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단종 장릉 + 장릉과 국장재현
장릉은 다른 왕릉에서 볼 수 없는 시설물이 있습니다. 장판옥(藏版屋)과 배식단(配食壇)이 그것입니다. 장판옥은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그의 뜻을 따랐던 이들의 위판을 모신 곳입니다. 안평대군, 금성대군, 화의군, 한남군, 영풍군, 사육신, 엄흥도와 같은 충신 32명을 포함해 모두 268인을 모셨습니다. 배식단은 장판옥에 모셔진 위판을 올려 두고 제향을 올리는 제단입니다. 해마다 영월에서는 한식을 전후해서 단종문화제를 개최하는데 이곳 장릉에서 단종제향과 함께 충신들을 위한 제향도 함께 모십니다.
영보전 안에는 작고하신 운보 김기창 화백이 그린 단종 영정이 있습니다. 충신 추익한이 백마를 탄 단종에게 산머루를 진상하는 내용이지요. 어느 날 추익한이 꿈을 꾸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산머루를 진상하려고 단종을 찾아가는데 곤룡포와 익선관 차림에 백마를 타고 동쪽을 향해 가는 단종을 만났답니다. 깜짝 놀라 행선지를 물으니 단지 태백산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만 남기곤 사라져 버렸다네요. 추익한이 서둘러 관풍헌으로 갔더니 이미 단종이 승하한 뒤였답니다.
영보전에서 다시 돌아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올라 능침을 향합니다. 능침에 닿기 전에 정령송(精靈松)이라는 소나무를 한 그루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소나무는 단종 비 정순왕후의 사릉에서 1999년 4월 9일 옮겨온 것입니다. 죽어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안타까운 운명이지만 정령송 한 그루가 마치 전령사처럼 느껴져 다소 안심이 되는 듯합니다.

능침을 살펴볼까요? 곡장은 마련되었으나 병풍석과 난간석은 없습니다. 무인석도 생략되었고요. 봉분이나 석물 규모도 작습니다. 봉분 앞에는 혼유석과 장명등이 자리하고 있고, 망주석과 문인석, 석양과 석마가 한 쌍으로 나란히 서 있습니다. 능침에서 보는 좌향(坐向) 또한 산줄기에 시선이 막혀 산만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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