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첫 정기국회는 9일 밤 “국민 앞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만큼 부끄럽다.”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본회의 인사로 막을 내렸다. 4대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첨예한 대립으로 새해 예산안 조차도 처리 못한 이번 정기국회를 지켜본 국민이라면 국회의장의 말에 공감을 할 것이다.
한 시민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17대 국회 개원 이후 국회에 제출된 1143 건의 의안 중 처리된 것은 281건(24.6%)에 불과하며 이중 법률 안만 떼어놓고 보면 972건의 법안 중 처리된 것은 171건(17.6%) 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초선의원의 대거 등장으로 제17대 국회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생산적 국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국회교육위도 이러한 여야대치의 한가운데 서 있는 상임위 가운데 하나이다. 4대법안의 하나인 사립학교법 문제로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교육위가 지금까지 처리한 법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 이와 관련된 부속법률 정도이다.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연내처리하려 하고 한나라당은 이를 반대하는 공방전속에서 50개에 가까운 계류법률안은 심의할 엄두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국회의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가지 제안을 하려고 한다.
먼저 4대 법안을 이유로 새해 예산 심의를 연기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법정기한을 넘겼지만 국회는 이제라도 예산안 진지하게 심의하고 처리한다면 국민의 신뢰회복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4대 법안 처리를 서두루지 말아야 한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 학교현장도 찬반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이를 강행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야당과 합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교육계의 화합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가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이때 여야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기 보다는 이 난국을 헤쳐나갈 방안을 찾는데 전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