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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러닝 시대의 공교육 활성화 방안' 지상 좌담

□ 참석자 □
손병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정보화실장
윤지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김효원 신일고 교사·한국컴퓨터교사연구회 회장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활성화라는 목적을 지니고 시작된 EBS 수능 강의가 실시된 지 1개월이 지났다. 한편에서는 본격적인 e-러닝 시대가 펼쳐졌다며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반대로 EBS 수능 강의가 공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BS 수능 강의의 문제점과 e-러닝 시대의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교사, 학부모, 교육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EBS 수능 보충강의'로 인해 교사가 단순히 EBS 강의의 전달자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손=중요한 점은 EBS 수능 강의가 교사에게 주어진 하나의 수업자료라는 것이다. 교사들은 자신이 가르쳐야 할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양질의 자료가 하나 더 생겼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는 EBS 수능 강의 자료가 아니라 이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교사의 판단이다. 이 자료를 단순하게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보여주고 말 것인지 아니면 선생님이 미리 분석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수업에 활용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김=EBS 수능 강의가 학교 수업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EBS 강의만으로 학교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성향에 맞추어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학습 동기를 유지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교육 시켜야 한다고 볼 때, 지식 전달 중심의 EBS 수능 강의만으로 학교 교육을
구성할 수는 없다. 때문에, 대다수 선생님들 역시 'EBS 수능 보충 강의'를 학생들의 보충 학습 자료라고 본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를 통해 'EBS 수능 보충 강의' 내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한다고 했고, 또, EBS 수능 보충 강의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EBS 수능 보충 강의' 자료를 수업 시간에 보조교재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윤=이는 EBS 강의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이번 'EBS 수능 강의'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EBS 강의를 수능과 연결시켰다는 점인데, 이는 학생들에게 늘어난 학업의 부담을 주었고, 교사에게는 가르치는 부담만 안겨주었다고 본다.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수험생들은 내신 공부 따로, 수능 공부 따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EBS 강의' 공부가 하나 더 보태진 셈이다. 수능에 나온다고 하니 안볼 수도 없고, 아이들은 숨쉴 틈도 없고, 선생님은 EBS 강의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만 늘어났다. 두 번째 문제는 학원강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EBS 강사진에 있다. 이들에게 교재편성권을 주고 저작권까지 주고, 여기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학생의 대입 당락을 학원강사에게 넘겨주는 꼴이다. EBS강의가 학교교육을 잠식한다고 말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유능한 학교교사에게 맡겨야 한다.

▲'EBS 수능 보충강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는데?

손=근본적 원인은 전국의 수험생들이 몇몇 강사가 하는 강의 녹화한 자료를 보고 들어야만 한다는 데 있다고 본다. 물론 'EBS 수능 강의'같은형태의 e-러닝이 면대면 수업처럼 양방향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거 라디오나 TV 방송을 이용한 원격교육 보다는 더 효과적인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현재 EBS에서도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이버 선생님을 통한 질의 응답 등 양방향 의사소통을 증진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EBS 수능 강의와 같은 e-러닝에서 효율적인 양방향 의사소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수업 설계와 방법 등에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강의 후 학생의 질문 등에 응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강의 중 수시로 질문을 던지고, 응답을 받고, 이를 분석"E정리하여 그 결과에 따라 학습 경로나 수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등 다양한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e-러닝에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습자와 교사가 참여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 학습자가 빈번하게 하는 질문 등을 정리하여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e-러닝이 학교 교육 활성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지?

