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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뇌는 다르다?

사람의 대뇌는 태어난 지 36개월 정도가 지나면 출생 당시 용적의 3배 정도로 확대돼 성인과 비슷한 크기를 보인다. 이후 대뇌의 양적 증가는 둔화되고, 기능과 효율성은 급격하게 발달한다. 특히 청소년의 뇌 발달은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급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다. 이들의 뇌 구조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2병’의 뇌구조
첫 번째는 신경세포의 신경돌기가 급속히 발전하여 뇌세포 간의 시냅스(synapse) 연결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시냅스의 연결 증가는 특히 대뇌피질에서 급격하게 증식되고 발전된다. 이는 신경 전달의 효율성과 세포 간의 밀접한 연결로 인해 신경 정보가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전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로 뇌세포의 시냅스는 증식하기도 하지만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시냅스는 가지치기(pruning) 과정을 통해 없애버리기도 한다. 이는 뇌의 기능이 특정 부분과 특정 기능을 더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신경세포의 수초화(myelin) 과정을 통해 신경 정보의 전달속도가 빠르게 향상된다.

위에서 말한 변화들은 인지적인 측면의 변화로 나타나게 된다. 이는 청소년기 뇌 구조가 실행 기능의 발달과 함께 구체적인 사고(concrete thinking)에서 추상적인 사고(abstract thinking)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인간으로서 추론과 논리적인 사고가 발달하고, 자기관찰과 자기조절능력이 향상되며, 미래의 목표에 대해 현실적인 생각이 가능해지는 시기이다. 이러한 인지 기능의 발달은 만 13세에서 만 21세 사이에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감정이나 욕구를 관장하는 변연계(limbic system)의 발전이 사고나 성찰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대뇌피질(prefrontal cortex)을 앞서게 됨으로써 이성보다는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이를 우리는 흔히 사춘기적 반항이나 ‘중2병’ 등으로 통칭하고 있다.

자살·우울증의 신경생물학적 요인
이렇듯 청소년기는 뇌 발달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환경적인 위해(危害) 요인에 취약성을 보이는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주요 정신질환이 이러한 뇌의 취약성과 연관되어 청소년기에 발생하는데, 자살과 연관되는 우울성 질환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자살한 청소년의 90%가 죽음 당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70%는 두 가지 이상의 공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 및 우울증의 신경생물학적 요인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가설이 가장 주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째,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이다. 이 가설은 감정 조절 및 우울증과 관련되는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이하 5-HT)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 시냅스 내에서 고갈될 때 우울성 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울과 공격성을 보인 환자들에게서 5-HT 대사물질이 저하되고 5-HT 수용체의 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둘째, 가족 및 쌍생아 연구를 통해 우울증이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우울증에서 특정 5-HT 유전자의 다형성(polymorphism)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우울증의 발병률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셋째, 신경내분비계의 이상이다. 스트레스 호르몬과 관련되는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축의 변화는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와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뇌의 신경조직 발생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에 대한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을 억제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기능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어 우울성 질환을 발생시킨다는 이론이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한 뇌의 취약성은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임산부와 태아의 경우 더욱 두드러져 시간이 지난 뒤 우울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이 밖에도 뇌 영상학적 기법을 동원하여 인지 및 감정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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