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당정이 추진 중인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신입생 후보를 시·도지사와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게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26일 하윤수 교총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현 정부가 그토록 주창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상”이라며 “의료 인력 채용 과정에까지 진영·이념이 개입해 공정성을 훼손할 여지를 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공의대는 공공 분야에서 필요한 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역학조사관, 감염내과 전문의 등을 길러내는 게 목적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전문 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지탄 대상이 된 건 신입생 선발 방식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공식 블로그에 ‘팩트 체크’라는 자료를 올려 ‘시·도지사 추천에 의해 해당 지역 출신자를 선발하고 해당 지역에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의료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한다’는 부분을 설명했다. “시·도지사가 개인 권한으로 특정인을 마음대로 추천할 수 없다”면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선발에 참여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선발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대판 음서제’ ‘제2의 조국 사태’를 불러온다는 비판 여론만 거세졌다.
교총은 “전 법무부 장관 자녀 특혜 논란을 빌미로 현 정부는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내놓고 시행령 개정으로 외고·자사고 폐지 절차까지 밟았다”며 “그렇게 공정의 칼을 빼든 정부가 공공의대 학생 선발에 시·도지사와 시민단체에게 추천권을 주겠다는 것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각계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성추행, 선거 개입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시·도지사, 단체장과 친소 관계에 있는 시민단체에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법무부 장관 자녀 특혜 논란으로 큰 박탈감을 경험한 학부모들 사이에선 ‘엄마·아빠가 시민단체 인사가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자조 섞인 지적도 나온다.
교총은 “의사는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전문성과 자질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시·도지사와 시민단체에게 학생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은 의혹과 갈등을 초래할 게 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공의대 학생 선발은 오직 실력에 의해야 한다”며 “그것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