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중등국제화교육연구회 STEP(Subject Teaching in English as Pioneers)(회장 이제승 고색고 수석교사)은 국제화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과학 인재육성을 위해 이중언어 활용을 통한 내용-언어 통합교육을 꾸준히 시도하는 연구회이다. 특히 내용-언어 통합교수법CLIL(Content and Language Integrated Learning)의 연구와 자료를 개발 · 공유하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STEP은 교과수업 시간에 의사소통 수단으로 영어를 활용함으로써 과학과 영어를 접목한 국제화 수업 적용 및 발전을 추구했다.
경기도중등국제화교육연구회 이제승 회장은 “처음 STEP을 만들게 된 계기는 2009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수학, 과학 교사를 대상으로 영어마을에서 6주 정도 집합 연수를 했다. 오직 영어로만 하는 연수인데 이 연구회에 참석한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교과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보고자 연구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12월 시작된 STEP은 과학과 선생님들로 구성됐다. 과학 교과 수업의 교과전문 용어나 공식에는 영어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E라는 것은 에너지(Energy)를 뜻하는데 이런 약자를 학생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단어 전체를 영어로 알려주는 것이다. 이 회장은 “과학 교과의 기본 언어 표현은 영어가 많아 이런 부분들을 수업에 적용해 보고자 했다. 공식이나 기타 용어들이 영어로 되어 있어 원어를 알 필요가 있다. 단어 전체를 알려줌으로써 그 언어가 학생들에게 바로 투영되어 이해가 더욱 빠르다”고 말했다.
작은것부터 실천하는 용기가 필수
영어로 과학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이 많아 연수회를 실시할 때마다 많은 선생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영어로 수업을 하느냐는 걱정 섞인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 이 회장은 “과학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해서 수업 전체를 영어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과 영어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주가 되는 것은 언제나 과학이다. 전체적인 수업이 중요시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교과인 과학에 중점을 둬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입장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면 과학과 영어 수업 사이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수업이 되고 만다”고 밝혔다.
과학에서는 필수적인 교과전문용어만 알아도 내용을 더욱 쉽게 알고 이해할 수 있다. 공식도 무조건 외우는 것보다는 그 단어의 뜻을 알고 외우는 접근성이 중요하다. 수업 전체를 영어로 수업하는 것처럼 파격적인 수업을 바로 실천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사들은 효과적인 수업의 활용을 위해서 수업 중 마지막 단원마무리 과정에서 교과전문용어를 영어로 정리해 주는 경우가 많다. 용어만이라도 영어로 전달을 하면 학생들이 이해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교과는 교과전문용어 몇 개만 기억해도 수업을 쉽게 들을 수 있고 언어이해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이런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
물론 영어가 싫고 영어로 하는 수업을 마다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원마무리과정에서 교과전문용어를 다시 한 번 영어로 반복해 주고 영어로 되어 있는 지구의 공전 등의 동영상을 2~3분 가량 보여주며 다시 한 번 내용을 이해하게 한다. 수업을 하면서 교과전문용어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자막 없이도 동영상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처음 동영상을 볼 때 자막을 가리고 보고 나중에 자막을 보여주는 등 작은 실천부터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 수업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차마 시작할 용기가 안 난다는 선생님들이 많다. 그러나 이 회장은 문법이 완벽한 영어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대화로 소통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젊은 선생님들은 열정과 패기로 도전해 수업을 원어민 수준으로 능숙하게 이끌어 나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 회장은 “요즘은 다문화 가족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고 우리 사회도 점점 다문화 시대로 변할 것이다. 그래서 국제화 영향을 가진 교사들이 더욱 많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전 세계적인 공통어는 영어가 될 것이라는 것에 의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영어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통의 공간, 연구회 홈페이지 구축
특히 연구회 활동자료와 분과별 과학과 수업용 콘텐츠의 활용을 위해 연구회 홈페이지(step.skan.co.kr)를 구축했다. 홈페이지는 과학교과 수업의 국제화를 위한 수업 및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다.
현재는 과학 수업에서만 영어와 접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많은 교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과학 외에도 수학이나 미술 등 다른 교과에서도 영어와 접목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영어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 부담되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단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국제화 수업은 점점 더 필요해질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서 하는 수업은 캐치볼 같은 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회장은 “예전처럼 선생님이 앞에서 주입식으로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는 식의 수업은 더 이상 발전될 수 없다. 이제는 수업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학생들과 캐치볼을 하듯 볼을 주고받는 형식의 수업이 필요하다. 볼을 던지면서 받을 준비가 되었는지 학생과 눈을 맞추며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중등국제화교육연구회는 지난 7월 2일과 3일 양일간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에서 2011 하계 워크숍을 진행했다. ‘Bilingual Education을 통한 교실수업의 국제화 실천 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과학 교과뿐만 아니라 수학, 미술 등에서도 수업에 영어를 함께 접목시킬 방안과 대책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앞으로 경기도중등국제화교육연구회는 현재는 과학 교과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모든 교과에 두 가지 언어로 교육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실천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 김경아 ka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