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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당신의 거북목이 위험하다

2023.독서일기 - '치매 걸린 거북이는 없다'

거북목이 치매를 부른다고?

모든 의학에 100%는 없기에 거북목과 치매의 연관성을 100%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거북목 치료가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많은 환자를 통해서도 확인했고, 친구인 신경과 전문의의 검증까지 거친 후 확신하게 되었다.

 

다소 엉뚱한 방향에서 치매를 연구하고 바라본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만큼 확신이 있기에 ‘거북목과 치매’란 새로운 시각의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정형외과 전문의로 25년 이상 노인환자를 접해 온 필자가 선보이는 의학 정보를 담은 것이며 단순한 가설로 집필한 게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 - 출판사 리뷰 중에서

 

나는 직업 상 컴퓨터 앞에서 수십 년간 일했던 사람이다. 지금도 컴퓨터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거북목으로 어깨가 결리고 묵직한 느낌으로 늘 피곤함을 느낀다.

 

나의 건강 상태를 볼 때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아서 골랐던 책이다. 다소 엉뚱한 발상 같은데 정형외과 의사로서 오랫동안 치매 환자를 관찰하다 얻은 귀납적 연구 결과라서 설득력이 있는 책이다.

 

찾고 싶은 책은 아니었지만 도서관 반납코너에서 한눈에 들어왔다. 열람실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하듯 앉아 있는 나이든 애독자가 여러 명 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보다 내놓은 듯싶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연필로 같은 굵기로 책마다 줄을 그어 놓은 사람이다. 자기 책도 아닌데 볼만한 책들은 꼭 그렇게 줄이 그어져 있어서 신경이 쓰인다. 사서 직원에게 안내 팻말이라도 붙이라고 말해야겠다. 

 

25년간 정형외과 의사가 지켜본 치매 노인의 공통점은 거북목이었다고. 치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리고 자신을 찾아온 환자들의 경추를 치료하면서 얻은 효과를 통해 거북목과 치매가 연관이 있음을 알고 제안의 성격을 띠고 출간한 책이다. 그러니 거북목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치매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하기보다는 미리 예방하고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으로 읽었으면 한다,

 

거북목 증후군 체크리스트

1. 옆에서 볼 때 어깨보다 귀가 앞으로 나온 듯하다. (4점)

2. 목 뒤가  뻐근하다. (1점)

3. 자주 목과 어깨가 결리고 딱딱하게 굳는다. (1점)

4. 사무실에서 하루 컴퓨터를 8시간 정도 사용한다. (2점)

5.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8시간 이상이다. (2점)

6. 일할 때 거치대 없이 노트북을 사용한다. (3점)

7.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2편 이상 본다. (3점)

 

8. 목을 뒤로 젖히면 뻐근하면서 아프다. (2점)

9. 피곤할 때 가끔 두통이 발생한다. (1점)

10. 등이 굽었다. (3점)

11. 자주 잠버릇이 나쁘다는 말을 듣는다. (코골이) (2점)

12. 어떤 베개를 사용해도 편하지 않다. (3점)

13. 목, 어깨를 들어 '똑똑' 소리를 내는 습관이 있다. (2점)

14. 자고 일어나면 대부분 목이 아프다. (3점)

체크 항목 점수의 합이 10점 이상이면 거북목이거나 거북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43쪽

 

나는 이 책 덕분에 컴퓨터 사용 환경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니터를 눈높이와 거의 비슷하게 올리는 것만으로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화면을 보게 되어 목이 덜 아프다. 고개를 들고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자판의 위치도 따라서 올렸다. 고개를 들었더니 등을 의자 등받이에 곧게 세워 허리가 펴지는 효과도 있다.

 

목과 어깨가 덜 아프니 피곤하지 않아 눕는 버릇이 사라졌고 낮잠을 안 잔다. 그러니 당연히 밤에 숙면을 취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내 생각도 저자와 같다. 목을 세우니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이 개선된 것이다. 지식은 역시 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준다.

