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언론에 수차례 보도된 ‘수요터치’를 비롯해, ‘드림프로젝트’, ‘사랑의 씨앗, 개인통장’, ‘1인 2교과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금옥초. 이 학교 김화용 교장은 “이런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학생들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학교 구성원들의 교육열을 끌어올리고 삶에 희망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서울금옥초가 자리 잡고 있는 성동구 금호동은 저소득층의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권유에도 교육에 대한 의지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이 이 학교의 고민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선 학생들의 자신감을 되찾아 주자는 것이었다.
서울금옥초 김화용교장 ‘수요터치’와 ‘드림프로젝트’로 공부에 자신감
학생에게 있어 가장 확실한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성적’이다. 그래서 서울금옥초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바로 학력신장. 이를 위해 학습부진아지도 프로그램인 ‘드림프로젝트’와 ‘수요터치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드림프로젝트는 기초학습훈련과 책임지도제, 학습동기 향상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방학아카데미, 대학생 보조교사를 이용한 멘토링으로 구성된 학습부진아지도 프로그램이다.
올해 초 있었던 교과학습 진단평가에서 미달한 3학년 학생에게는 외부 전문강사를 지원, 주 4회 2시간씩 국어와 수학 보충수업을 하고, 성적이 부진한 4~6학년 학생은 교과책임 지도교사가 매주 60분씩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성적 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은 학교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학업성취도평가와 교과향상평가로 지속적인 평가를 거치며 방학과 주말에도 이어진다. 이와 함께 미술치료전문가를 초빙해 교과학습 부진 학생 중 담임교사가 추천한 학생을 대상으로 소수정예 방식의 집단미술치료도 실시한다.
수요터치는 정규교육과정과 연계한 방과후활동으로, 매주 수요일 교장, 교감을 포함한 전교사가 참여해 수준별 수업을 실시한다. 적용교과는 1, 2학년 국어, 3~6학년은 수학이고, 다중지능검사와 학문적성검사, 심층면접 평가문항, 흥미도 조사 등을 통해 반을 나눈다. 이를 위해 전교사가 참여해 수준별 교재를 만들었다.
학교행사는 학생들이 자존감 느낄 수
있게
입학식과 졸업식, 바자회, 학예회 같은 행사는 대부분 학교에서 열리는 아주 일반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서울금옥초에서는 이런 평범한 행사 하나에도 교육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입학식에서는 부적응 신입생을 위해 신입생 가족과 교사, 6학년 학생을 한 팀으로 묶어 레크레이션을 진행하고, 졸업식은 학교에서 학사모와 가운을 준비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하는데, 교장이 직접 졸업생 한 명 한 명에게 졸업장을 나눠주면서 해당 학생의 학교생활이 담긴 영상을 프로젝트로 보여줌으로써 모교와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학예회 때는 새로 신축한 체육관에서 아침 7시부터 모든 가족이 모인 가운데,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한 학생당 3번 이상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장기를 뽐낼 기회를 주니 학생과 학부모 모두 즐거워 한다.
작년과 올해 알뜰바자회를 개최했는데, 여기서 조성된 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사용하는 대신 개별 학생에게 통장을 만들어 나눠주고 저축 습관을 기르도록 했다. 용돈을 절약해 생긴 푼돈을 수시로 저축하도록 하고 졸업 때 저축 우수자에게 상을 수여하니 학부모 만족도가 높아져 바자회도 더 활성화됐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학부모의 관심 유도
학생이 자신감을 갖고 학업에 몰두하도록 하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학부모의 관심이다. 저소득가정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생활을 위해 매일 바쁜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학교의 노력이 있다면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장의 생각이다.
“학생이 학업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물론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주변 분위기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학교와 부모의 역할인데, 우리 학생들에게는 이 부분이 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교장실에 커피, 녹차 등 여러 가지 음료수를 준비해 두고 언제든지 학부모가 찾아올 수 있도록 했다.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편히 와서 차 한 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학교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처음에는 정말 어려워하던 학부모들도 이제는 많이 편안해져서 종종 교장실을 찾는다.
교장에게는 적극성이 필수
서울금옥초는 자원학교로 지정돼 행 ·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교육격차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김 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장이 발로 뛰며 지역사회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성동구청에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해 지원금을 유치했다. 앞서 언급한 수요터치를 비롯해 계절운동, 논술지도 프로그램 등이 이렇게 유치한 지원금으로 무상 제공되고 있다.
또한 활성화 되어 있는 동창회의 발전기금으로 교과서를 추가로 구입, 학생들이 높은 언덕에 위치한 학교까지 무거운 가방을 힘들게 메고 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김 교장은 “아직까지는 학교가 크게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학생들의 생활 자세나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가 점차 개선되어가고 있음은 느낀다. 늘 열심히 함께 해주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 나은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