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현실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신학기 개학을 세 차례 연기한 데 이어 4월 9일부터 온라인으로 학사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개학을 앞둔 일선 학교는 수업에 필요한 장비를 점검하고 관련 프로그램 이용 방법을 익히는 등 분주했다. 우려도 컸다. 학생은 물론 교사도 온라인 기반 원격 수업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본지는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교사, 에듀테크를 말하다’를 연재한다. 에듀테크를 연구하고 학교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한 교사들을 만나 노하우와 현실적인 조언을 들어본다. 첫 번째는 스마트교육학회 회장 조기성 서울 계성초 교사를 만났다.
▨인프라·장비 부족… 현장 우려에 공감= 조기성 서울 계성초 교사는 스마트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한 지 10년 차다. 교직 생활의 절반을 학교 현장에 맞는 스마트교육 방법을 찾고 나누는 데 몰두했다. 온라인 개학이 확정되자, 그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멘토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지난 1일에는 충북교육청이 실시하는 ‘온라인으로 찾아가는 열린 배움길 연수’에서 스마트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90분간 이어진 연수에선 실시간 수업에서 ‘ZOOM’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조 교사는 “온라인 수업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감했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장비를 갖춘 학교가 적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의 수업을 해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는 연락을 많이 받습니다. 조금 전 유튜브로 진행된 연수에만 1600여 명이 동시 접속했어요. 걱정스럽지만, 학교에 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방법을 찾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처음에는 접근이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두려움은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고 해요.”
▨상황에 맞게 적절한 수업 유형 선택해야= 교육부가 제시한 온라인 원격 수업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수행 중심 수업 등이다. 교사들이 가장 자신 없다고 꼽는 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조 교사는 “함께 근무하는 교사들과 쌍방향 수업 연수를 진행했더니, ‘한 번 해보니까 어렵지 않네’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교육부가 제시한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 가운데 접근성이 좋고 사용하기 쉬운 도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우리 반’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적어도 한 번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단위 수업시간(40~50분) 내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갖지 말라고 조언했다. 실제 학교에서 수업하는 것처럼 학교급과 학습 내용의 수준, 학생의 학습 부담,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해 제시된 수업 유형을 적절하게 선택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시뮬레이션 통한 돌발상황 대처 연습 필요해=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을 할 때는 특히 저작권에 유의해야 한다. 학교 수업과 수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 저작물 이용은 가능하지만, 수업 및 수업 지원을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전송)할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접근제한조치, 복제방지조치, 저작권 보호 관련 경고문구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인한 원격학습의 경우도 포함된다. 저작권법에 따라 원격 수업은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에게만 저작물 이용이 허용된다. 원격 수업 중에 저작물이나 인물이 포함된 화면을 무단 캡처해 배포, 전송하면 저작권 침해 또는 초상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조 교사는 “영상 캡처와 유포, 무분별한 댓글 등을 걱정하는 교사들이 많다”면서 “교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온라인학습을 할 때 지켜야 할 예절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제수행 중심 수업은 ‘루브릭(교육 학습자의 학습 결과물이나 성취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전에 공유된 기준)’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조 교사는 “과제를 평가하는 기준과 기한을 주고 제출된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면서 “학교에서 수업하는 것처럼 여유를 갖고 운영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연습해보길 권합니다. PC와 휴대전화로 동시에 접속해 학생 입장에서, 또 교사 입장에서 수업을 비교해봤으면 해요. 시뮬레이션을 통해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연습도 필요하고요. 용기를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료들이 옆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