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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사 수준 미국보다 한 수위, 해외 진출로 ‘교육한류’ 조성하자”

한국교총, 57년 만에 美 교육부-교원단체 방문





21세기 새로운 역할을 주문받고 있는 한국교총이 교육 외교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을 방문한 안양옥 회장은 현지 교육계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갖고 한국 교육의 힘을 세계에 알리는 등 국제 교육 무대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 _ 한국교총 제공


한국교총이 오는 5월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을 앞두고 미국 교육부와 양대 교원단체를 방문, 국제 교육교류 협력 기반 조성 및 유대 강화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이번 방미를 통해 “현재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세계교원단체(EI)의 혁신을 위해 미국 교원단체에 공조를 제안,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의미를 전했다. 국내 교원단체장이 미국 교육부 및 교원단체들을 연쇄 방문한 것은 57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안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버지니아주 콜번 런 초등학교, 마샬 고등학교, 조지메이슨 대학교 등을 찾아 미국 교육의 흐름과 고민도 파악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5박 6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온 안회장은 지난달 서울시교육청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제 교총은 교육부, 교원노조와 경쟁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을 높이고 교육한류 확산에 공헌할 필요가 있다”며 “교원 전문직주의 회복을 위해 교총이 국제 교육외교 무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란법 대상에 사립교원이 포함된 것에 대해 외국에서는 이해를 못할 것”이라며 “부패를 척결하자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교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것은 자긍심 하나로 헌신하는 교사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이번에 미국에 가보니 교육부 장관 직속으로 교원단체 담당관실을 신설해 교원의 사기진작 방안을 강구하고 교원단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며 “우리나라도 교육부가 교원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한다”고 밝혔다.

교사 해외파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 회장은 “교사들이 다른 나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교사들이 개도국에 진출해 봉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그는 “우리 교육 시스템이 상위 5%에 드는 수재인 교사들을 둔재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 자원봉사단체인 평사봉사단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교사들을 세계로 내보내는 교원 한류 프로젝트를 수립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3년 전 동남아 석유부국인 브루나이에 가보았더니 필리핀 사람들이 교사를 하고 있더라”고 상기한 뒤 “우리 교사가 뒤질 이유가 없다. 서독 광부, 베트남 국군, 중동 노동자에 이은 제4의 인적 수출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사 선발 때 지금보다 두 배 정도 더 뽑아 이들을 미국은 물론 해외에 1~3년 동안 파견하거나 현지 교사로 임용하면 임용 적체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또 “일선 중·고교를 방문해 보니 미국은 무상급식이라는 개념이 없이 학생들은 모두 돈을 내고 점심을 해결하는 구조였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돈을 써야지 무상급식 등에 대규모 재원을 투입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세계교원단체(EI)와 함께 5월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WEF)에서 법외노조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안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 행사에서 우리나라 교육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 문제를 불거지게 하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행사는 행사대로 하게 놔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미국 교육계 방문 의미는.
“미 교육부는 장관 직속 교원단체담당관실을 신설해 양 단체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교총 성격의 NEA, 전교조 성향의 AFT도 정책 방향과 이념, 회원 성향이 다르지만 서로 폄훼하거나 편가르기를 않고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큰 시사점을 얻었다. 이와 달리 우리는 대립적 삼각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 교총과 전교조도 건전한 경쟁관계로 나가야 하고, 대립·견제를 넘어 교원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교원단체도 공생공존의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 올해 인천 송도에서 세계교육포럼이 열리고 교총은 2016년 아세안교육자대회를 유치했다. 교육 한류를 주장한 교총의 준비는.“이미 교총은 국제협력본부를 설치, 대규모 국제 행사에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도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대외 역량을 키우고 교육 세일즈에 나서야 한다. 얼마 전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만나 그래서 교육부에 국제협력실을 신설하고 국제교직정상회담에 교육부와 교총이 함께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주미대사관 방문 때는 2015 세계교육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공식 초청장을 미 교육부 장관에게 보낼 것도 요구했다. 정부와 교원단체가 국제 대회 유치를 계기로 교육 한류 확산에 적극적인 역할을 나누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57년 만에 NEA, AFT 등 양대 교원단체를 방문했다. 뭘 느꼈나. “미국도 교원들의 교원단체 가입이 줄어 고민이더라. 특히 초임 1~3년 교원들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다. 계약직이다 보니 보수와 근무조건이 열악한 탓이 크다고 들었다. 이 때문에 NEA는 지난해부터 조직 강화 차원에서 교원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1,300여 명의 교사가 각 주 전역을 돌며 150개의 워크숍을 제공, 조직운동가 양성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NEA와 AFT는 초임교사의 연봉을 올려서 이직을 최소화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3년 정도만 지나면 연금이 안정적이라 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가 연금 개악을 저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수 교원 유입이라는 인사정책적 측면과 교원의 특수성을 반영한 ‘올바른 연금개혁’을 통해 한 단계 발돋움하는 교총을 만들 것이다.”


- 방미 중 교총의 ‘인실련’과 같은 ‘인성교육연맹’(CEP)을 방문했던데.“우리의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성격인 인성교육연맹(Character Education Partnership)은 1993년 창립, 우수 인성학교 선정 지원, 교원 연수 프로그램 제공 등에 앞장서는 민간단체다. 진정한 전문직주의는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맥을 같이 한다. 인실련과 프로그램, 자료를 공유하고 인성교육의 국제적 확산에 협력하는 MOU도 맺을 것이다.”

- 미국 교육의 고민은.
“콜빈 런 초등학교와 마샬 고등학교, 조지메이슨 대학교 등을 살펴보면서 그들도 우리처럼 공교육의 사교육화 문제로 고민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방과후학교에 사기업이 진출해 공교육의 입지를 흔드는 우리와 닮아있었다. 미교육부나 교원단체도 이 문제가 정규교사를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더라. 또 교원평가와 관련해서는 교원 스스로 평가를 하는 National Board of Teachers Certification을 통해 자기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1년 과정으로 교원 스스로 자기평가를 한 후, National Board에서 사전 우수교사로 평가된 동료교사가 교사의 자기평가를 토대로 자격증을 받을 능력과 자질의 심의를 거친 후 자격증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교총이 주장하고 있는 자기평가(self-reflected appraisal)와 같은 것으로 우리 교육정책에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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