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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대비

나를 돌아보고 전문성을 키워라

수석교사로 가기 위한 첫 걸음 나를 돌아보고 전문성을 키워라 수석교사를 목표로 했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쏭달쏭한 교사들을 위해 선배 수석교사가 길을 안내한다. 수석교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마음가짐부터 포트폴리오 준비 방법까지 차근차근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시작은 수석교사로 가기 위해 필요한 마음자세와 갖춰야 할 기본 요건에 대한 것이다.

1단계. 나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 봐라
지난 시간 돌아보며 새 다짐할 수 있는 기회
나는 중등교사이면서 초등교사이다. 2년제 교육대학이 4년제 학사과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부족한 초등교사 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에게 일정기간의 연수 과정과 임용고사를 통해 초등교사의 길에 들어설 기회를 준 것이었다. 처음은 2부제 수업에다 한 학년 당 12~15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는 40명을 훨씬 넘어 주입식 교육 외는 생각해 볼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때 나의 초등교직 생활은 어깨너머 동료교사들에게 배운 것이 기반이 됐다. 교사로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어디서 배워야 할지 몰랐다. 부끄러워서 누구에게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교직생활 4년쯤 되었을 때 1정 자격교육을 받으면서 ‘교사는 늘 학습해야 하고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계속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돌아와서는 바쁜 학교 일정 탓에 새롭게 다진 마음을 잊고, 동학년 문화에 따라 10년을 보내야 했다.
교직에 입문한지 11년쯤 되었을 때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일로 바로 질병 휴직을 하고 가족과 함께 1년 간 미국으로 옮겨가 살았다. 그 때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국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이를 기다려주고, 맞이하고, 도와주고, 귀하게 여기고, 봐야 할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면서 아이들 눈높이에서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미술관에서의 일이었다. 오후에 인근 미술관에 들러 미술품을 감상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생 15~16명을 데리고 온 여교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초등학생 눈높이만큼 몸을 낮추어 그림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 때 쪼그리고 앉은 그녀의 두 다리가 얼마나 떨리던지, 최선을 다하는 그 교사의 모습은 나의 지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아이들 눈높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가르친 내 모습이 보였다.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점과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바른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의 빚이 되었다. 그 빚을 갚는 길은 이제부터 만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내 교직생활을 되돌아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이다.
수석교사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자신이 걸어온 교사의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것이다. 그를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민하며 좋은 교사의 모습을 갖추기를 권해 본다.

2단계. 교사로서의 모습을 갖춰라
수업에도 교격(敎格)이 있다
30여 년 동안 가르치는 일을 반복하였지만 지금도 수업 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만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순간의 지혜가 필요한데 만족스러운 지혜를 내지 못해 속이 상할 때도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과정이 바뀌고 우리가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느 날 필요 없는 것이 되어 버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것을 학생들이 먼저 알고 나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교사는 같은 동료끼리 모여 가르침의 다양한 요소들을 논의해야 하는데 학교는 뭐가 그리 바쁜지 그런 중요한 것들을 논의할 시간을 갖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가르치는 일의 중요한 부분과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유능한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신의 개성과 열정, 정신적 자질을 가지고 생명력이 없는 지식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런 능력은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과지식과 교수법과는 엄연히 다르다. 교과지식이나 교수법은 교사가 지닌 외적인 요소이며 내면에서 솟아나는 자질과는 다르다. 가르치는 사람은 우선 이 외적인 요소를 기본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외적 요소와 달리 자질은 태어나면서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또 이 자질은 연수와 강의 등으로 쉽게 학습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을 창조적 행위라고도 한다. 교육과 경험으로 단련된 마음과 정신을 바탕으로 기존의 지식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틀에 박힌 교수법과는 달리, 가르침은 순간순간 무한한 기쁨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르침에도 요소가 있다. 예술가가 독특한 작품을 창조할 때 자신의 작품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파악하고, 학습하고, 선별하고, 적용하듯이 가르침이 갖고 있는 학습, 권위, 도덕, 질서, 상상, 연민, 즐거움 등의 요소를 이용하여 교사는 각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유능한 교사들은 수업 준비를 할 때나 현장에서 자신의 일상생활을 구성할 때, 구성하는 요소들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시간을 쪼개어 가까이 있는 동료교사들과 토론하며 ‘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즉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떤 본보기가 되고 어떤 인격과 삶의 모습을 구현해 보이는지를 알아야 한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의 요소는 앞으로 학생들이 만나게 될 넓은 세상에서 똑같이 적용하게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가르침의 요소는 다른 어느 곳보다 교실에서 주로 적용되며, 교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교사가 갖추어야 할 정신적, 인격적 자질은 가르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것 없이는 어떠한 가르침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자질이라 하였다.(The Elements of Teaching)
훌륭한 교사의 자질을 완벽히 갖추고 교직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교사의 자질은 경험과 자기인식을 통해 성장하고 완숙해진다고 본다. 가르침의 요소를 알고 실천하는 가운데 교사의 품격과 교육의 품격은 더욱 더 성숙해지리라 본다.

