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부여하는 임용시험규칙을 두고 교육 현장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부여하는 규정 철회를 요구합니다’(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722)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하루만인 15일 오후 기준 5만 40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교사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지적했다.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주면 교육감의 입맛에 맞는 교사만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교사의 실력보다 사상이나 이념이 우선시 될 것을 우려했다.
청원인은 “교육감이 임용시험 과정에 적극 개입하게 되면 교사의 실력보단 사상이나 이념 중심으로 교원 선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교원 임용시험이 대체 무슨 문제가 있길래 이리 성급히 몰래 선발 과정을 바꾸려 하는지 교육부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의 자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정한 절차와 중립적인 과정으로 선발하지 않으면 특정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정권의 사상에 부합하는 사람만 교사가 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며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분야”라며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중립적으로 교원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청원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올려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 선발 과정의 공정성 등이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교육만은 정치적인 논리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지역마다 교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교사의 정치적 견해가 교육에 반영될까 걱정된다” “공정한 시험으로 선발된 교사에게 자녀를 맡기도 싶다” 등 반대 의견을 내놨다.
교육부가 오는 10월 중에 공포하겠다고 밝힌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 개정령안’은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 권한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 교원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수업 시연 및 심층 면접으로 치러진다. 각각의 성적을 50%씩 반영, 합산한 성적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개정 규칙이 시행되면 1차 필기시험은 그대로 시행하되, 2차 시험의 과목 구성과 배점을 교육감이 정할 수 있다. 또 1차, 2차 시험 성적의 반영 비율까지도 교육감이 정한다. 주관적,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커 시험의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국교총은 개정 규칙을 원안대로 밀어붙일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