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강조
“스쿨리뉴얼로 학교 살릴 것”
<간담회 주요 내용>
-교실 정치판 우려… ‘만18세 선거’ 안 돼
-국가 차원의 학력 제고 방안 마련 필요
-‘교육법정주의’ 확립해 안정성 기해야
-정치편향 교육 근절할 대책 마련 절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문재인 정부 반환점을 맞아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만18세 선거 강행 중단 및 고교체제․대학입시에서의 교육법정주의 확립 등 교육좌표 재정립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모처 기자간담회에서 하 회장은 “만18세 선거연령 하향과 선거운동 허용을 담은 공직선거법을 강행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우선 공직선거법에서 이런 내용을 제외한 후 선결 대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 등 별도의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18세 선거연령 하향은 단순히 투표 연령을 한 살 낮추는 게 아니라 많은 고3 학생들에게 선거운동,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것으로 국민들은 물론 교육자들이 학교와 교실의 정치장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교실의 정치장화를 차단하고 학생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등 선결과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하 회장은 “일본은 선거연령 하향 추진에 앞서 국적법이나 아동복지법 등 348개의 관련법을 정비해 법령 간 상충문제를 해소하고 학생들의 정치활동에 대해 학교·교사의 보호방법 및 지도 요청 등 철저한 대비가 있었다”며 “반면 우리는 관련 법령 개정 사항이 무엇인지 조사나 논의조차 전무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맥락에서 ‘교육법정주의’ 확립도 강조했다. 정치와 이념을 초월한 고교체제·대학입시에서의 큰 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고교체제와 대학입시라는 미래사회 인재 육성과 직결된 국가교육의 큰 틀은 한 번 정하면 쉽게 바꿀 수 없도록 법률로 명시해 제도의 안정성, 일관성, 예측 가능성을 기해야 한다”며 “정권과 교육감에 따라 시행령 수준에서 좌지우지하고 없애는 것, 여론에 휩쓸려 대입이라는 주요 교육제도가 쉽게 뒤집히는 것 모두 교육법정주의와 헌법정신의 훼손이자 포기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잘 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며 “성적을 매긴다면 C학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정시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문제가 있으면 개선책을 찾아야지 대통령 말 한 마디에 갑자기 정시 비율을 40%로 늘리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문제를 진단해 옳은 부분에 있어서는 국민들에게 매 맞더라도 설득하는 일이 바로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서울 인헌고 사태로 불거진 편향교육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올해는 교육법 제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교육법 제정 때부터 교원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배격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 혹은 선동할 수 없다는 편향교육 금지 조항이 존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정치편향 교육이 자행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훼손하는 심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하 회장은 “정치교육의 본질은 대화와 타협인데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보이텔스바흐 합의 정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해석해 진영논리에 치우친 교육을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본질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기초학력 보장에 힘써줄 것도 당부했다. 그는 “학생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제고는 공교육의 기본 책무이자 가장 적극적인 교육복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일부 교육감의 평가 경시 기조와 진단검사 거부는 책임 방기나 마찬가지”라며 “국가적인 학력신장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하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스쿨리뉴얼’을 화두 삼아 학부모는 학부모 답게, 학생은 학생 답게 임하는 학교 공동체 회복에 힘 쏟겠다”며 “교육주체 모두 똘똘 뭉쳐 잠자는 교실을 깨울 수 있도록 교총도 책임감을 갖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