손=EBS 수능 강의와 같은 e-러닝은 단기적으로 교육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학습자의 학습선택 기회를 확대해 주고, 지역이나 소득의 차이에 따른 교육의 형평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일방적 강의위주의 EBS 수능 강의는 학습자를 여전히 지식을 전달 받는 수동적 위치에 머무르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수준별 강의도 3가지 정도에 불과하여 진정한 의미의 수준별 학습과는 괴리가 있다. 이는 우리의 교육이 추구하는 이상과는 차이가 있는 일이다. 바람직한 e-러닝은 학습자의 특성과 수준에 맞춘 수업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같은 교실에 각기 다른 수준의 학생들이 있는 학교에서 각 학생에 수준과 특성에 적합한 자료와 학습 경로로 가르치는 것이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동시에 학습자의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도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학습자간의 협력 활동의 폭과 범위도 넓힐 수 있다. 따라서 e-러닝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학교 교육에 도입하여 활용한다면 학교 교육을 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사교육비 감소의 목적으로 EBS 수능 강의가 시작되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듯 하다. 학생들은 EBS를 관망하고 있으며, 그 동안에 해오던 과외공부와 학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 감소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지금의 상황에서는 e-러닝이 오히려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학교의 수업이 "입시"라는 중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새벽을 깨우는 0교시 보충수업, 강제로 이루어지는 자율학습, 학습자의 능력을 무시한 상위 그룹 학생 중심의 보충수업, 고3 학생들의 수시와 정시 입시 후의 파행적인 수업 등 비정상적이고 비교육적인 상황에서 비틀거리고 있는데 입시를 더욱 부축이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윤='EBS 수능 강의'는 학교 수업의 내용과 교수 기법의 다양화를 확산시키는 데는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수업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데 EBS 강의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이다. 학교 교사의 자발적 노력과 수업연수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또 다른 수업 내실화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러닝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당국과 학교, 선생님이 노력할 점들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손=정부는 e-러닝에 필요한 인적, 물적, 제도적 인프라를 정비하고 확충해야 한다. e-러닝을 효과적으로 도입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연수와 교사의 연찬 활동, 연구모임 등을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e-러닝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원연수를 실시하며, 연수 후에도 교사의 수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자문, 후속 연수 등이 이루어지는 체제를 구축하고 지원할 필요하다. 또한, 학교 교육과 가정에서의 학습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e-러닝 담당 교사제 운영,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다양화 등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교육과정,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 그리고 수능을 포함한 평가가 일관성 있도록 해야 한다. 상시적인 수업 지원 및 장학체제를 갖추어야 하고, 학습자의 특성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의 확보와 공유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우선 e-러닝의 구체적 도입과 실천에 필요한 준비 사항을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내부 연수를 추진하고, 인프라를 정비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무엇보다도 e-러닝을 새로운 수업 환경으로 수용하여야 한다. 새로운 수업 환경에서 보다 나은 교육을 하기 위한 연구와 연찬, 자료 분석과 준비, e-러닝의 특성과 활용 방법 구안 등에 노력해야 한다.

김=정부는 너무 일을 급하게 처리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1999년 교육정보화 기자재가 학교에 밀려들어 올 때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아 머쓱한 고민만 하던 교사들은 지금까지도파일 정리를 위해 불편한 마음으로 동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훈련이 안되어 있는데 시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교사들 중 일부는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겨우 쓸만해지니 컴퓨터는 낡아졌고, 소프트웨어는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비대해져 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만큼 투자했으면 얻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충분히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교사 교육에 좀더 충실해졌으면 한다. 학교의 경우, 시설투자를 위해 노력하는 학교들이 점차 늘고 있고, 교사들의 학습 준비를 위해 여러모로 지원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학교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동아리 모임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교사가 혼자서 책과 씨름하여 무엇인가 알아내기에는 수시로 업그레이드되는 기자재들과 소프트웨어를 배우기 위한 시간과 재정이 너무도 부족하다. 여럿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도와준다면 훨씬 빠르게 교육정보화가 진행될 것이다. 언젠가 우리 교사들이 전혀 공부하지 않는 듯이 오도하여 몹시 분개했던 적이 있었다. 많은 시간을 자율적으로 연수를 개설하여 동료 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무박3일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며 자기 성찰에 노력했던 교사들은 한심하고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한편 사회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교육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우리 교사들의 책임 또한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e-러닝은 사회가 요구하는 또 하나의 가치 있는 교육 방법이다. 정부와 기업은 e-러닝을 위한 시설과 재원은 댈 수 있으나 교육 내용은 교사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올바른 교육 방법으로 살을 붙이는 것은 교사의 노력으로만 가능함을 이해하고 부지런히 연구하여 가치 있는 교육으로 만들어가야 하겠다.

▲e-러닝의 활성화를 막는 장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손=e-러닝의 활성화를 막는 장벽으로는 단기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으로 나누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장벽으로는 우선 양질의 e-러닝 콘텐츠의 부족과 e-러닝을 효과적으로 도입, 활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과 e-러닝의 물적 기반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교육적 활동에 필요한 정보소양의 불충분 등을 들 수 있다. 장기적 장벽으로는 e-러닝을 현행 교육체제에 통합하여 새로운 교육체제로 변화함에 있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법·제도 정비의 지체 현상과 교육구성원 개개인과 교육계의 정서와 문화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사회 변화와 함께 e-러닝의 도입과 확산은 교육구성원의 의식과 문화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변화는 항상 개개인에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김=학생을 선발하는 내용이 변화되지 않으면 여전히 사회는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교육에 임할 것이다. e-러닝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방식의 교육 방법인데 이것을 과거의 그릇 속에서 그대로 숙성을 시키려 한다면 도저히 불가능 할 것이다. 교사들의 교육 방법의 변화 속도도 사회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 인 것 같다. 교사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허덕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사는 학문을 이끌어 가는 첨병이 되어야 할 것인데 사회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교사들이 앞장서기에는 너무 힘이 들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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