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소설 창작은 교사가 펼쳐 놓은 글놀이 마당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소설의 소재와 종류를 정해 그것을 적극적으로 가지고 놀았던 1년간의 글놀이 활동이었다. 5월호에 이어 손바닥소설 창작 활동 수업을 소개한다. 지난 호가 손바닥소설 창작 활동이었다면, 6월호에서는 마무리 작업으로 진행한 출판과 광고 활동을 소개한다.
출판과 광고
▶ 출판
소설을 창작하고 컴퓨터 파일 작업을 하고, 교정을 보고 삽화를 배치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한 후, 겨울 방학을 앞둔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과 직접 손바닥소설을 인쇄하면서 기본적인 출판의 전 과정을 경험하기로 했다. 제본 작업을 외부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소설을 인쇄한 후, 수업시간을 활용해 학생들과 함께 역할을 나눠서 진행했다. 제본용 스테이플러로 한 권에 90쪽 정도 분량의 책을 묶고 표지에 제목을 붙이는 작업 등을 교실에서 진행했다.
학생들의 일상이 담겨 있는 사물함이나 추억이 될 수 있는 동창회 등의 각 반 소설집 제목은 학생들의 제안과 투표를 통해 정했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움직이는 활동은 자칫 무기력해지기 쉬운 2학기말의 수업시간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 북트레일러(Book Trailer)
완성된 소설집을 갖게 된 학생들에게 자신의 소설을 직접 광고해보라고 권유했다. 영화 예고편인 무비트레일러(Movie Trailer)처럼 북트레일러를 제작하기로 했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활동 전에 그와 관련된 시범이나 사례가 있어야 한다. 교사가 활동과 관련해 보여주는 좋은 영상이나 제작물은 학생들의 잠재된 창의성을 더 멋지게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 국내외의 유명 북트레일러 영상을 소개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며 학생들이 제작 방법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북트레일러의 활용은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학생들에게는 가장 적합한 광고 방법이었다. 교사가 보여준 참고 영상 외에도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다양한 해외 사이트를 조사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영상 제작은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키네마스터(Kine Master), 스탑모션(Stop Motion) 등과 같은 앱을 활용했다. 음향 효과와 자막을 재치 있게 활용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패러디 등 다양한 형태의 북트레일러 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북트레일러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 북트레일러 제작 과정 > ❶ 자신의 소설 내용 일부를 인용하거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는 스토리보드 작성 ❷ 필요한 그림을 그린 후 촬영 ❸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영상 편집(30초 이내로 제작) |
▶ 시사회
완성된 북트레일러는 국어 시간에 시사회를 열어 상영했다. 수행평가로 영상을 제작할 때면 쑥스러움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영상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북트레일러는 자신들이 쓴 소설을 직접 광고한다는 의미가 있어 소설을 쓴 대부분의 학생이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다. 일반 출판사에서 만든 북트레일러와 비교했을 때 완성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학생들 작품은 참신함이 돋보였으며 영상을 본 후 그 소설을 읽어 보고 싶다는 반응도 많이 나왔다.
스스로 작가가 되어 소설을 창작하고 자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을 잘 돋보이도록 직접 영상으로 제작해서 광고하는 과정이 어떤 의미로 학생들에게 남겨져 있을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