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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AI 튜터, 적일까? 동지일까?

AI 튜터는 교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교육부가 2025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메타버스가 적용된 디지털교과서이다. 학생들의 성취 수준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AI 튜터이다. 교사의 역할을 보조하는 수단이지만, 디지털교과서와 함께 에듀테크 교육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AI의 파급력과 가능성은 기존의 혁신이나 기술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 강력하다. 그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와 불안, 수많은 질문이 교차하고 있다. 

AI가 교사를 대신하게 될 것인가? AI 시대에 교사에게 무엇이 요구되는가? AI는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을 키워 주는가? 아니면 오히려 의존도를 높이는가? AI는 교육내용과 방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AI 교육은 누구의 몫인가? AI는 교사의 적일까? 아니면 동지일까?

 

이번 호는 에듀테크 교육을 대표하는 AI 튜터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활용 가능한 것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AI 튜터의 등장으로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AI 튜터는 수업현장에 어떻게 활용되는 것인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교사를 대신할 수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기술력만을 내세운 AI 교육을 과대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와 경고의 시각도 담았다.

 

왜 AI 튜터인가?
교사와 의사의 역할은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책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상당부분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고, 개별학생이 자신의 인생을 잘 영위하는데 필요한 지식·기술·태도를 개발하도록 돕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사는 수업을 계획·실행하고, 학생의 학습을 평가하고, 학생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피드백과 지원을 제공한다. 더불어 긍정적인 학습환경을 조성하여 사회적·정서적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의사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건강증진과 예방을 담당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를 검사하고, 진단·테스트를 실시해 해석하며, 치료계획을 개발하고 실행한다. 또한 환자와 그 가족에게 질병을 관리하고, 건강 유지방법을 교육하며, 상담을 제공한다. 언뜻 보면 매우 다른 목적의 책임과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교사와 의사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사회적 사명을 공유하고 있다. 교사의 교육과정 설계·운영단계와 의사의 진단 프로세스를 살펴보자.  

 

● 교사의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단계
교사의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 계획: 교사는 학습목표 및 표준에 부합하는 수업을 계획하고 설계한다.
- 전달: 교사는 강의·토론·실습활동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수업을 실시한다.
- ‌평가: 교사는 퀴즈·시험·관찰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생의 학습을 평가하고 숙제를 부과한다.
- ‌수업결과 환류: 교사는 수업효과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수집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한다.

 

● 의사의 진단 프로세스
마찬가지로 의사의 진단 프로세스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 ‌병력 청취: 의사는 환자의 증상, 과거 병력 및 약물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 환자의 병력을 수집한다.
- ‌검사: 의사는 환자상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신체검사·혈액검사·영상검사와 같은 검사를 실시한다.
- ‌진단: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 및 실험실 검사 중에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는 진단을 내리고, 약과 주사 처방 같은 치료를 한다.
- 후속 진단: 환자의 증상 추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모니터링해서 필요에 따라 조정한다.


요약하면 교육과정과 치료과정은 둘 다 필요를 이해하고, 목표를 설정한 후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방식(정보수집·분석·계획수립·수업·진료의 실행·처방·결과 분석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의사는 체계화된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전문성을 더해 1:1 처방을 내리지만, 교사는 진단 결과의 도움 없이 20~30명의 학생을 마주하고 진단한다는 점이다.

  

AI 튜터가 지원할 수 있는 일 & 교사가 주도해야 할 일
인공지능(AI) 튜터는 AI를 사용하여 학생들에게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컴퓨터 기반 프로그램이다. 특히 최근에는 언어학습·수학학습 등 AI 튜터의 활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관련 연구에서 AI 튜터 활용이 성과가 낮은 학생들의 성취 격차를 줄이고, 학생의 참여와 동기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AI 튜터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교수·학습을 크게 향상시키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개인화된 교육 및 적응형 학습
학생 수준과 환경에 따라 학습콘텐츠의 전달방식을 조정할 수 있으며, 학습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개인화된 교육 및 지원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습을 동기화하고 학습효과를 증진시킨다.

 

● 즉각적인 피드백 및 지원
학생들에게 작업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질문에 답하고, 자료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 참여도를 높이고 교사의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

 

● 대상 지원 및 데이터 분석
다양한 방식의 형성평가 결과와 참여도 등 학생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역을 식별하고 교사가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든 학생이 배경·능력 또는 사전 지식과 관계없이 도움받을 있다.