 

현직에 있을 때 교사용 컴퓨터 모니터는 교탁용 책상에 구멍을 뚫어 아래에 내려놓고 사용하도록 맞춤형 교탁을 사용했다. 학생들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게 하려는 시도였지만 그것이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었는지 모른다. 나중에는 책상을 출입문 가까이 두고 컴퓨터를 위로 올려 학생들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는 쪽으로 이동시킨 경험이 있다.

 

교실마다 그렇게 설치되었으니 얼마나 한심한 노릇인가! 교사용 책상을 출입문 쪽으로 놓으면 될 것을 수업 중에 컴퓨터를 사용하여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때로는 학생용 작은 책상에 모니터를 올려놓고 학생들의 시선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고개가 덜 아프도록 옮겼지만 고개를 숙이고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그 오랜 습관으로 손목터널 증후군도 생기고 어깨와 목은 늘 아팠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거북목 증후군은 직업병일 수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행정실 직원들도 날마다 목을 감싸며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교육공무직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보다 컴퓨터를 보고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은, 근무시간 내내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 사람들이니 오죽 아팠을까. 어쩌다 쉬는 시간에 들르면 나는 그분들의 목덜미를 주물러 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자지러지게 아파하면서도 시원하다며 좋아했다.

 

컴퓨터와 휴대폰의 편리함 뒤에는 거북목 증후군이라는 복병이 숨어 있으니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게 진리인 모양이다. 최장수 거북은 800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과 달리, 거북이는 머리와 심장이 평형을 이루어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류가 원활해서 치매가 없는 것으로 본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바꾸어 말하면 거북목은 뇌로 가는 길목인 경추에 문제를 유발시켜서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여 치매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추측하는 책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검증되거나 연구된 논문은 아님을 전제로 한 책이다. 그럼에도 치매 노인의 대부분이 거북목을 가졌다는 데서 힌트를 얻어서 치료에 적용하여 성공한 사례를 밝혀 놓았다. 

 

거북목을 치료하여 노인성 기억력을 증진시키거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도 거북목 치료로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의 경추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서서히 나빠지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고개 숙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넘치는 현실에서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도 거북목이 많아지니 걱정이다.

 

당신의 목이 거북목 증후군으로 걱정이 된다면 컴퓨터 화면을 눈높이로 올리고 스마트폰을 고개 숙이지 않고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고개를 드는 것만으로 허리가 곧게 펴지고 귀가 어깨 앞으로 덜 나오게 된다. 우리의 경추는 유연하기 때문에 고치기 쉽다. 거북목을 교정하는 자세와 방법은 검색만으로도 알아볼 수 있어서 이 글에서는 쓰지 않았다. 

 

저자는 평생 목을 들고 사는 거북이의 수명이 800년이나 된다는 거북목인 거북이에게 치매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 이유는 거북의 목은 주름이 많아서 유연하며 특히 목과 머리, 몸이 수평을 이루어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이 원활한 것을 그 이유로 보았다.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니 몸 전체의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결론이다. 

 

거북목인 거북이에게는 없는 치매가 없다는 저자의 단언은 아직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추론이지만 시사 하는 바기 크다. 거북목이 아닌 사람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그 누구라도 경추가 건강한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허리를 곧추세우지 않는 자세,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사람들, 고개를 내밀고 불안정한 자세로 컴퓨터와 한 몸처럼 사는 현대인이 많으니 이 책을 만나는 행운을 잡으시라.

 

나는 이미 이 책의 덕을 보고 있어서 자신 있게 추천한다. 소중한 내 목과 허리를 위하여, 고개는 들고 허리는 곧추세우고 틈만 나면 스트레칭도 하자. 혹시 아는가? 거북목을 고쳐서 거북처럼 치매 없이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행운을 누릴지. 백년을 넘어 그 이상까지도. 좋은 책을 만나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행운도 따라온다. 힘든 세상, 혼자 있는 시간만이라도 고개 숙이고 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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