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원연구비를 매월 7만 5천 원씩 균등 지급해온 충남교육청이 교육부로부터 경력·직급·학교급에 따라 차등지급하라는 시정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충남교육청은 교육부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계속 투쟁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알다시피 교원연구비는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원의 예우사항이다. 하지만 교육부 훈령인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을 기준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현재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차등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교원연구비는 유·초등과 중등 간에 5만 5천 원~7만 8천 원(도서벽지 근무 3천 원 가산)까지 지역·학교급·직위·교육경력별로 차등 지급되고 있다(<표 1>).
교원연구비 차등지급은 현장에 불만
이렇게 차등지급이 생긴 이유는 지난 2014년 교원연구비 규정을 새롭게 만들면서 유·초등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의 보전수당으로, 중등은 해당 연도 전국 평균액(6만 원)을 가져와서 서로 다르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교원연구비를 책정할 당시 유·초등과 중등의 지급기준을 서로 통일해서 지급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 교사에게 학교급별·경력별·직급에 따라 교원연구비를 다르게 지급해왔고,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교원연구비가 시·도교육청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은 교원연구비가 인건비로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교원들의 불만이 지속된 이유는 일부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지급단가 규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체적으로 지급하면서 금액이 적게는 5천 원, 많게는 2만 원까지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의 교원연구비 지급규정은 위임·행정규칙으로 세분되어 있고, 지역별로는 각종 지침·훈령·교육규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 교육부 훈령을 그대로 반영하여 교원연구비를 책정하였지만, 광주·경북·제주·경기는 초등과 중등 간에 차이를 두고 있다. 특히 경기도 중등교원의 경우 다른 시·도교육청 초등교원보다 5천 원, 5년 미만의 교사는 무려 2만 원이나 적게 받고 있다(<표 2> 참조). 이처럼 교원연구비 지급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여 학교 현장에서는 그동안 불만이 아주 많았다.
그렇다면 시·도교육청마다 교원연구비를 지금처럼 계속 차등지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교사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사기 저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유·초등학교나 중등학교는 교사들의 근무여건·근무환경이 조금씩 다를 뿐,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직급·경력·학교급에 상관없이 같은 수준의 교원연구비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원안대로 초·중등 및 교육경력·직급에 따라 교원연구비를 차등지급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기만 하고 있다. 이는 차별을 당연시하는 결과이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유·초등과 중등의 교원연구비 예산 재원이 서로 달라 조정 중이라며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에 교원연구비 급별 차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요청을 했지만, 반영해주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현장교원·교원단체·교육감도 교원연구비 한목소리
알다시피 교원은 높은 사명감·책임감·자부심·긍지를 가지고 근무하는 전문직이다. 또한 학교급별·직급별로 업무에 큰 차이가 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원연구비를 차등 지급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 할까?
우선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의기를 고양하기 위해 교원연구비를 소폭 인상하여 경력·직급·학교급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7만 5천 원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 최대의 교원단체인 교총을 비롯하여 다른 교원단체들로 교원연구비 균등지급을 주장하고 있고, 대부분의 교육감 당선인도 교원연구비를 상향 조정하여 균등지급할 것을 핵심공약사항으로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학교급이나 직위·경력에 따라 교원의 연구활동이 특별하게 차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 지원과 사기를 고양하기 위해서라도 교원연구비를 최고 지급단가로 통일해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교원연구비 지급 단가는 3년마다 타당성 검토를 거쳐 반영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 7월 시·도교육청에서는 교육청마다 다른 교원연구비 지급기준을 통일하여 지급하자는 의견이 다수 의견으로 제시되었지만, 최종 논의과정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교원연구비 차등 없이 균등하게 지급해야
교원연구비 지급규정과 관련하여 다음 개정 시점은 2023년 7월 1일이다. 따라서 지금이 교원연구비 균등지급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만약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내년에 교원연구비 지급규정을 협의하고, 논의를 시작한다면 이미 늦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 대다수 현장교원·교원단체·교육감이 ‘전국 시·도교육청별로 다르게 책정된 교원연구비 지급기준을 통일해서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의견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는 지금, 하루빨리 협의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알다시피「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과「교육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이 처리하는 업무강도에 비해 ‘특별히 우대받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별로 없다.
교원연구비가 학교급별로 다르게 책정되면 나중에 교원의 지방직화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즉 해당 지역 간의 교원수급 불균형, 시·도 간 교원보수 및 근무조건의 차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마다 운영방식·처우개선·복리후생·근무여건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면서 형평성 문제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교사 간에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교원의 보수지급 주체를 놓고 교육부 및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지금도 교원연구비 하나를 가지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하루빨리 교원연구비를 경력·직급·학교급별로 차이를 두지 말고 모두 균등하게 지급해야 한다.
교원의 사기는 교육력과 직결된다. 따라서 소를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교원연구비 지급은 직급·경력·학교급에 상관없이 모두 균등하게 지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