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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2021 국정감사] 사이버 학폭 갈수록 심각…교육부는 ‘나 몰라라’

학교폭력예방법서 위임한 사이버 학교폭력 관련법 부재…교육부 10년째 방치
사이버 폭력, 일반 학교폭력과 차이…현행 학교폭력예방법으로 손도 못대
윤영덕 국회의원 “사이버 학교폭력 특수성 반영한 예방 체계 마련 시급”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전국 초‧중‧고의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 실시되는 동안 사이버 학교폭력이 늘고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교육부 차원의 예방 대책과 제도 개선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윤영덕(광주 동남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전체적인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전년 대비 0.7%p 줄었지만, 사이버폭력 비중은 2019년 8.9%에서 2020년 12.3%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원격수업 증가로 학교폭력 발생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사이버폭력 예방‧대응 가이드’에 따르면 사이버폭력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학생을 대상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여 발생하는 모든 폭력 행위를 의미한다. 

 

사이버폭력의 대표적 유형은 ▲사이버 언어폭력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갈취 ▲사이버 스토킹 ▲사이버 따돌림 ▲사이버 영상 유포 등이다.

 

일반적으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초대한 뒤 욕설을 퍼붓는 ‘떼카’, 피해자가 대화방을 나가도 계속해서 초대하는 ‘카톡 감옥’, 이와는 반대로 대화방에 일부러 초대한 뒤 대화방에 있는 사람들이 일순간에 퇴장하는 ‘방폭’과 ‘데이터 셔틀’ 등 유형도 다양하다.

 

하지만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와 ‘사이버 따돌림’만 학교폭력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과 처벌에 한계가 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4월 ‘학생 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응 방안’을 통해 학교폭력의 유형으로 사이버폭력의 개념과 범주를 명확히 하겠다고 했지만, 근본적 처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윤영덕 의원은 “사이버폭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일반 학교폭력 사안과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12년 신설된 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의3 ‘정보통신망에 의한 학교폭력’ 규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한 신체상‧정신상 피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윤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임 법률의 취지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학교폭력과 관련해 다른 부처와 통합적인 대책을 따로 법률로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관련 사항을 다른 법률로 정하라는 규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현행 법률을 근거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한 신체상‧정신상 피해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여 추가 필요한 사항을 따로 법률로 정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2012년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후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교육부는 해당 법률을 제정하지 않아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 학교폭력 피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사이버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주무 부처인 교육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의원은 “사이버 학교폭력을 규제하기 위한 통일된 법률 규정이 없어 기존 학교폭력예방법, 정보통신망법, 형법 등을 적용해 사이버 학교폭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이버 학교폭력은 가해자 처벌보다 예방 대책과 피해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사이버 학교폭력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와 예방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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