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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베이스캠프

아이의 꿈이 ‘환몽(幻夢)’일지라도 교사는 아이를 지지해 주어야 한다. 먼 훗날 자신의 꿈이 환몽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믿고 의지할 마지막 비빌 언덕이 되어주어야 한다. 인생의 베이스캠프가 되어 주는 것, 이것이 부모와 같은 스승이 제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배려가 아닐까.

요즘에는 연예(演藝)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가수, 배우, 밴드 등 대중 앞에서 공연하는 꿈을 지닌 학생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꿈을 실천으로 옮기려고 공부를 아예 뒷전으로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마도 K-pop의 세계적 유명세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자녀가 연예계에 진출해서 제대로 먹고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무조건 반대하면서 아이와 갈등을 빚고 대립하거나 아예 담쌓고 남처럼 지내기도 합니다.

이때 선생님은 누구의 편을 들어주어야 할까요?
꿈과 끼를 지지해주어야 한다는 ‘행복 교육’ 새 시대에는 아무쪼록 학생 편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세상 어려운 것 모르고 환상에 사로잡힌 학생의 미래가 걱정되어 학부모 편이 돼주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 쉽게 판단할 수 있지 않아 보입니다.

만약에 아이에게 연예계 쪽으로 재능이 확실히 있고 성공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면 진정한 꿈입니다. 대폭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만약에 아이에게 그 방향으로 재능이 부족하면 허황된 꿈, 즉 환몽(幻夢) 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환몽이 아니라 아이를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이의 환몽을 지지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책임한 행동이지요. 아이는 우리의 지도가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환몽은 철없는 아이들이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막무가내로 추구하는 문제 행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환몽은 흔히 도피성 행위입니다. 괴롭거나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주로 불안정한 가정적 환경)에 놓여 있거나 공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에 아이는 스트레스를 욕설, 폭언, 폭행 등 공격적 행위로 분출하거나 술, 게임, 포르노 중독 등 도피성 행위로 일시적인 위안을 얻습니다. 환몽이 그 도피성 행위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여전한데 무작정 환몽에서 깨어나라고 닦달하면 풍선효과로 아이는 다른 도피성 행위나 공격적 행위로 대처해 나가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러니하게 아이가 그나마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상대적으로 ‘건설적’인 행위인 환몽에 빠져 있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겠습니다.

지친 영혼이 회복하는 베이스캠프가 되자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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