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눈앞에 성과가 안 보이니 문득문득 불안해지지?” 요즘 들어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힘들다는 학생에게 ‘툭’ 한마디 던지자, 금세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린다. 무슨 마법을 부린 것도, 특별한 상담기법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학생에게 건넨 말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이처럼 애매모호하고 일반적인, 즉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을 ‘나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설명’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부른다. 그리고 바넘 효과를 실제 대화에 활용하는 대표적 기법이 바로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다. 바넘 효과 _ 누구나 공감하는 말의 함정 바넘 효과는 19세기 미국의 서커스·쇼 비즈니스의 거장이었던 피니어스 T. 바넘(Phineas T. Barnum)에서 유래했다. 지금 우리나라로 치면 SM이나 JYP 정도의 엔터테인먼트 CEO였던 셈인데, 바넘은 ‘누구에게나 맞는 말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홍보전략으로 대중의 호기심과 보편적 욕구를 파고들었다. 바넘은 ‘우
우리나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33년부터 만 65세로 늦춰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 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단절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어서, 정년연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검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전(前) 정부에서도 공무원의 단계적 정년연장 방안이 논의된 바 있으며, 세부내용에 관한 판단만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실제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는 여러 단위에서 제안을 내놓고 있으나, 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 간의 미스매칭 문제를 지적하며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 정부에서 고용시장의 정년연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공무원 정년연장과 호봉제 중심의 급여 체계 개편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제도 도입이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년연장은 쟁점과 이해관계가 복잡하며, 국민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5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학년도 전국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개최 건수는 4,234건이었다. 2023학년도 5,050건에 비해 감소하였으나, 초등학교의 경우 오히려 늘어났다(2023학년도: 583건 → 704건). 이는 교육활동 침해의 저연령화, 특히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의 증가라는 추세를 의미한다. 필자 역시 서울 소재 학교들에 직접적인 법률 자문을 하며,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가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에 대한 보호자 민원에 ChatGPT 등 AI까지 동원되는 것을 보고 달라진 추세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 현장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됨에 비하여 우리의 제도 개선은 너무 느리다. 사실 제도에 대한 비판은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제도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피해교원에 대한 심리적 지원과 같은 정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근절과 대책을 위한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부디 관련 정책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약간의 아이디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교육활동 침해 보호자에 대한 형
우리 사회는 전체 주민등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8년 고령사회를 지나 6년 만에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초고령 사회,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정년연장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고령자의 삶은 녹록하지 못하다. 통계청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6세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는 37.8%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혼자 사는 고령자의 55.8%는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혹여 준비하고 있더라도 ‘공적연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월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이 65만 원에 불과해 2021년도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노후 최소 생활비(부부 198만 원, 개인 124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년퇴직 이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하려는 고령층이 전체 고령자 중 69.4%(남성 77.6%, 여성 61.8%)에 달한다. 65세 정년연장을
현대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글로벌 무한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국가는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인재 양성 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진국들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하여 ‘수월성’ 제고를 토대로 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은 교육 수요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국가는 이러한 교육으로 사회·문화·경제·복지 등의 다양한 혜택을 다수가 누릴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의 ‘모든 학생을’ 지향하는 수월성 교육 사례인 ‘공동 프로젝트 ‘(학업)성취가 학교를 만든다’(Gemeinsame Initiative ‘Leistung Macht Schule’(이하 LemaS)’를 소개하고,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교육정책과 그 실천 사례가 우리나라 교육의 수월성 제고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제고 교육개혁 프로그램 독일은 2001년 수월성 교육의 방향을 영재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기회균등의 원칙에 기초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교육은 학생들의 소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주는 방향으로 이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부양가족이 있는 교원에게는 가족수당을 지급하게 됩니다. 