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에서 기존 교사의 업무 배제를 위해 정부가 빼어 든 카드는 두 단계로 나누어 적용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당장 시작해야 할 2024년 1학기 늘봄학교에는 종래의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담당하던 교사를 존치하고, 이 프로그램과의 연결은 물론 공문 수발 등의 행정처리를 담당할 늘봄지원실무담당인력을 별도의 기간제교사로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지방공무원이나 전문직 등의 행정 전문직을 중심으로 한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계가 운영되며, 교사와는 별개의 조직이 가동된다고 한다. 교사들에게 늘봄학교 업무가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별도의 기간제교사’를 두겠다는 약속을 보고 필자는 세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한 학기만 기간제교사를 배치하면, 그다음은?’ 이어 ‘교사의 업무부담 배제를 위한 기간제교사 채용 등의 실무문제와 담당은 누가?’, ‘공무원이나 공무직·단기계약직·퇴직교원이 노조 등에 가입해서 파업이라도 하는 날엔 늘봄학교가 마비될 수도 있을 텐데,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은 향후 늘봄학교는 ‘교육’과 별개인가 하는 것이었다. 지금 늘봄학교는 두 군데에서 모두 난관에 봉착했다. 늘봄학교가 봉착한
늘봄학교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하여 정규수업 외에 학생의 성장·발달을 위해 제공하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이는 기존의 이원체계로 복잡했던 초등학교 방과후와 돌봄을 늘봄학교라는 하나의 체계로 통합·단순화·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희망하는 모든 초등학생에게 학년별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해 1월 9일 늘봄학교 추진방안이 발표되었고, 5월 17일 2학기 늘봄학교 운영방향이 내려왔으며, 지난해 2학기 기준 8개 교육청 459개교가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하였다. 시범운영의 핵심은 ‘▲놀이와 활동중심의 초 1 맞춤형 프로그램, ▲아침·틈새·저녁돌봄 등 돌봄유형의 다양화, ▲스포츠·문화예술 등 미래형·맞춤형 프로그램, ▲늘봄지원센터 구축을 통한 교육청 중심 운영체제로 단위학교의 업무경감’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늘봄학교와 돌봄 현황 양적 측면에서 볼 때, 지난해 3월 3일 기준 초등돌봄교실 대기자가 1만 5천 명이었고, 그중 97.9%는 초등 1·2학년이었다. 3~4월간 약 6,600명의 돌봄교실 대기를 해소하여 대기자가 최근 6년 최저치인 약 8,700명으로 줄고, 신청 대비 대기자 발생비율도 전년 동기 대비 약 57%가 줄었지
절강성은 중국 동해안가에 위치한 곳이다. 성도(省都)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항저우. 상하이에서 3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상해~소주~항주’로 이어지는 여행코스는 중국여행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지만, 절강성은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여행지는 아니다. 요즘 신선거와 설두산 등이 언론과 중국여행 마니아들에 의해 소개되면서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태주(台州)시 선거현(仙居縣)에 있는 신선거는 중국 사람에게는 꽤 유명하다. 신선거의 원래 이름은 영안(永安)이지만, 이곳을 찾은 북송의 진종 황제가 산세의 기이함과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신선거’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신선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선이 살 만할 정도로 압도적인 풍경을 지닌 곳이다. 중국인들은 이곳에 대해 “장자제(張家界)의 기이함과 화산(华山)의 험준함, 태항산(太行山)의 웅장함과 황산(黃山)의 수려함을 고루 갖췄다”라고 표현한다. 신선들의 놀이터 신선거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상해공항에 내려 3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3시간 거리는 옆 동네일 뿐이다. 신선거 가는 도중 왕복 6차로의 항주만 대교를 지나는데, 2
‘늘봄 로드맵 나왔지만 … 왜 우리가 맡나 갈등 계속(YTN, 2024.1.27.)’, ‘전국 시행 코앞인데 … 늘봄학교 커지는 갈등(서울신문, 2024.1.19.)’, ‘늘봄학교 교사 부담 줄인다며 기간제 뽑아 쓰라는 당국(뉴시스, 2024.1.21.)’. 2024년 1월에 언론을 통해 다루어진 늘봄학교 관련 기사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늘봄학교 정책이 그 운영 주체와 운영 공간, 전담인력 등 주요 쟁점에 관한 충분한 숙의 없이 현장에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늘봄학교 전면도입에 초등교사는 92.4%가 반대하는 한편 학부모의 49.6%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연합뉴스, 2024.2.7.), 현장에서 늘봄학교 이해관계자 간 인식 차이와 갈등이 여전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일부 교직사회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정규수업 이후 방과후에 교육·돌봄을 받게 하는 늘봄학교 정책을 아동학대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교육부는 해외와의 비교를 토대로 한국의 초등학교 정규수업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으며 미국·프랑스 등도 방과후에 학교에서 교육·돌봄을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에듀프레스, 2024.