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을 만들어 내는 원초적 힘은 무엇인가? 그런데 이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막말은 무슨 힘이 있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힘이 없어서 나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안에서 막말을 눌러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없어서 막말이 나오는 것이다. 감정대로 하기로 친다면 막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사실 막말은 안 하기보다 하기가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1. ‘막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점잖게 설명이 되어 있다. ‘함부로 지껄이는 말’로 되어 있기도 하고 ‘속되게 마구잡이로 하는 말’로 풀이되어 있기도 하다. 그 풀이가 너무 차분하고 온건하여 이런 말이 무슨 막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걸 막말이라 한다면 천지에 막말은 지천(至賤)으로 깔려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기야 막말은 그 천박함이 지극한 경지에 달한 것이니 ‘지천(至賤)’이란 말과 절묘하게 호응한다.
사전 풀이대로 하니 막말이란 것이 특별히 잘못된 말이 아닌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더구나 이게 뭐 매우 나쁜 말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막말에 대한 나의 경험이 사전의 풀이를 정정하고 싶어 한다. 막말이라 하면 사전에서 풀이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약하고 악독한 말로 풀이해야 할 것 같다. 예컨대 ‘막가파 식으로 상대를 없애버리겠다는 듯이 하는 말’이라거나 ‘막다른 지경에서 죽기 살기로 상대를 해치는 말’ 정도로 풀이해야 ‘막말’을 올바르게 풀이하는 것 아닐까.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왜 사전의 낱말 풀이가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말이 변한 것일까. 말은 이미 변했는데, 그 말을 설명하는 사전만 한 세대 전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 때문 아닌가. 마치 세상은 변하였는데 법은 옛날 것이어서 법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과 같다.
국민들이 정치판에서 듣고 있는 막말들이 극단의 저주와 증오와 학살심리를 가장 강력한 모멸의 정서로 드러내는 것이어서, 막말을 풀이하는 국어사전의 설명이 한없이 싱거워진 것이다. 정파적 파당의 마인드로 막말의 저격을 일삼는 댓글들에 국민 모두가 깊숙이 중독돼 있어서 웬만한 것은 막말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참으로 위험한 세상을 살고 있다. 언어의 테러를 피해서 막말의 지뢰밭을 일상의 언어 행로로 걸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위험한가. 온당한 의견이 있어도 막말 테러에 나의 인격적 존엄이 폭살되지 않으려고 댓글을 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 토론 광장에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광장은 열려 있어도 저격의 언어가 총탄처럼 빗발쳐서 무참히 도륙된다. 여기서는 누구도 살아서 남을 자가 없다. 2. 막말을 만들어 내는 원초적 힘은 무엇인가. 그런데 이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막말은 무슨 힘이 있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힘이 없어서 나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안에서 막말을 눌러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없어서, 막말이 나오는 것이다. 감정대로 하기로 친다면 막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사실 막말은 안 하기보다 하기가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