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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학생 교육 경험으로 본 통일·안보 교육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을 통해 우리 교육계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통일 · 안보의식과 애국심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한 개인의 권리도 소중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단합과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식은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 지구상에 남아있는 유일한 분단국가가 한국이다. 이제 분단이 된 지 ‘칠순’에 가까워 오면서 많은 것들이 잊혀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중에서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잊혀 가는 것이 많아 너무 안타깝다.
최근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의 정세와 안보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있다. 요즘 세대들은 ‘6. 25 노래’를 배운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한다. 전쟁의 아픔을 잊고 사는 지금, 천안함 피격에 이은 연평도 무력 도발이 안보 불감증에 빠져있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전쟁도발 행위로써 어떠한 이유와 명분으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민족, 반평화 적대행위이다. 이렇듯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행위 속에서 청소년들의 희미해진 국가안보관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걱정되게 한다.

탈북학생 위탁 교육 삼죽초, 북한 실상 알 수 있어
10여 년 전부터 탈북학생들을 위탁 교육시키고 있는 경기 안성 삼죽초의 교장으로서 그 탈북학생들의 눈물겨운 탈출기를 들어보면 정말 가슴 아프고,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전국의 학생들에게 이 탈북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왜 대한민국으로 목숨을 걸고 탈출해 왔는지를 직접 삼죽초에 와서 탈북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를 깊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탈북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삼죽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내용을 소개하면서 보다 바람직한 통일 · 안보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삼죽초는 경기 안성 삼죽면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학교다. 그런데 1999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가 안성시 삼죽면에 설립되면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사회적응교육이 이루어졌다. 학령기 탈북 유 · 초등학생들의 교육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듬해인 2000년부터 탈북 초등학생, 2004년부터 탈북 유치원생들을 삼죽초에 특례입학시켜 위탁교육을 하게 되었다. 탈북 유 · 초등학생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탈북학생의 학교적응에 문제점을 느껴 연구학교를 신청하게 됐으며 2001년부터 탈북학생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현재까지 4차례 재지정, 운영되고 있다.
삼죽초 통일교육 목표는 국가차원의 통일교육 목표인 미래지향적 통일관, 건전한 안보관, 균형 있는 북한관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본교의 특수한 상황에 따른 통일교육의 목표를 재설정했다. 일반학생과 탈북학생 간의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하는 통일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탈북학생들이 새로운 사회와 학교환경에 즐겁고 자유로운 원만한 생활을 통해 조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일반학생, 탈북학생 간 올바른 이해에 중점 둔 프로그램 운영
삼죽초의 통일교육은 통일을 위한 탈북학생 교육을 미리 준비하는데 있다. 남과 북의 학생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와 ‘너’가 아닌 ‘우리’라는 민족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본교에서는 탈북 유 · 초등학생 입국초기 교육지원을 통해 학교 · 사회생활 적응능력과 학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교육지원을 하고 있다.
첫째, 탈북 유 · 초등학생 적응교육 기반을 조성해 적응교육 관계기관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탈북학생 통합교육과정을 편성 · 운영하며, 다양한 어울림 활동을 통해 연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둘째, 다양한 적응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 적용해 탈북학생의 학교 · 사회생활 적응능력 향상을 위한 나눔공동체 프로그램과 남한 사회 · 문화 적응 프로그램 운영,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평가도구 적용을 통해 학력 향상 지원을 하고 있다.
셋째, 정착지 학교 탈북학생 교육지원을 위해 탈북학생 교육자료 개발과 탈북학생 학부모 상담 · 연수, 정착지 학교 교사 연수지원을 하고 있다.
본교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은 현재 유치원생 15명, 초등학생, 30명이다. 탈북학생들은 기수별로 매달 특례입학을 하며 3개월 후에는 정착지 학교로 전출을 가게 된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219명의 유치원생과 859명의 초등학생이 본교를 거쳐 정착지 학교로 갔다.

