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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저작권 안전지대다?

학교에서 풍금이 사라진 빈자리를 디지털피아노나 디지털 파일이 대신하고 있고,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학습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저작물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하기 위해, 때론 블러그(blog)나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이나 타인과의 정보나 취미와 같은 공유의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 때 타인의 저작물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전한 사이버공간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는 아닐까?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교육정보화는 학교교육에 필요한 교수․학습자료를 필요한 사람에게, 시간과 장소에 구분 없이 제공하게 되어 교육의 양과 질을 풍성하게 하는 등 교육의 새로운 모습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과 같이 이와 같은 문명의 이기가 늘 정의의 편에만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컴퓨터 모니터에 집중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신체적 성장과 발달에 저해될 수 있고, 교우관계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주는 등 정신적 성장과 발달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또한 인터넷중독, 게임중독, 명예훼손, 사이버범죄 등과 같은 정보화의 역기능 문제뿐아니라 불법다운로드나 전송과 같은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는 자라나는 세대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저작권법의 목적이나 핵심내용에 대한 상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초․중등학교 교육활동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 두어야 한다.

Ⅰ. 알아두어야 할 저작권 상식들

1.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보호와 저작물이용에 관한 법이다.
흔히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만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러나 저작물을 타인에게 활용되면서 가치를 더해간다는 측면에서 저작권법은 또 다른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저작활동을 장려하고 국가의 저작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UCC와 같이 누구나 저작권자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만든 저작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저작권법이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만을 위한 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2. 저작권을 지칭하는 용어는 다양하다.
저작권자는 자신이 창작하여 공표한 저작물에 대해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용어로 저작권을 지칭하기도 한다. 예컨대 저작소유권, 지적재산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저작소유권이나 지적재산권의 개념에는 저작권 뿐 아니라 상표에 대한 권리나 특허, 초상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저작권보다는 더 포괄적인 용어로 구분된다.
저작권이란 권리의 내용으로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저작인접권으로 구분되는데,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등을 말하며, 저작재산권에는 복제권, 전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배포권 등을 말한다.

3.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 등을 표현한 창작물이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 등을 표현한 것으로 창작물이며, 표현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시, 그림, 사진, 조각, 영화, 비디오 등의 형태로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저작물이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는 저작물로서 인정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모두 알 수 없으며, 만약 아이디어를 저작물로 인정하게 되어 다툼이 생긴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4. 누구나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성별, 연령, 사회적 지위 등과 관계없이 자신이 창작한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물론 여러명이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었다면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저작권자이다. 이 때 만들어진 창작물을 공동저작물이라 한다. 여기에서 공동으로 저작권을 갖는다는 의미는 특별히 정한 바가 없으면 저작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데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권리 행사에 반대하는 경우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저작물은 공표를 통해 저작물로서 인정받으며, 다른 특별한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5.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도 있다.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에 의해 표현된 창작물에 대해 권리를 보호하고 있지만, 특정 저작물에 대해서는 보호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컨대, 헌법, 법률, 고시 등, 법원의 재판이나 판결문, 사실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등이다. 이와 같은 저작물은 누구나 이용하고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당하기 때문에 법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보도 자료라고 하여 모두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 등에 의해 사상과 감정이 들어간 저작물(사설, 사진 등)은 보호받는 저작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6. 대개의 경우 저작권은 생존하는 동안과 사후 50년간 보호된다.
저작권자가 갖는 권리는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은 공표한 때로부터 생존하는 동안과 사후 50년간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따라서 사후 50년이 경과된 저작물은 누구나 이용허락 없이 정당한 관행에 합치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한글은 만들어진지 50년이 경과되었기 때문에 저작권을 주장해도 보호받지 못하나,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는 아직 안익태 선생 사망 후(1965년 9월) 50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자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최근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는 자유이용이 가능한 저작물을 DB로 구축하고 이를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트(freeuse.copyright.or.kr)를 운영 중에 있다.

7. 잘못된 저작권 상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저작권에 대해 교사나 학생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로 교육용으로 그리고 비영리를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영상저작물과 음악저작물을 아주 단시간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작권법은 어떤 조항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막연히 이와 같은 잘못된 지식들에서 벗어나야 한다.

