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전 정부들에서도 대학의 구조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노무현 정부까지는 주로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대학들의 자발적 구조개혁을 유인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원과 더불어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가려내는 평가 정책을 통하여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을 유도해 내려고 했다.
현 정부도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하여 대학들이 대학교육 적령인구 감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차등적인 정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법률에 근거한 구조개혁 평가를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법률적 근거 없이 대학에게 정부 정책의 ‘순응’을 강제하던 이전 정부의 구조개혁과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들이 19대 국회가 임기를 종료하면서 폐기되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다시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이 ‘대학 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대학 구조개혁 불가피 대학관계자나 정부관계자 그리고 대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대학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학 정원을 조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등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대학들은 지난 해 실시된 제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결과에 대하여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평가결과가 기대했던 대로 나온 몇몇 대학들은 그 결과를 널리 홍보했다. 안도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평가결과가 기대와 어긋난 대학들 중에는 구조개혁 평가 자체를 비판하고 거부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평가를 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평가의 쓰임새가 어떻든지 간에 평가받는 당사자들의 민낯과 속살을 외부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는 무엇이 모자라고, 어떤 것이 넘치며, 더 노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성장’과 ‘발전’의 계기를 제공해준다. 제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가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결과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게 크게 두 가지 시사점을 남겼다.
첫 번째 시사점은 대학의 설립주체와 대학 소재지가 ‘평가의 유·불리함’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대학 정원 감축 비율은 국립과 사립, 수도권과 지방 등 대학 생태계 구성비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이는 대학이 노력한다면, 구조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즉, 대학의 설립주체나 소재지의 유리함에 기대어 혁신이나 개선 노력을 소홀히 하거나, 반대로 설립주체나 소재지의 불리함을 핑계 댈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시사점은 대학의 개선 방향을 분명히 알려줬다는 점이다. 대학이 대학다운 대학으로 여겨지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여건이나 교육프로그램 등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학생 취업률 반영 지속적 개선돼야 정부가 제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하여 확인하고자 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충분한 교육여건을 구비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학생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충족해야 할 지표인 전임교원 확보율과 전임교원의 보수 수준을 확인하고 있다. 이는 대학들이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활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 및 연구, 학생지원 등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확인사항이다. 더불어 대학들이 학생 교육에 얼마나 재정 투자를 하고 있는지 교육비 환원율과 장학금 지원 규모도 살펴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