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사립고 폐지ㆍ9시 등교ㆍ누리과정 보이콧ㆍ무상급식 예산 중단 등 교육계를 둘러싼 문제들로 교육현장은 매우 혼란스럽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수업시종 결정은 학교에 일임할 문제이며,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는 입법의 명확화와 보완 등이 필요하다. 유치원 누리과정과 학교 무상급식 문제 등은 결국 교육재정문제를 고려하지 않아 발생했다. 결국 이와 같은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나라의 교육법치주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은 혼란스럽다. 지방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교육감직선제는 2007년 부산을 시작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전국에 걸쳐 도입된 것은 2010년이며, 올해 두 번째로 교육감 직선제에 의한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전문성을 발휘하려는 목적의 교육감직선제는 민주주의의 꽃인 지방교육자치시대에 매우 바람직하고 적절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과의 권한 분쟁으로 인한 자립형사립고의 폐지를 둘러싼 문제, 누리과정 도입과 무상급식 등 교육재정과 관련된 문제, 9시 등교를 둘러싼 문제 등은 교육현장을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교육현상을 바라보는 입장은 각자에 따라 다르고 그 해결책도 다양할 것이다. 논자는이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나라의 교육 법치주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교육은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달성하는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을 이롭게 하고 교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헌법은 이를 천명하고 있고, 또한 법률에 의한 교육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교육법치주의가 무너져가고 있다
가. 교육법치주의란 사람이 아닌 법률에 의해 교육행정이 이루어져야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관련법은 헌법 제31조에 근거하여 교육기본법에 근간을 두고 있다. 즉 교육에서의 기본적인 원칙과 이해관계자들간의 권리의무 관계에 대한 가장 기초이며 근간이 되는 것이 헌법과 교육기본법이다.
우리 헌법은 교육제도 및 그 운영, 교원의 지위 등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은 법률에 근간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육행정 법치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법치주의는 ‘사람에 의한 지배가 아닌 법률에 의한 지배’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절대군주 시절왕이 자의적 지배나 절대 권력을 가지고 행하는 입법, 행정, 사법의 통치로부터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며, 우리 헌법을 비롯한 모든 행정행위의 기초가 바로 법치주의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법치주의란 통치권자의 정치적인 신념이나 사상에 기초한 행정행위가 아니라 법률과 법률에 기초한 위임법령에 근거하여 행정행위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법치주의를 흔히 형식적 법치주의라 한다. 그런데 형식적 법치주의는 한계를 가진다. 왜냐하면 정당하지 못한 법률이 제정되어 적용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것은 형식적 법치주의의 단점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정당하고 올바른 그리고 합당한 법률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에 근거한 행정행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실질적 법치주의란 말이 태어나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