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총회는 학부모와 선생님 사이에 소중한 첫 만남이다. 서로 얼굴이나 확인하고, 임원선출이나 하는 부담스럽고 딱딱한 시간으로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자리가 아닐까? 예나 지금이나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바라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준비된 교사, 노력하는 교사의 첫인상을 만들어보자.
사람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 혹은 호감은 첫 만남에서 결정되고 이후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부모와 선생님 사이의 첫 만남은 학부모총회에서 이루어진다. 학부모총회는 다수의 학부모들을 동시에 접하며 교사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일 년 중 유일한 기회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그저 교사의 얼굴만을 확인하고, 교사는 문제 아동의 어머니와 상담하는 것에만 신경 쓰거나 학부모 임원 선출로 인해 서로 부담스럽게 시간을 허비해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와 교사가 마음을 열고 공감하며, 향후 생길 수 있는 사소한 민원을 예방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교사는 사전에 어떤 준비와 진행을 해야 할까?
첫째, 선생님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한다. 어떤 마음으로 교사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또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이다. 지루하고 뻔한 학교 이야기로 시작하기 보다는 교사로서의 길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진솔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짧은 이야기일지라도 ‘올해 참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교사의 가치관과 교육관을 진심을 담아 전달해야한다.
둘째, 학부모님들이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부모님들을 일방적으로 듣는 위치에만 있게 하지 말고 이름표를 사용하여 자녀의 이름을 가슴에 달고 자기소개를 통해 어색함도 벗고 자연스럽게 아이 친구 어머니의 얼굴도 확인하는 쌍방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인원수에 따라 좌석을 원형으로 배치하여 서로를 바라보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셋째, 자녀 교육에 관한 정보 제공과 학급운영을 위한 소통의 시간이 되도록 준비한다. 학년에 따른 신체적, 정서적 발달 특성, 학급 운영 방침과 목적, 학급 규칙 등을 세부적인 안내물을 만들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제공한다. 자녀 교육에 지친 부모님을 위한 유익한 정보와 함께 구체적인 학급의 특성과 규칙들을 안내하면, 부모님들이 학기 초에 갖는 소소한 질문들에 답을 줄 수 있다. 또한, 부모님들이 개인적인 질문보다는 학급 전체에 관련된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고, 교사는 학급 규칙에 담긴 교사의 교육적 의도와 목표가 드러나는 답변을 통하여 신뢰를 형성하여야 한다. 이 날은 교사가 아동을 관찰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고, 학부모 한 분 한 분과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상황이나 시간이 적절치 않다. 부모님들이 줄서서 아이들에 대한 개인 상담을 하려고 기다리지 않도록 개인 상담은 학부모 상담주간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거나 방문이 어려운 경우 전화 상담도 가능함을 알려드리고 마무리한다. 교실 문을 나서는 부모님들이 신선한 감동을 갖고 돌아간다면, 신뢰의 첫 단추가 잘 끼워지고 이후 사소한 오해로 인한 민원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예나 지금이나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자녀가 선생님의 칭찬을 받으며 학교에 즐겁게 다니는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준비되어있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준비된 총회를 만든다면, 학부모님들도 ‘선생님과 한마음이 되어야겠다’는 공감이 저절로 형성되어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가는 행복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