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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아! 언제까지 대참사, 보고만 있을 것인가?

당국의 법규 집행과 시민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충북 제천시 9층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는 순식간에 6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어처구니없는 끔찍한 대참사다. 실시간 뉴스에서 국민들은 늘어나는 사망자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했다. 다시 입에 꺼내기도 참담하나, 세월호 참사의 악몽이 겹쳐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 사망자 가운데 중학교 동창생이 들어 있어 더욱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다.


자고 일어나면 한심한 사고 소식이다.  낚싯배 전복에 타워크레인 사고,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등 한숨 돌릴 새도 없다. 이는 모두 나라 밖으로 소문나면 창피할 후진적 사고들이다. 이런 미개형 사고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니 국민 불안감은 커질 대로 커진다. 밥 먹듯 이어지는 인재(人災)의 공포를 느낀다. 이번 사고의 한 유가족은 “이 나라에 하루도 더 살기가 싫다”고 비통함을 토하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건물의 방재 관리에서부터 사고 대응 과정까지 어느 한 곳 제대로 된 구석이 없다니 세월호 이후 책임자나 국민들이 각 위치에서 행동에 옮긴 것은 무엇인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책임의식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건물 외벽 자재 문제는 재작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참사 때 그렇게 뼈아픈 경험을 해 놓고도 그대로라니. 의정부 사고 이후 관련 법을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를 책임지고 단속해야 할 해당 관청이 나 몰라라 팔짱을 끼고 있었던 결과가 아닌가.

 

가장 직접적인 것은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다. 이 비상구가 있어도 알지 못했다는 원인 분석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사소한 일상생활에서 앎을 중요시 하지 않은 결과가 이같은 참혹한 참사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높아지는 아파트 건물은 증가하는데 만일 불이 난다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스템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지금도 고층이 아닌 3층에서 살고 있다.

 

일본에서 거주할 때 아파트에서 살면서 경험한 것이 매월 한 번씩 피난 훈련을 하는 것이다. 아파트 건물은 우리처럼 샷시가 없고, 옆 집과 칸막이 부분에 물건을 두어서는 안된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쉽게 부수고 옆으로 통행할 수 있는 피난 경로이다.


그리고 자기 아파트에서 아랫집으로 내려 갈 수 있는 피난 사다리가 준비되어 있다. 나아가 놀라운 사실은 소방 담당자들의 끊임없이 소방훈련 연습을 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소화작업은 속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저녁 어둑어둑한 곳에서 팀을 구성하여 소방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와 다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번 사고를 시민의 차원에서 보면, 큰 문제는 얼마든 살릴 수 있었던 목숨을 눈 뜨고 놓친 것 같아서 기가 막힌다. 불법 주차 차량들이 소방차 진입을 막지 않았더라면 구조됐을 목숨이 적지 않았다. 우리 주변 가까이서 이같은 참사를 보고도 도로 양쪽을 가득 메운 차량들을 주차장이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가 하는  주차는 소방차가 다니는 도로와 상관이 없다는 식이다. 좁은 도로에 양쪽이 차량으로 가득 차 화재가 나도 달릴 수 없는 곳이 어디 내가 사는 도로 뿐인가? 하루 속히 도로 양쪽에 세운 불법 차들이 제자리를 찾아 가도록 법규를 만들고, 도시 계획 설계시 주차장을 충분히 만들고, 불법 주차 단속도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더 가관은 출동한 소방차의 굴절 사다리 고장이었다니, 전쟁터에 총알 없는 총을 메고 다니는 것과 다름없는 한심한 이야기다. 과연 소방관청의 관리자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선제적 대응이 어렵다면 최소한의 학습효과라도 있어야 한다. 장소만 옮겨졌을 뿐이지 안전의식과 시스템은 세월호 사고 후에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당국의 법규 집행과 시민 인식의 변화 없이 다시 우리는 화마가 들이닥쳐도 보고만 있을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때 현장을 직접 지휘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도 확실하게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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