 

● 관리 작업 자동화
AI는 과제 채점 및 피드백 제공과 같은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을 자동화하여 교사가 교육 및 학생과의 관계 구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종종 AI 튜터가 도입되면 교사 역할이 사라질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주요한 특성 중 하나는 AI가 학생 성취 수준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전통적인 교실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맞춤화된 교육을 제공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도 다수가 함께 학습하는 교실수업에서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AI 튜터의 변별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AI 튜터는 학교교육에서 교사가 채워온 본질적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 왜냐하면 AI 튜터가 학생들의 수준을 측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며, 필요한 안내와 인지적 학습을 제공하는 유용한 도움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학생들에 대한 통찰·공감·유대 등과 같이 교사만이 할 수 있는 교수 전문성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교사와 의사의 공통 특성에 관한 논의에서 의사가 엑스레이·피검사처럼 기술 발전에 힘입은 검사 장비들을 통해 환자 진단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다고 해도 의사의 오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정확한 진단 및 처방 없이는 적절한 치료행위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실제로 교사 역할을 AI 기반의 튜터링 시스템으로 대체한 알트스쿨(AltSchool)과 같은 학교의 경우 ‘철학 없는 교육모델의 실패’로 판명되어 이후 해당 시스템을 일반 학교에서 교사를 지원하는 모델로 바꾼 후에야 교육 수혜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AI 튜터는 자연어 처리 및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학생의 질문(쿼리)을 이해하고 맞춤화하여 정확한 응답을 제공한다. 또한 학생의 진행 상황과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교사가 적시에 개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개별화된 학습지원 외에도 과제 채점 및 피드백 제공과 같은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을 자동화하여 교사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 자동 작문평가 및 교정 서비스, 챗봇을 통한 자동답변 시스템과 같은 것들이 그 예이다.


아울러 이러한 AI 튜터 시스템을 교수·학습과정에 잘 활용하기 위해서 교사는 AI 튜터를 학생들의 개별화되고 맞춤화된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진단·처방·지원도구로 수업설계·운영·평가의 각 과정에 통합해 활용하고, 학생이 AI 튜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지원하여 성취를 도와야 한다.

구체적인 활용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에 부합되는 AI 튜터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수업에 맞게 구성되었는지 확인한다.
둘째, 전체 커리큘럼 및 수업계획에 AI 튜터 활용계획을 통합한다.
셋째, 학생들에게 AI 튜터를 소개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안내한다.
넷째, AI 튜터가 제공하는 학생의 학습진단 결과 및 진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업방향과 방법을 조정한다.
다섯째, 필요한 경우 개별학생별로 추가적인 지원 및 설명을 제공한다.
여섯째, 학생의 성과를 평가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며,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일곱째, 학생들에게 인간적인 접촉과 정서적 지원 및 지도를 제공한다.
여덟째, 다른 교사 및 관리자와 협력하여 AI 튜터의 효용성을 평가하고 개선한다.

 

AI 기반 교실에서 교사의 역할
교실은 다양한 목적·이해관계자·자원·활동들이 함께 하는 매우 복합적인 환경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실에 무엇을 구현하고 구현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교사의 역할은 가장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다. 교실에서 새로운 AI 기반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있어 교사는 AI 기술을 수업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이와 동시에 그 한계와 윤리적 고려사항을 인식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교실 오케스트레이션(Classroom orchestration)으로서의 역량을 길러야 한다. 


● 촉진자 및 안내자로서의 역할 강화
교사는 AI 기반 시스템 사용을 통해 학생들을 안내하고 개별학생의 학습적 요구에 따른 교육 및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책무가 있다. 더불어 학생들이 AI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 전문성 개발의 중요성
교사는 AI 기반 시스템의 기능과 한계, 교실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별학생들의 특성에 근거해 보다 깊이 있는 학습을 이끌어내는 AI 기술 기반의 수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 윤리적 문제탐색 및 책임 있는 기술 활용 촉진
교사는 교육에서 AI의 책임 있는 사용을 촉진하고,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편견과 같은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위험을 완화하고 AI 기술이 윤리적으로 사용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증진하는 데 핵심적 역할 수행
AI 기반 시스템은 인간 상호작용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증진시키는 데 활용되어야 하며, 교사는 인간적 상호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교실에서의 기술통합을 넘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교사가 스스로 전문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또 행동을 실천하는 ‘Teacher Agency(교사행위자성)’로서의 주도성을 확보해 진정한 가르치는 방식의 변화와 궁극적인 학생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일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 능력의 확장을 넘어 세계의 확장, 가치의 확장을 가져오는 시대, AI 튜터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이 우리 교육의 미래를 견인하는 교사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로 학교현장의 쓰임새를 잘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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