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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형 교육과정으로 도약하는 충남 천안 성환고

충남 천안 성환고 교문 옆에는 대학 입학 합격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도심지 명문고에 걸려 있는 화려한 대입실적에 비하면 대단하지 않지만 이 플래카드가 자랑스러운 까닭은 이 모든 것이 학교 구성원 전체가 쏟은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던 학교
“오고 싶어서 온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성환고 심의경 교장은 2005년 3월 부임 후 첫 입학식 광경을 이렇게 회상한다. 오랫동안 미달학교로 있으면서 찍힌 낙인과 천안 시내는 물론이고 성환읍내에서조차 오가기 힘든 교통때문에 학생 · 교사 누구도 이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 교장 자신도 모처럼 자신의 거주지인 천안에 발령받게 돼 기대에 부풀던 차여서 적잖이 실망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통합형 특성화고 전환으로 재도약 시작
심 교장이 학교를 정상화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것이 통합형 특성화고로의 전환이다.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인문계 교육만을 해서는 학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음은 물론, 학생들에게 목표의식도 심어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천안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자문을 구해 관광 · 사회복지 · 의료분야가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교육청에 관광경영과와 사회복지과, 보건간호과 설치를 신청했다.
하지만 신청을 접수한 교육청은 이 계획에 반대 했다. 기존의 전문계고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문계고에 전문계학과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였다. 거기에 간호사협회 같은 직능단체의 반대도 있었고, 교사 자격증과 관련한 법률적인 문제에도 부딪혔다.
그러나 꾸준한 설득과 동문 · 지역인사들의 도움으로 이듬해인 2006년 충남에서는 최초로 보건간호과와 관광경영과를 개설했다.

연 840시간 임상실습하는 보건의료과

통합형고로 전환한 성환고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전국에서 6번째, 공립 고등학교로는 최초로 설립된 보건간호과의 경우 인근 대학의 간호학과와 연계해 자체적인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개발했고, 여느 대학 못지않은 실습실도 갖췄다.
또한 정보교류 및 임상실습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 · 의료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체계를 구축, 현재 공주대, 호서대, 천안충무병원 등 12개 유관기관과 교류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연 840시간에 달하는 임상실습을 실시해 실무 능력을 갖춘 보건의료인을 육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설 학원의 간호조무사 양성코스가 6개월의 단기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얼마나 내실 있는 교육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성환고 보건간호과의 교육과정은 일선 의료기관과 대학 등에 입소문이 나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은 물론 진학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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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옮겨 놓은 듯한 관광경영과 실습실

관광경영과 역시 실습 중심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라운지, 바, 테이블 등 실제 호텔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실습실에서 지배인, 관광통역안내원, 컨벤션기획사, 호텔종사원, 국내여행안내원, 주조 등 관련 자격증 취득에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전형 수업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덕산스파캐슬, 인천로얄호텔 등 4개 호텔과 공주대, 남서울대 등 8개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교육과정을 통해 졸업생들은 현재 항공사, 여행사, 호텔, 리조트, 한국주재 외국 관광청, 컨벤션관련산업, 이벤트기획업, 외국여행 안내원, 관광통역 안내원 등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동일계 특별전형을 통한 대학진학자도 많다.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으로 목표의식 함양
성환고의 또 다른 자랑은 바로 적성맞춤형 동아리 활동이다.
현재 풍선(Balloon)으로 사랑(Love)을 전하는 동아리(Club)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풍선아트 봉사동아리 ‘BLC’, 매주 노인정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는 보건간호과 동아리 ‘나이팅게일’,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관광경영과의 주조동아리 ‘SHMC’ 등 33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모든 동아리 활동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무개입 · 무학년제를 기본원칙으로 이뤄지며, 교외활동을 적극 장려해 현재 전체 동아리 중 2/3가 대학이나 사회시설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내에서 활동하는 동아리도 강사는 학생 스스로 교외에서 위촉하도록 하며, 모든 강사료와 시설비는 학교에서 지원한다.

학교 발전의 원동력은 결국 교사
통합형 특성화 고교로의 전환이나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이 성환고의 역동적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우수한 교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심 교장은 임기 내내 우수 교사 영입에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 15명의 교사를 영입, 학교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모든 교사가 자기 수업브랜드를 창출해 수업의 질을 높인 결과 2006년부터 4년 연속 학력증진 우수학교에 선정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또한 학생 상담 및 홍보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최근 들어 천안은 물론 인근 평택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더해 동일계열전형과 농어촌전형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진학지도를 통해 대입시에서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숙사 완공되는 2011년, 재도약 기대돼
한편, 성환고는 2011학년도 기숙형고로 지정돼 내년까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기숙사가 완공되면 그동안 약점으로 여겨졌던 통학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생활지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율학교에 주어진 학생선발권으로 타 지역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심 교장은 “기숙사 건립으로 학교운영에 여러 가지 이득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저소득계층 학생의 경우는 경제적 부담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5년 ‘성환고 VISION 2010’이라는 발전 로드맵을 설정, 지난 4년간 꾸준히 발전해온 성환고가 기숙사 건립을 계기로 명문고로 거듭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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