교격(敎格)의 기본, 가르침의 요소 몸으로 익히기
가르침의 요소에는 학습, 권위, 도덕, 질서, 상상, 연민, 즐거움 등이 있다. 이 요소를 이용하여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습(Learning) : 교사는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생을 가르치려면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나아가 좀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단지 아는 정도가 아니라 능통해야 한다. 사람들은 종종 지식을 고정불변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제의 지식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오늘의 지식과 같지는 않다. 따라서 지식을 소유하고 지식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을 거듭 새롭게 바꾸어 지식과 줄곧 씨름해야 한다. 학생의 미래는 교사의 지식에,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는 교사의 의지에 달렸다.
• 권위(Authority) : 권위 없이는 남을 가르칠 수 없다. 권위는 가르침의 핵심이다. 교사가 수업을 통솔하지 못한다면 학생은 교사의 지식을 무시한다. 교실에서 권위를 구성하는 요소는 교사의 지식, 인격, 행동, 그리고 교사에 대한 학생의 존경심이다. 이때 존경은 교사가 교과목을 훌륭히 이해했을 뿐 아니라 그 내용을 학생에게 전달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학생이 인정했을 때 생겨난다.
• 도덕(Ethics) : 학생을 가르칠 때 도덕적 의무는 학생의 필요와 이익을 우선한다는 뜻이다. 학생의 이해와 신뢰를 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길이자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최선의 방법이 도덕이다. 교사는 어느 누구보다도 학생의 신뢰를 받으며 학생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또한 지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학생을 격려해 학생 개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보장하는 것이 교사의 소명이다.
• 질서(Order) :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자유로운 가운데 질서가 유지되도록 고민해야 한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위가 필요하다. 권위는 교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질서는 교사의 지도력에서 나오고 질서를 위해 교사는 바람직한 본보기를 제시해야 한다.
• 상상(Imagination) : 잘 드러나지 않지만 훌륭한 가르침 뒤에는 학생을 향한 교사의 포부가 깔려있다. 훌륭한 교사는 학생에게 현재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시대, 다른 장소, 다른 환경에 처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학생을 가르칠 때 교사가 해야 할 일은 가르칠 내용에 학생이 흥미를 갖도록 함으로써 다른 주제에 한 눈 팔지 않도록 만들고, 가르칠 내용을 매우 인상적으로 전달해 학생이 잊지 않고 이를 기억하게 하며, 마지막으로 호기심을 잔뜩 불어넣어 다음 단계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 연민(Compassion) : 연민은 교사에게 학생의 처지에 설 것을 요구한다. 학생의 무지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며 학생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연민이다.
• 인내(Patience) : 교사의 인내는 학생의 이해 부족을 참아낸다. 오류는 가르침과 이해의 촉매제이다. 인내하는 교사는 오류를 가치 없는 것으로 무시하지 않는다. 오류는 수업을 확장하고 신선한 접근법을 시도할 그리고, 추가 설명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실수와 오답의 가치를 가르친다. 이 가치는 학생들과 신뢰감이 있을 때 획득될 수 있는 가치이다.
• 인격(Character) : 인격은 성격과 달리 인위적으로 형성할 수가 없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때는 인위적으로 만든 가면이 아닌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 즐거움(Pleasure) : 교실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상호작용이다. 교사가 학생을 즐겁게 하면서 자신도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교사의 기쁨은 학생이 교사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다. 무의식 중의 스킨십은 웃음이다. 학생들을 항상 웃음으로 만나야 한다.

수석교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전문성
수석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은 교사에게 요구되는 교직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수석교사에게만 요구되는 전문성이 있다. 먼저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를 중심으로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수석교사의 역할에 따른 직무 수행에 필요한 다음과 같은 전문성도 길러야 한다.
교과내용 전문가, 수업의 전문가, 동료 교사를 지도·지원할 수 있는 컨설팅 능력, 수업을 선도해 갈 수 있는 창의성과 풍부한 아이디어, 구성원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능력,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교육 문제 조정자로서의 역할, 겸손하고 봉사하는 자세, 품격 있는 예절과 스피치, 상황 파악 및 대처 능력이다.
그 외 고객을 연구하듯 학생들을 연구하여 학생들에 대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따뜻한 마음이 오고가는 바탕 위에서 훌륭한 학급경영과 좋은 수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 노하우가 수석의 길로 가는 가장 바르고 안전한 길이며 그런 수석교사들이 우리나라 공교육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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