8. 프리웨어란 “무료”란 의미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사용 가능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작물에는 특정 방법으로 저작권자가 자신에게 권리가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 ‘All Rights Reserved’ 혹은 ‘Some Rights Reserved’ 라고 표현한다. 그 중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운받기 위해 자료를 검색해 보면 ‘프리웨어(freeware)’와 ‘쉐어웨어(shareware)’란 표시를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프리웨어’에서 ‘프리(free)’라는 의미는 ‘무료’ 혹은 ‘공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 ‘free’란 무료 이외에도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특정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프로그램에 ‘프리웨어’라고 표시된 경우에는 무료이며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도 이용가능하다.

Ⅱ. 수업목적을 위한 저작물 이용방법

1.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에 활용하기 위한 자료를 이용하는 경우여야 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초, 중, 고등학교의 수업시간에 활용할 목적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물론 대학의 경우에도 수업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 미리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문화관광부장관이 지정하는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초중등학교 교과용도서를 만들기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학교나 교실의 게시판을 꾸미거나, 학교 환경 개선 등을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법상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2. 복제, 방송, 공연,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활용할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라도 특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즉, 복제, 방송, 공연,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전송이라 함은 인터넷상에서 교사나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탑재하거나 다운로드 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자료를 주고받는 것은 전송이라는 방법이 아니라 사적인 복제에 해당된다고 보며, 이 경우에는 반드시 수업시간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경우 저작권자의 사전 이용허락이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초중등학교 교사가 수업목적에 필요한 경우 복제, 공연, 방송,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하는 경우라도 공정한 방법으로 이용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공정한 방법이란 예컨대, 학습지에 유명작가의 사진을 활용하도록 만들어 학생들에게 복사하여 나눠 주는 경우라도 1인 1부를 원칙으로 복사하여 나누어 준다거나 출처를 표시하는 것 등을 의미이다.

3. 학생들도 수업목적상 필요한 경우 복제와 전송의 방법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도 수업시간에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라도 복제와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고,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하기 위해서도 이것이 가능하다. 즉,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하기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다운받거나 복사하여 사용하는 정도는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 외에 학생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꾸미기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이용해야 한다. 즉, 자신의 창작물이 아니라면,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이용허락 등을 얻고 이용해야 한다.

4. 학교에서 수업목적상 이용하는 경우라도 전송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
타인의 저작물이더라도 복제, 공연, 방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하는 경우 이외에 특히, 전송의 방법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작권법에는 이를 “복제방지조치”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기술적 보호조치”로 광의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인터넷상의 탑재된 자료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무한히 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목적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지 않는 경우 저작권자의 권리가 쉽게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란 크게 2가지를 의미한다. 즉, 불법사용을 방지하는 보호조치와 경고문구를 표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이 자료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활용하기 위해 제작한 자료이며, 이 자료 중 일부자료에 대해 별도의 저작권자가 있으니, 함부로 사용하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거나, 무단복제나 전송을 금지합니다”는 문구를 표시하라는 의미이다.

전자의 불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료에 학생이나 교사 등 특정인만 접근할 있도록 로그인이나 인증키 등으로 통제해야 하며, 수업을 받는 자만이 복제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복제할 수 없도록 통제하라는 의미이다. 흔히 복제할 수 없도록 통제하라는 의미는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오른쪽 마우스를 통한 복사 금지조치, 드레그앤 복사를 못하도록 하는 조치로도 복제방지조치로 해석된다. 결국, 학교가 전송의 방법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수업받는 자 이외의 자가 이용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

5. 학교행사목적으로 음악이나 영화를 공연하거나 방송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아침방송으로 음악을 틀어주거나, 비디오를 사서 영화 감상을 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가능하다. 즉,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방송과 공연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 사용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수업시간에 이용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운동회, 뒤뜰야영 등에 사용하는 경우라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물론 비영리라도 연주자에게 연주에 상당한 비용을 제공하는 경우라면 그렇지 않다.

6. 학교시험문제에 대한 저작권은 학교나 교사에게 있다.
학교에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수행평가 등을 위해 교사들은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 이 때 교사의 독창적인 방법에 의해 문제를 만들었다면 이는 교사나 학교의 저작물로서 인정받는다. 이를 학교주변 서점이나 인터넷상에서 유료로 판매하거나 하는 행위는 교사나 학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문제를 모두 출제하기 어려운 경우 출판사의 문제집을 보고 문제를 변형하여 출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집의 한두 쪽을 그대로 복사하여 사용하는 것은 출판사의 경제적 이익에 손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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