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정치참여, 학생 정당가입 허용 우려
교장공모제 확대 등도 현장 정서와 괴리
국가교육회의서 사회‧교육적 합의 거쳐야
한국교총은 19일 국정기획위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대해 “현장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교사 정치참여 보장 등 교단 정치장화 방안이 담겨 있어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교총은 이날 낸 입장을 통해 “짧은 기간, 인수위도 없이 국가비전과 국정목표를 설정하고 실천과제를 마련해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부 실천과제에 대해서는 “교총 등 교육계가 누차 전달한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초 공약과 거의 달라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추진에 앞서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쟁점 과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분명한 입장을 제시했다.
교사 정치참여 보장에 대해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정치활동을 금지한 헌법, 교육공무원법 등에 배치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총은 “지금도 정치‧이념 대립과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교단 정치장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유초중등 교원이 공직선거 등에 현직을 유지한 채 출마할 수 있게 하고, 교원단체가 교육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 표시를 하는 것은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만18세로 선거연령을 하향하고 정당 가입연령을 폐지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교단을 넘어 교실 정치장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사회적 공론화와 여건 성숙 후에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는 이미 공직선거법, 정당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처우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교총은 “예산 범위 내에서 처우를 높이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강사 및 기간제 교사 등의 정규직화는 현직 교원과 예비교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균등한 임용기회 보장을 명시한 교육공무원법에도 위배되므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은 8월 중 정규직화 로드맵 발표를 위해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해서도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승진제의 근간을 저해하고 사기 저하와 코드인사의 빌미를 제공하는 대표적 정책”이라며 “교감자격증 소지자 이상, 일정 기간 부장 경력 등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외고‧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서는“무조건적인 전환이 아닌 설립취지를 살리도록 운영을 개선하고, 일반고 교육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1수업 2교사제에는 “오히려 강사 등 비정규직만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정규교사 정원을 늘려 학급당학생수를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총은 “향후 국가교육회의 참여 등을 통해 현장 의견과 대안을 계속 제시할 것”이라며 “정부는 선거공약이라고 무조건 실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교육적 합의를 거쳐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