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게 평가하여 큰 영향을 미친 사람에게 내 평가의 공덕을 말하지 않고 지낸다는 것은 거룩하신 성자들이나 지킬만한 것이다. 나 또한 교단에서 일상으로 평가를 한다. 평가하는 일이 내 인격의 심층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문득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작든 크든 평가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수행하는 철학이 어떠해야 할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래저래 허술한 나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1. ‘맛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이 있다. 어떤 음식점의 어떤 요리가 있는데, 그 맛이 어떠어떠하다 하는 것을 신문이나 잡지의 칼럼으로 써서 올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음식의 맛과 조리 기술에 대해서 전문적 감각과 식견을 지녀야 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그걸 그야말로 맛깔 나는 글로 써서, 그 칼럼을 읽는 독자들이 그 음식에 대해서 풍성한 정보와 섬세한 맛의 상상력을 품도록 해야 한다. 한 음식점을 대표하는 상표가 될 만한 음식의 맛이란 게 그냥 재료와 조리 기술만으로 연출되는 것이 아니다. 식당의 분위기, 주방장의 경력, 식당 종업원의 친절, 식당 내부의 인테리어, 음식의 가격 등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고객이 느끼는 ‘총체적인 맛’으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맛 칼럼니스트는 예민한 촉수로 다가가 맛에 연관되는 온갖 코드들을 다 건드린다. 맛 칼럼을 쓴다는 것은 이런 온갖 것을 다 살피면서 음식에 대한 품평을 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