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각고 끝에 안착했다. 첫 테이블에 올랐던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초정파적 공론과 합의가 가능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정부에서 기초한 내용이 수정되면서 당연히 이견과 반목도 있었다. ‘민주주의’ 표현이 ‘자유민주주의’로 바뀌었고 ‘성평등’ 용어는 제외됐다. 교육계는 물론 정치·사회·시민단체에서도 성향에 따라 갈등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 희망도 봤다. 촉박한 심의 일정 속에서도 계속된 추가 회의와 소위원회 등을 통한 밀도 있는 숙의 과정을 거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쟁점에 대해 치열하게 격론하되, 사회적 합의와 법령에 따른 표결 절차를 따르고 승복하는 제도를 확보한 것이다.
국교위가 정부와 정치권의 교육행정 권력과 입법 독점의 틀을 깨고, 교육 민의에 기반한 새로운 교육거버넌스를 구축했다. 기대가 큰 대목이다.
국교위는 전문위원회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문적이고 세밀한 논의의 틀을 짰다. 전문위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국가교육과정, 특별위는 △대학입시제도개편 △지방대학 활성화 △전인교육 △직업·평생교육 △미래과학인재양성으로 구성됐다. 여기엔 전문가와 현장교원 등 15명 내외가 참여할 예정이다. 당면한 교육현안과 교육미래를 위해 필요한 영역으로 시의적절하게 조각했다.
새롭게 구성된 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메가톤급 의제인 대입 문제를 어떻게 이끌지 관심사다. 우리 교육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는 직업계고의 범국가적 대책 마련도 주목된다. 경도된 인권, 민주 시민 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인성 등 전인교육의 강조도 눈에 띈다.
국교위는 조급한 성과주의가 불러온 교육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충분한 공론과 숙의 과정은 물론이요, 이를 뒷받침할 많은 현장 교원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