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전역에 세계적 팬데믹인 코로나19가 더욱 창궐하는 가운데, 2021년 한국에서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월 1일 제8기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특히, 제20대 대선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허구적 공약, 네거티브, 고소·고발 난무 등 이전투구(泥田鬪狗)식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들이 작금의 대선판을 보고 대선 후가 걱정이라고 한탄한다. 공약과 정책은 사라지고 상대편의 허물을 침소봉대해 득표하려는 정치 모리배식 선거운동도 큰 문제다. 외신들도 이번 한국 선거를 역대 최악의 난장판 선거로 보도하고 있다.
후보들은 사탕발림식 공약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분석·성찰해 보면 현실성이 결여된 그저 표를 얻기 위한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리가 있다. ‘묻지마식’ 내용으로 ‘무엇’은 있는 데 실행 도구와 방법인 ‘어떻게’는 빠져 있는 공약이 즐비하다.
집권 후 큰 정부,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공동 정부, 연합 정부를 열겠다는 두루뭉술한 공약도 다분히 표만 의식한 구두선이다. 그런 공약이 대선 후 지켜질 리도 없으려니와 공약 준수의 책임을 물어봐야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당의 “정권 연장”이나 야당의 “정권 교체”는 모두 과거에 묶여 있다. 잘못됐으니 바꾸자고 할 뿐, 바꾼 이후의 미래를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공양과 정책의 본질은 미래 청사진인데, 정작 정당과 후보들은 묻지마식 정권 연장, 정권 교체의 사자후만 토해내고 있다. 대선 후가 암울할 것이라는 방증이다.
공약은 대 국민 약속이다. 그러므로 실현가능성이 그 본질이다. 국민들은 이익을 약속하는 많은 공약의 홍수 속에서 현재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판단의 준거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국가 발전과 개인 성장을 위해서 함께 힘과 뜻을 모아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수많은 부실 공약을 추진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지 어느 후보도 속 시원한 대답을 제시하주지 못하고 있다. 공약은 신중히 제시해야 하는 데 무조건 저지르는 식으로 남발하는 게 더 큰 문제다.
일반적으로 국가 비전은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진단, 다수 국민의 염원과 희망, 국민 모두를 결속해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줄 시대정신으로 구성된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희망, 미래, 행복, 공감, 나눔, 동행을 실천할 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 여야가 이런 국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니 대선이 능동적으로 세상과 한국을 바꾸어가는 ‘변혁적’ 선거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저 내 편의 ‘쪽수(유권자수)’를 늘리고 대중에 영합해 지지를 확보하려는 ‘거래적’ 선거에 그친다. 이를 과감히 혁파해서 갈라치기를 지양하고 미래를 열어가도록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청년 미래에 대한 구상을 담은 새로운 국가 비전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
현재 극도로 침체된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위기의 도미노 현상을 역전시킬 수 있는 국가 비전은 뭐니뭐니 해도 창의적 인재국가, 혁신경제·문화강국, 지속가능발전 생태적 포용국가, 청년 비전의 미래국가, 글로벌 미래 인재 육성 교육국가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과거에 한국은 높은 교육열과 지속적 교육 투자에 의해 빠른 성장을 이뤘으나 기존 지식의 단순 암기와 주입식, 시험 위주의 등수 경쟁으로 잠재성장률이 하강하는 근본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특히 근본적으로 교육의 틀을 바꿔서 교육 대혁신으로 육체노동과 암기한 명제적 지식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과거의 ‘육체 국가’에서 두뇌노동과 새로운 절차적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미래의 ‘두뇌 국가’로 혁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 지식과 문화예술에 의해 추동되는 혁신경제와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교육의 대 혁신으로 21세기 시대정신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총체적 국가 체제가 혁신돼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혁신과 국민 행복 중심 사회안전망 확충,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생태적 포용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그게 미래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사회보장제도 확립, 사회복지국가 건설의 지향점이다.
이 시대 청년들은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인재들이다. 따라서 세계화 시대,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교육의 틀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활용하면 상당한 정도의 미래예측이 가능하고, 현재의 한계를 벗어나 미래를 향한 기획이 가능해진다.
한류문화·교육·의료·도시개발 등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과 메타버스 기술 등을 활용하면 한국의 경영 활동 공간을 세계로 확장하는 글로벌 경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미래 교육의 내용과 방법 등을 미래 교육에 집중하여 청년들이 자신과 사회,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도록 지원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는 한국에 선진국 지위를 부여했다.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을 공인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 6위 무역 국가, 세계 10위 경제 규모, 국민소득 3만 달러 등 한국이 선진국임을 말해주는 지표를 이미 달성했다. 6.25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섰고, 산업화·민주화의 진통을 겪었으며, 앞선 나라들을 모델 삼아 끊임없이 개혁해왔다. 마침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유일한 사례가 됐고, 우리는 공식적인 선진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거 추격형 국가에서 이제 모든 분양의 질을 더욱 보장하고 발전시키는 발전형 국가의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현재 지구촌 코로나19 대란 속에서 전 세계인들이 신음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2020년 초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발한 코로나19는 2월말 현재 확진자 근 3억 5천만명, 사망자 근 600만명 정도가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확진자 215만여 명, 사망자 7,500여명이 발생했다. 이전의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사태를 능가하는 지구촌 최대 재앙이다.
온 국민이 오랫동안 목표했던 선진국에 오른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은 사면초가의 위기다. 코로나19 위기, 고용 위기, 양극화 위기, 인구 위기, 기후 위기, 안보 위기, 국민 분열 위기 등 산 넘어 산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대 사회 체제와 국가 경영에 희생돼 희망을 잃고 체념과 신음하는 청년 백수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법령과 규칙을 준수해 선량하게 살아온 청년들이 인정받고 대우 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 현실을 성찰하고 이를 바로 세워야 한다. 대선 후보들도 이 시대 서글픈 청년 세대, MZ 세대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정권 교체, 적폐 천산 등 과거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청년을 위한 미래’를 말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몸소 긁어줘야 한다.
자고로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숱한 위기와 거센 변화 속에서 선진국에 오른 한국은 이제 무엇을 목표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국민적 고민을 할 때이다. 이러한 즈음에 제20대 대선이 열린다. 이번 대선은 미래 5년의 한국호의 방향키를 쥔 선장을 뽑는 선거다.
이번 제20대 대선이 역대 최악의 혐오 선거,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선거, 뽑을 후보가 없어 기권이 정답인 선거라는 국민의 지탄을 정당과 대선 후보들은 겸허하게 성찰해야 한다.
이제 곧 제20대 대선의 주사위는 던져질 것이고, 5월 10일 새 대통령이 취임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대선과 대선 후를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당과 후보들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선거운동과 공약,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최악의 혐오, 네거티브, 마타도어 선거인 이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대를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 (Ulrich Beck)이 지적한 대로 위험사회인 미래 사회에서 청년들이 한 가닥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등불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는 유념해야 한다.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그들이 코로나19 대란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새로운 계기를 조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재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진정한 선진국은 건전한 청년들이 행복하게 꿈과 희망을 펼치는 건전한 사회가 기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