가족수당 지급 요건을 명확히 알지 못해 추후에 환수 조치를 당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족수당의 부양가족 지급 요건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근거: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3장(가계보전수당) 부양가족 기본 요건(다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함) 1) 부양의무를 가진 공무원과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하여야 한다. 2) 해당 공무원의 주소 또는 거소에서 실제로 생계를 같이 하여야 한다. 3) 공무원수당규정 제10조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부양가족이어야 한다. 부양가족의 범위 1. 배우자(혼인관계가 성립된 경우로서 사실혼은 제외한다.) 2. 본인 및 배우자의 60세(여자인 경우는 55세) 이상 직계존속(계부 및 계모를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과 60세 미만 장애가 있는 직계존속 *직계존속은 조부모(외조부모 포함) 및 부모(양부모 포함)를 말한다. 3. 본인 및 배우자의 19세 미만 직계비속(재외공무원인 경우는 자녀로 한정한다)과 19세 이상 장애가 있는 직계비속 *여기서 직계비속은 자(子) 및 손(孫, 외손 포함)을 말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이름부터 도발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교육정책의 최전선이자 향후 5년간 교육 판도를 뒤흔들 핵심의제다. 대학입시와 대학 구조개혁은 물론 초·중등교육까지 연쇄적으로 변화를 예고한다. 지방대 몰락을 막고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 중심 대학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과연 현장의 저항을 뚫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다. 어쨌든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한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고 향후 5년간 교육정책의 중심축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학 입시와 대학 개혁은 물론 초·중등교육에도 큰 파장을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 구상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은 홍창남 부산대 교수다. 그는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장을 맡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설계의 핵심 역할을 했다. 홍 교수는 “대학이 바뀌지 않으면 초·중등교육도 달라질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차례 개혁을 시도했지만, 결국 ‘대학 입시’라는 벽에 막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대학이 변해야 초·중등도 변한다” 홍 교수
정지아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고향에 내려와 빨치산 출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며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문 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간 몰랐던 아버지의 삶을 알아가는 내용이다. 전직 빨치산이자 ‘순수한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늘 ‘혁명을 목전에 둔 혁명가처럼 진지’한 태도로 살아갔다. 겨울 어느 날 소쿠리를 팔러 왔다가 나갈 때를 놓친 방물장수 여인을 재워주려고 데려오자, 어머니는 “베룩(벼룩)이라도 옮으면 워쩔라고”라고 타박했다. 어머니도 빨치산 출신이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자네, 지리산서 멋을 위해 목숨을 걸었능가? 민중을 위해서 아니었능가? 저이가 바로 자네가 목숨 걸고 지킬라 했던 민중이여, 민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머니는 당신 딸은 절대 담배 태우고 그런 애가 아니라고 계속 항변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넘의 딸이 담배 피우먼 못된 년이고, 내 딸이 담배 피우먼 호기심이여? 그거이 바로 소시민성의 본질이네! 소시민성 한나 극복 못헌 사램이 무신 헥명을 하겠다는 것이여!”라고 했다. 화자는 ‘환갑 넘은 빨갱이들이 자본주의 남한에서 무슨 혁명을 하겠다고 극복 운
우리나라에서 내 집 마련의 의미 한국 사회에서의 ‘내 집 마련’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집은 일상을 이어가는 삶의 기반이자 자산을 축적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표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은 실거주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전세나 월세로 거주할 때는 계약 만료라는 불확실성이 따라붙고, 아이 학군이나 생활권을 유지하는 데에도 늘 제약이 생긴다. 반대로 자기 집을 가진 순간, 최소한 거주만큼은 안정이 확보되고 삶의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 안정감은 가족의 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그러나 집은 단지 편안한 거주의 수단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가장 확실한 자산 축적의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오른다는 믿음이 강하게 작동하고, 실제로 부동산 보유 여부가 세대 간 자산 격차를 크게 갈라놓았다.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노후와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까지 덧붙여진다. 집을 가졌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결혼을 앞둔 청년 세대에게는 중요한 선결
1998년 여의도 한강둔치와 장충단 공원 등에서 열렸던 교원 정년단축 반대 집회에 교직 경력 4년 차의 신임교사였던 필자도 참여한 기억이 생생하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되고 경직된 교직사회 활성화를 위해 교원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였다. 그 당시 정부는 ‘고령 교사 1명을 퇴출하면 신규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고령 선생님보다 젊은 선생님을 더 선호한다고 홍보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25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으로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동일하게 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데 있다. 지속가능한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우수한 생산가능인구 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정년연장을 통해 고경력 근로자를 노동시장에 묶어 두면서 새로운 생산가능인구의 유입을 위해 학제개편, 유학생 유치, 해외근로자 채용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기되어 왔고 일부는 적극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번 이재명 정부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