탈북학생들에게 삼죽초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입국해서 처음으로 다니게 되는 학교이며 처음으로 남한 학생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오랜 세월 다른 문화 속에서 생활했던 탈북학생들은 모든 것들이 낯설고 어렵기만하다. 이런 친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본교에 적응교육을 받는 3개월 동안 탈북학생들을 도와 줄 평생친구를 맺어줘 학교생활에서의 어려움을 도와주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성격이 활발한 학생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으나 많은 학생들은 사회 · 문화적 이질감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탈북 유 · 초등생의 적응교육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운영되고 있다.
탈북학생 나눔공동체 프로그램 탈북학생들의 대부분은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해 공동체 생활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손 나누기, 위문활동, 환경 · 시설 보존활동 등 나눔공동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활동과정에서 나눔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게 하고자 했다.
남한 사회 · 문화 적응 프로그램 남한의 사회 · 문화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12주의 적응교육 기간 동안 교육문화, 교통문화, 문화재, 가정문화, 공공기관, 놀이문화 체험학습의 6개 영역을 선정해 운영했다. 남한 사회 · 문화 적응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민주사회 및 학교생활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을 기르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며, 문화 차이를 최소화해 조기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탈북학생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평가도구 적용 대부분의 탈북학생들은 다른 교육문화, 교육내용, 교육방법, 학습공백으로 인해 연령대비 학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탈북학생 학년 배정 및 학력 진단을 위한 진단평가 도구를 저 · 중 · 고학년으로 나누어 적용하였으며 그 결과를 누가 기록하고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후 다시 평가를 실시해 기초학력 향상의 전후 비교를 위한 자료로 활용했다.
오랜 시간 몸에 배인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며 큰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탈북학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며 개별적인 수준차가 크고 학생 수가 많아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탈북학생들은 본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좋아한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이 앞으로 겪게 될 학교 및 사회생활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통일교육 환경 학생들이 자주 접하는 위치에 마련돼야
삼죽초의 학생들은 입학해서 졸업 때까지 많은 탈북학생들과 생활하게 되며 평생친구로서 역할을 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경험들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쉽게 해보지 못할 값진 경험이며 재산이다. 다양한 어울림 활동들을 많이 하면서 남과 북의 학생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며 우리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남한 사회 · 문화 적응 프로그램에 가장 관심도 많고 호응도도 높게 나타났다. 직접 현장에 가서 보고 느끼며 참여하는 체험활동이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이며 특히 가정문화체험은 오산, 수원, 용인에 있는 협력학교 학생들 가정의 신청을 받아 1박 2일 홈스테이 방식으로 탈북학생들에게 남한 가정의 생활을 경험하게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남과 북의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통일교육 환경은 학생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조성이 되어야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각 교실에 있는 게시판의 일부를 통일관련 게시물 전시로 활용하고 복도 및 계단 전체 벽면을 통일교육원에서 지원해준 통일관련 패널을 전시했으며 통일시화, 통일협동작품, 통일조각보, 통일골든벨 등을 통해 미래 통일 한국을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바른 이해와 올바른 통일관을 심어줄 수 있었다.

점점 늘어가는 탈북학생 수, 지도에 어려움 많아
삼죽초에 재직 중인 교사들은 탈북학생 교육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탈북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일반학급과 특별학급 교사들이 서로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하며 탈북학생 교육과 관련된 자체연수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통일교육원에서 이루어지는 연수에도 참가해 통일문제와 탈북학생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경기 안성교육지원청 ‘제2브랜드(남북어울림 통일교육) 사업’ 중 남북어울림 통일축제가 지난해 9월 10일(금) 경기 안성 한겨레중 · 고등학교에서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 본교 탈북학생과 평생친구 64명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제, 우리 함께 가요’라는 슬로건이 새겨진 반팔티셔츠를 입고 평생친구 결연식, 친교의 시간, 통일교육 자료 및 통일문예 전시, 공연관람, 개막식, 탈북학생과 평생친구 합창, 통일 풍선 날리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탈북학생교육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탈북주민 적응교육 기간의 변화(8주 · 9주 · 12주), 매달 한 기수씩 특례입학하고 퇴소하는 시스템, 점점 늘어가는 탈북학생 수 등이다. 하나원 적응교육 기간의 변화로 특별학급 교육과정도 현재 12주로 맞추어져 운영되고 있다. 매달 한 기수씩 들어오고 나가는 시스템은 행사운영, 학급 분위기, 탈북학생 특정학년 편중현상, 책 · 걸상 부족 등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예산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의 문제들은 계획을 세워 예산을 신청하고 지원 받아 해결했으나 그 외의 것들은 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감내하며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탈북학생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지도하는데 있다. 그렇다고 이런 부담을 교사와 학교에 전적으로 떠넘기기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람직한 통일 · 안보교육의 방향
첫째,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지도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서 북한의 실상을 접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지 장마당에서 음식을 주워 먹거나 바짝 마른 몸으로 다니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주거 이전·표현 등의 자유도 없고 김씨 일가의 세습에 따른 유일사상교육이 반복되고 있어도 누구하나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북한이다. 화폐개혁의 실패가 고스란히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외화 수입의 대부분이 군사력 향상에 쓰이고 있다. 식량 생산이 북한 주민을 먹여 살릴 만큼도 안 되는데 외국의 원조가 주민들에게 균등하게 공급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북한의 이런 실상들을 여과없이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둘째, 북한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을 만들어야 한다. 안보교육, 통일 교육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고 북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지도해야 한다. 다행히 삼죽초는 북한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고, 탈북학생들이 40여 명 다니고 있으며 가까이 하나원이 있어 북한의 실상을 전달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 체험공간만 조성된다면 많은 학생들에게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탈북학생들을 직접 만나봄으로써 북한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왜 탈북을 할 수밖에 없었고 탈북하는 과정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생생한 그들의 육성을 들려줘야 통일 · 안보교육이 왜 필요한지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다.

셋째, 정치인과 언론인, 교사 등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성세대들의 대북관이 확고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언론과 방송이고, 정치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말 한마디는 인터넷을 타고 청소년들 사이에 번져 나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인이나 언론인, 교사의 말과 행동은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기성세대는 확고한 대북관을 갖고 검증된 것들을 표현해야 한다. 무책임한 표현과 검증되지 않은 대북관은 학생들의 통일 · 안보교육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넷째,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다양한 부분에서의 교류를 통해 부분적인 통합에서 완전통합이 될 수 있도록 소통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살아온 남과 북이 한순간에 통일이 된다면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이고 통일 후 발생할 다양한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지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통일 후 소요되는 기반시설, 교육, 복지 등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국민들은 북한의 주민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인드 형성과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민간부분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한다.
이와 같이 통일 · 안보교육은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체험을 통해 나라의 소중함과 통일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며 곧 일어날 수 있는 통일을 대비해 확고한 대북관과 국가관을 올바르게 형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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