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 꿈사다리 장학사업 26일까지 모집
올해 재단 지원범위 대학서 초․중․고로 확대
교당 1인 선발…내년부터 5000명 지원 목표
담임선생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독려 중요
불평등과 약자에 대한 관심은 평생의 화두
소득 계층에 따른 교육기회 격차 극복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장학재단에게 올해는 특별한 한 해다. 내달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한편 지난해 법 개정으로 그동안 대학생 지원에만 머물러 있던 장학 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초․중․고등학생에게도 확대 지원할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8월 부임한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재단 설립의 목적처럼 학자금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이번에 장학지원 범위가 확대되면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된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에 열의를 보였다.
-한국장학재단이 다음달에 1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간의 역할과 활동이 궁금하다.
“2009년 설립 이래 재단은 고등교육비용 부담 완화, 학생복지 향상,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해왔다. 특히 2012년 시작된 국가장학금 제도의 지원 규모는 나날이 확대돼 연간 110만 명의 학생에게 4조여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자금대출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하해 2.2%의 금리로 연간 40만 명에게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항상 이러한 교육사각지대인 소외계층을 어루만지고 대학과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드리는 데 최선을 다 해왔다.”
-이달부터 중고생에게도 지원하는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사업’을 시작한다. 어떤 사업인지 소개 부탁한다.
“복권기금 중 44억 원을 재원으로 전국 각 시도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중2~고3 학생들을 선발해 대학까지 연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획재정부, 교육부와 협의해 올해 시범 사업으로 시작하게 됐다. 중학생 600명, 고등학생 900명으로 올해 1500명 내외를 선발하고 지역 안배 및 효율적인 학생 관리를 위해 학교 수를 기준으로 지역별 선발인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대학이었던 장학재단의 지원 범위가 초‧중등까지 확대됐다. 재단차원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한국장학재단이 대학생 지원을 위한 여러 장학 사업을 하고 있으나, 장학 사각지대라고 볼 수 있는 어려운 환경의 중고등학생에 대한 지원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고 평소 그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소득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조기에 완화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번 꿈 사다리 장학사업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선발된 장학생들이 받게 되는 혜택은 어떤 것들이 있나.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생에게 중학생은 월 30만원, 고등학생은 월 40만원, 대학생은 월 50만원(예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1:1 멘토링, 멘토링 캠프, 진로상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1:1 멘토링은 주로 담임교사가 담당하게 될 것 같은데, 이밖에도 학생 선발 및 관리․운영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역할은 어떤 것들이 요구되나.
“이번 장학사업을 진행하는데 선생님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선생님들께서는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학생이 이번 장학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평소 학교생활 태도 등을 유심히 살펴 성장 가능성과 인성,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생을 추천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또 담임교사가 추천 학생의 정보를 재단 홈페이지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 만큼 필수 제출 서류 등도 꼼꼼하게 체크해주시면 한다. 이밖에도 학생이 제출해야하는 ‘나의 꿈 도전계획서’가 있는데 작성법을 서툴러 할 수 있으니 작성 방법을 지도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고 선발 이후에도 학업용도에 맞게 장학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독려를 부탁한다.”
-신청방법과 선발일정은.
“학교별 1인 추천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단 학교폭력 가해학생, 정부․지자체․민간 등 타 장학금을 수혜 중인 학생은 추천에서 제외된다. 학생 추천은 이달 26일 18시까지 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추천학생을 대상으로 5~6월 동안 서류 및 심층평가가 진행되며 7월 중 장학생이 최종 선발 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부임 이후 많은 일을 했다. 이번 장학사업 외에 학교현장에 소개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민간의 재원을 활용한 기부금 사업이다. 재단은 법정기부금단체로 지정돼 있어 기부금을 통한 다양한 장학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학자금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저소득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미래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 은행연합회 기부금을 통해 경기 고양시에 제1호 연합기숙사를 건립․운영 중에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과 인근 지자체(기장, 울주, 영광, 경주)의 기부금으로 서울시 행당동에 제2호 연합기숙사 건립도 추진 중에 있다. 두 번째 사업은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이다. 올해 10기 활동을 시작 할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은 국내의 사회리더 인사 약 300명이 멘토로 참여해 청년 대학생 멘티 2600여 명을 대상으로 1년간 인성 함양․역량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끝으로 대학생 재능봉사 캠프다. 이 사업은 대학생이 하계, 동계방학 기간 동안 초․중․고등학생(다문화, 탈북가정, 특수학교 포함)을 대상으로 진로․고민 상담, 예체능 활동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청소년 역량 개발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약자를 위한 경제학’, ‘불평등의 경제학’ 등의 저서를 냈다. 평소 소외계층이나 불평등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교육에 대한 신념이 궁금하다.
“불평등과 약자에 대한 관심은 제 평생의 화두다. 소득 불평등은 교육 불평등을 낳기 쉽고, 교육 불평등은 다시 소득 불평등을 낳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평소 교육 불평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과거 교육의 급속한 확대와 비교적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이 경제발전의 성공 요인으로 손꼽혀 왔지만 최근에는 갈수록 교육기회의 평등이 무너지고 사회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심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나기’가 갈수록 어러워 지는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가 균등한 교육기회, 그리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 장학재단을 어떤 곳으로 운영하고 싶나. 반드시 이뤄내고 싶은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추진 중인 복권기금 장학사업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신규장학생을 1500명 선발하지만 2020년부터 정식사업으로 운영될 경우 향후 최대 5000명을 지원 목표로 장학금 지원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고등학교가 5000여 개 정도 된다고 보면 대략 한 학교에 한명 씩 형편이 어렵지만 인성이 훌륭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의 인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금의 안정적 지원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뛰어난 저소득층 우수 중고등학생이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교육 기회 격차를 조기에 극복하고 꿈과 가능성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학창시절 특별히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나.
“초중고, 대학, 그리고 미국 유학 시절 기억에 남는 스승이 여러 분 있지만 한 분만 소개한다면 고교 2학년 때 일반사회를 가르쳐주신 김종호 선생님이 생각난다. 선생님이 하루는 흑판에 ‘經國濟民’이라고 한자로 쓰고는 이 말의 뜻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것이고, 이걸 줄여서 경제라고 하며 이것을 공부하는 학문이 경제학이라고 설명하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몸에 전류가 통하는 느낌을 받았고, 꼭 경제학과를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전의 장래희망은 법대 가서 판사 되는 것이었는데, 그 순간 인생이 바뀐 셈이다. 이 결정을 평생 후회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김종호 선생님께 평생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
-끝으로 일선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세상에 온갖 산업이 있고 온갖 직업이 있지만 어떠한 화려하고 찬란한 물건을 만드는 산업보다 인간을 만드는 산업, 즉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직업 중에서는 인간을 만드는 직업인 교사가 가장 훌륭하고 거룩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많은 학생들에게 거울이 된다. 무한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을 대해 주길 당부한다.”
이정우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 학사, 석사를 공부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부터 2015년까지 경북대에서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2003년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위원장, 2004년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을 역임하고 2018년 8월부터 한국장학재단 제4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약자를 위한 경제학’, ‘불평등의 경제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