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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2] 메타버스가 교육을 만난다면

‘메타버스(metaverse)’를 향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이는 또 한 번 교육계에 불어 닥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곧 지나갈 유행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메타버스가 전 세계 경제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빠르게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듀이(Dewey)는 생활 경험적 관점에서 교육이란 생활이며, 성장이고, 사회적 과정이자 계속적인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하였다. 그에게 교육이란 끝없는 경험 개조의 과정이며, 경험을 사회적·실용적으로 넓히고 깊게 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 역시 최신 기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교육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시도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세계관을 확장시켜주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런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기에, 그 속에서 다양한 경험적 시도와 실패 그리고 시행착오 속에서 더 큰 성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에 말이다. 

 

‘메타버스’ 너는 누구?
그렇다면 메타버스가 대체 무엇이고,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메타버스란 가상·초월의 의미인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온라인 속 가상공간에서 아바타 모습으로 구현한 개인이 돈을 벌거나 소비하고, 놀면서 일하는 상호소통과 현실 활동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초월적 가상공간에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콘텐츠가 모이게 되고, 그 안에서 현실세계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즉,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겠다. 따지고 보면 AR·VR로 대변되는 가상현실·증강현실은 이전에도 있었고, 더 이전의 싸이월드처럼 도토리를 모으며 온라인에서 친구들을 만났던 세상도 존재해왔다. 그럼에도 메타버스가 요즘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키워드가 된 까닭은 무엇이며, 우리 교육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첫째,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시대가 급속히 도래하면서 모든 기술의 원격지원이라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켜 나갈 수밖에 없는, ‘디지털 지구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영상회의·원격수업·재택근무 등 대부분의 일상 활동에 비대면 방식이 빠르게 침투하였고, 대중 집합이 지속적으로 금지되고 제한되면서 교육·의료·공연 등 모든 분야에서 단순 일방 중계를 넘어 메타버스와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교육현장을 떠올려보자. 처음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겼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지루하고 비효율적인 원격수업만으로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보다 효과적인 원격수업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였다. 그렇게 커졌던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에 대한 요구는 이제 가상공간에서 아이들이 직접 돌아다니며 수업도 듣고, 학교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놀 수도 있는 새로운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옮겨가고 있다. 


줌이나 구글 미트와 같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 플랫폼이 여전히 수동적인 위치에서 교사의 지시에 따라 수업을 듣고 발표하고, 쉬는 시간에는 잠시 현실세계로 나왔다 다시 수업이 시작되면 가상세계로 들어가야 하는 공간이라면,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의 수업은 이와 사뭇 다른 모습일 수 있다. 수업과 상관없이 학생들은 이미 메타버스 세상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생활을 영위한다. 그러다 등교시간이 되면 학교로 이동하여 친구들과 만나고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동아리활동도 자유롭게 해나갈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면 실시간 쌍방향수업을 받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자유롭게 메타버스 교실 속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친구들과 여전히 상호작용하며 현실세계에서 해왔던 것과 같은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또다른 자아실현을
둘째,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해 현실세계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과 목표를 실현해 나갈 수 있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환경에 노출됐기에 가상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 이들의 절반 이상이 스냅챗·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하루에도 수차례 사용하며, 비디오 스트리밍을 하는 시간이 1주일에 23시간 이상 된다고 한다. 


또한 사회적 이슈,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데도 상당히 적극적이며, 하나의 게시물·트윗 또는 상태 업데이트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게임·유통·광고업계 등이 주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는 Z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개발이 활기를 띄고, 메타버스를 핫 키워드로 만들고 있다. 


이는 교육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 가능하다. 현실세계에서는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직업세계를 메타버스 속에서는 경험할 수 있다. 메타버스의 선두주자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레고처럼 생긴 아바타가 되어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게임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등교를 못 하게 된 미국 초등학생들이 상호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했고, 하루 평균 접속자만 4,0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그 인기가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이용자와 함께 테마파크를 건설하고 운영한다. 애완동물을 입양하여 키울 수 있고, 레스토랑을 지어서 경영해 볼 수 있으며 스쿠버다이버가 되어 전 세계 곳곳을 헤엄칠 수 있다. 다양한 세상과 직업군을 경험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야 하는 학생들에게 경험하지 못할 세계가 없다는 점이 바로 이 메타버스 세상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이런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체험의 세계는 가상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상세상에서의 음악활동이 현실세상의 음악활동으로도 이어지고, 가상세상에서의 가게운영이 실제 현실세계의 수익과도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한다면 미래 우리 학생들의 직업·진로체험이나 금융·경제교육과도 연계해볼 수 있는 시사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 우리나라 메타버스 선두주자인 모 기업의 경우 나만의 아이템을 직접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되어 이를 판매할 수 있게 했다.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내가 현실세계에서 못했던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셋째, 실감형 콘텐츠를 가능하게 하는 5G·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메타버스 핵심 기술인 AR·VR을 포함한 XR(확장현실)이 점차 성숙단계로 접어들면서 메타버스 시장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는 교육적으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잠시 디지털 교과서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성 여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서책형 교과서에서 디지털 교과서로의 전환은 단순히 종이에 담던 내용을 모니터로 옮긴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의 전환은 교수·학습방법의 새로운 전환을 요구한다. 디지털화된 교육의 내용은 초연결세상에 접근이 가능하므로 새로운 지식으로의 전환과 연결이 매우 용이해진다. 또한 수정이 용이하고 데이터화된 모든 학습행동이 저장되면서 이를 분석한 결과를 새로운 교수·학습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실감형 콘텐츠 교육효과 클 것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교육 역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실감형 콘텐츠가 주는 역동성과 현실감은 교육의 효과성에 큰 진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디지털 교과서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들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면 지금의 빠른 기술적 발전은 이전보다 훨씬 더 훌륭한 실감형 교육 콘텐츠 개발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문제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연결되고 융합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지식의 폭을 상상 이상으로 확장시켜 줄 것이다. 또한 이 모든 교육데이터들은 더 나은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교육활동을 위한 데이터로서 다시 또 활용되는 선순환적 디지털 교육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상으로 ‘메타버스’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키워드가 된 까닭과 우리 교육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메타버스 산업이 이제 막 부흥하고 있고 교육에의 접목 역시 아직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교육에 적용된 사례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은 그런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나갈 때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사실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를 가능하게 함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다양한 세상에 대한 경험적 시도를 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그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어쩌면 우리 교사가 해야 할 당연한 숙제는 아닐까. 메타버스와 교육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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