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기술이다. 수업 중 만나는 아이들의 사고가 창의적으로 발달하고 발표력이 향상되도록 하기 위해 조금의 기술만 연마하면 가능하다. 여기에 학생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부분에서 수업을 대한 고민이 더해지고 수업 디자인이 이루어지면 행복한 교실, 행복한 수업을 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이 세계적으로 책을 제일 많이 보는 학생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트렁크와 같은 가방을 들어야 되고, 책상 앞에서 건강을 제물처럼 희생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학생들이 남보다 더 많이 아는 것인가?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학생들이 태산 같은 분량의 정보를 읽고 몇 달에 한 번씩 시험지에다 반복하지만 그 후에 반 이상 잊어버린다. 그리고 혼자서 연구하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과정을 거의 모른다.”
박대인(에드위드 W. 포이트라스)이 <한국의 가을>이라는 수필집에서 쓴 글이다. 이 글이 쓰여 진지 4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많은 교실은 강의식 수업에 익숙하고 학생들도 강의식 수업에 매달린다. 생각하는 것이 싫고 귀찮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토론수업이다. 그러나 토론수업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바탕으로 자료 수집이 이루어져야 하며, 토론 과정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6~8명이 토론하고 남은 학생들은 참관하는 수업이어서 실제 수업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작한 수업이 비경쟁 토론수업이다.
비경쟁 토론수업, 토론수업으로 가는 길 비경쟁 토론수업을 위한 학습 공간은 ‘ㄷ자형’ 교실이 적합하다. ‘ㄷ자형’ 교실은 학생들과 함께 어울린 수업을 하기 위해 최선의 공간 구조이다. 그러나 모든 선생님이 ‘ㄷ자형’ 교실을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교실 구성을 그림과 같이 하였다. 일상적인 생활 공간이나 지시 전달을 위한 수업일 경우 교탁을 보고 앉지만, 토론수업 또는 학생중심수업의 경우 일부만 책상을 이동하여 서로 마주보도록 하면 바로 ‘ㄷ자형’ 교실을 구성할 수 있다.
모둠 구성은 학급(24~36명)을 약 6~9개 모둠(4~6명)으로 구성한다. 4~6명 정도의 모둠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인원이 적으면 집단 지성을 발현하기가 어려우며, 7명 이상으로 구성되면 무임승차 또는 참여에 소외되는 학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둠 구성은 남녀가 고르게 분포하는 것이 좋으며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리가 배치되었으니 이제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다음에 소개할 수업 방식은 토론수업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3월부터 4월까지 지속적으로 적용하면 아이들의 입이 열리고 생각의 깊이가 더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토론 주제를 주어도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포스트잇 활용 토론수업 먼저 소개할 수업 방식은 포스트잇을 활용한 수업이다. 한 가지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서로 나눈 의견을 모으는 수업이다. 이 수업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먼저 쓰고 나중에 말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하는 수업 형식이다. 아이들은 남 앞에 나서서 표현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포스트잇을 활용하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간섭받지 않게 된다. 그러면서 누구나 평등하게 수업에 참여하게 되며, 다른 학생이 발표할 때 자신의 글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편하게 경청할 수 있다. 그리고 발표할 때에도 다듬어진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모둠별로 다양한 색의 포스트잇을 알맞게 나누어주고, 글을 쓸 때 한 장에 한 가지 의견(모든 학생의 의견을 모아 분류를 할 수도 있음)만 적도록 지도한다. 그리고 2~3가지 핵심 단어나 간결한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며, 굵은 펜을 사용하여 보기 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쓸 때에는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고, 친구들과 가급적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지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