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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릉] 한 마리 원한 맺힌 새가 궁중을 나왔더니


충절의 고장 영월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었습니다. 그늘에 있어도 땀이 죽죽 흘러내리는, 정말 인내를 시험하는 여름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일부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봤습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도 그렇게 기상 변화가 들쑥날쑥 했습니다. 얄밉게 심술부리던 자연은 그래도 우리에게 가을을 보내 주었네요. ‘인간들이여, 자연과 대화하고 소통해서 공존하는 방법을 강구하라’는 조건으로 가을을 보내준 듯합니다.

조선 왕릉을 찾아가는 길, 이번 호에는 장릉을 찾아갑니다. 조선 왕릉 중 장릉은 모두 세 군데 있는데요, 오늘 찾아가는 장릉(莊陵)은 제6대 단종의 릉이죠.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강원도에 있는 유일한 왕릉이기도 합니다.

장릉이 있는 영월에는 재미있는 면(面) 이름이 보입니다. 김삿갓면, 한반도면, 주천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 2009년 10월에 영월군은 김삿갓 유적지가 있는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한반도 모습의 지형이 있는 서면을 한반도면으로 바꾸었습니다. 단순히 방향을 나타낸 데서 벗어나 지역 특색을 살려 명품브랜드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주천면은 술이 끊임없이 솟아난다는 주천(酒泉)에서 유래합니다. 양반이 마실 때는 샘물이 약주가 되고, 상놈이 마실 때는 탁주가 된답니다. 그렇다면 상놈이 양반으로 변장하고 가면 어떤 술이 나올까요? 역시나 탁주가 나온답니다. 주(酒)님을 모시는 주당파인 저는 주천이란 지명만 들어도 본능적으로 입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간답니다.


영월 읍내로 들어서면 사뭇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파고 파내도 다 끄집어내지 못하는 응어리가 있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소년 단종의 한 많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를 임금 이전에 한 소년으로만 생각해 봅시다.

소년은 태어나자마자 곧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세종과 아버지 문종은 든든한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죽자, 왕이 된 그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3년상이 끝나고 3개월 지나 돌아가셨습니다. 미처 왕이 될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왕이라 불렀습니다. 12살이었습니다.

숙부들이나 좌우 신하들은 든든한 보호자 없는 어린 그를 두고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곧 왕숙과 고명대신 간 팽팽한 긴장이 진행되고, 이것은 무시무시한 살육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와중에 그는 왕에서, 상왕으로, 노산군으로, 서인으로 신분이 바뀝니다. 하늘과 땅을 오르내린 기막힌 삶을 산 그는 유배지 영월에서 사약을 받고 동강에 버려졌습니다. 열일 곱나이입니다.
불사이군(不事二君)의 마음으로 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충절을 보여주었습니다. 버려진 그를 수습한 사람도 영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월을 ‘충절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단종의 흔적을 쫓는 영월 답사는 청령포에서 시작됩니다.

육지 속의 섬, 청령포
청령포는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불릴 만큼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유배지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단종 어가, 단묘재본부시유지비, 관음송, 망향탑, 금표비, 노산대 등에서 단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관음송은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할 때 갈라진 가지 사이에 앉아서 쉬었다고 하며,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었다 해 이름 붙여졌습니다. 금표비(禁標碑)는 영조 2년에 단종의 유배지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려고 세운 것입니다. 단묘재본부시유지비(端廟在本府時遺址碑)는 영조 39년에 단종이 살던 집터를 표하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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