호 선생을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학교다. 100주년 기념탑의 의미에 맞게 앞으로도 많은 인물들이 탄생하길 기원한다"며 "객지로 간 후배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또한 명예졸업장 수여라는 뜻 깊은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26∼30회 졸업생 104명을 대상으로 한글 졸업장을 다시 수여한 것. 일제 시대 조국을 잃어버린 아픔 속에서 일본이름과 일본어로 된 졸업장을 갖고 있는 것을 아쉬워한 동문들을 위해 마련된 행사이다. 이를 위해 동문회와 학교가 함께 수소문을 하여 이미 고인이 되었거나, 연락이 끊긴 동문을 제외한 전원에게 우리말 졸업장을 전달했다. 새로운 졸업장 수여는 졸업생들에게 매우 감격스러운 행사였다.
청산초는 앞으로도 도서관 증축, 전자도서관 신축, 100주년 사료관 건립 등의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특히 100주년 사료관을 위한 자료 수집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은 행사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인근 학교뿐만 아니라 기념 행사를 준비하는 전국의 학교에서 문의를 해 오고 있다.
새로운 학교로 바꾸기 위한 다짐 이러한 행사들은 청산초등학교를 새롭게 바꾸어 나가는 데 도화선이 되고 있다. 곽중섭 교감은 "이번 100주년 기념 사업을 통해 청산면을 하나로 묶는 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 동문회, 지역주민과 힘을 모아 원어민 영어 교사 배치, 교원 보충, 시설 확충 등을 통해 새로운 학교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학교지만, 다른 농어촌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농(離農) 현상에 따른 학생 수 감소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청산초를 위한 말이다. 이 학교 교무부장인 진순장 교사 역시 "즐겁게 일하고, 아낌없이 베푸는 것을 사명감으로 하는 선생님들이 모여 있는 우리 학교는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곽 교감과 진 교사의 말은 "학교가 100주년이 되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100주년 기념행사 때 옛날 학교 사진을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학교가 자랑스러웠다"며 애교심을 숨기지 않은 김창희군(5학년)의 이야기 속에 그대로 나타났다. 올해 열린 제4회 전국지용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아 학교의 큰 자랑인 새내기 송유진 교사 역시 "처음 발령받은 학교에서 3, 4대가 함께 모여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학교의 역사적 무게감을 경험하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역사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엄성용 dyddl96@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