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이시한 지음, 북플레저 펴냄, 328쪽, 1만9,800원) 항상 각종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는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과도한 도파민에 중독될 때 사고는 정지된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사고력을 키우는 기초는 ‘질문’이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법부터 AI의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질문법 등 질문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서동욱 지음, 피스빌딩 펴냄, 508쪽, 2만5,000원) 회복적 학교문화 조성에 필요한 이론과 실천을 담았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교문화를 바꾼 사례를 기반으로 개별 학교에서 학교 특색에 맞는 변화를 시도하는데 도움을 준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왜 프로그램을 넘어 궁극적인 목표로서 학교문화의 변화로서 실천돼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공부머리 대화법 (강환규 지음, 도마뱀 펴냄, 264쪽, 1만8,000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시험별·학년별·과목별 성적 향상 솔루션을 제시한다. 주요 과목별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겪는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안내한다.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것은 부
2023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전국대회) 시상식에 참가하여 중등분과 대표 수업사례 발표까지 정신없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가슴 깊이 남아 있는 문구가 있었다.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말은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혁신을 이끄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 ‘교사’가 주도하는 것이며, AI는 도구이자 보조교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내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마치 프랑스대혁명 당시 혁명에 참여하며 민주주의의 태동에 동참한 프랑스 시민들처럼 수업변화와 혁신을 넘어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모든 학교에서, 한 명 한 명의 교사를 통해 ‘교실혁명’이 시작될 것이라는 원대한 상상과 함께 나 스스로 사뭇 비장한 마음마저 들기도 했다. “훌륭한 교수자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동기를 가지고 있다.” EBS 미래교육플러스 ‘우리가 바라는 미래교육’에서 ‘디지털 전환, 기후환경 및 인구 구조의 변화 등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엘렌 케이와 피트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2023년 신학기가 시작
들어가며 2024년 용의 해이다. 초등학교의 정체성인 교육과정 운영기관으로서의 권위와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돌봄기관으로의 전락이 우려된다. 정체성으로서 권위가 무너지면 조직이 위태로워지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사회·문화의 빠른 변화와 파생된 갈등 등으로 교사들은 좌절하고, 교장은 자율경영의 권한이 축소되고 있으며, 학교는 학부모의 끝없는 요구와 수요(갈증)를 달래지 못한다. 지난해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하였던 늘봄학교가 올해는 전면 시행되는 상황에서 학교경영 자율화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은 복잡한 퍼즐 맞추기보다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 결과 가르치는 보람은 없어지고, 관리 행정만 늘어나게 되어서 초등학교는 총체적으로 힘들어지고 말았다. 법적 근거 미비로 초등교육 정체성의 위기 1995년부터 초등학교에 도입된 방과후학교는 법률이 아닌 고시에 근거하여 운영되므로 법적 근거가 없다. 2004년 도입되어 2010년부터 확대 운영된 초등돌봄교실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초등학교는 본질(정체성)인 ‘교육과정 운영’보다 ‘방과후·돌봄·늘봄·각종 지침’ 등의 업무가 더 비대해지면서 학교구성원 간 이해가 맞부딪히는 부실한 초등교육 시스템으로 전락해 버렸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 시대적 배경 _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 OECD 교육 2030에서는 미래사회를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갈등 증대 등 불확실성과 복잡성의 사회로 그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펜데믹 사회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더 복잡하고 변화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금의 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 교육의 변화 _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 OECD 학습 나침반에서 제시하는 ‘학생의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과 더불어 교실수업의 주된 변화 중 한 가지는 바로 ‘학습자 주도성’이다. 그렇다면 학습자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은 어떤 수업을 의미할까? 정의내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이 배움의 주체자로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성찰하며,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수업을 뜻한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배움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은 삶으로 나아가 학생들이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 ● 학생의 요구 _ 흥미와 탐구가 함께
지난 호에서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른 교육공무원 평정의 개관, 교원의 경력평정, 교원의 근무성적평정 및 연수성적평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의 가산점평정 및 승진후보자명부작성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교육공무원 승진 및 평정업무에 대한 안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산점 평정 가. 평정대상: 해당 직위 또는 전직 이전의 직위에서의 가산점 평정대상 실적 또는 경력 1) 교육전문직원 경력이 있는 교감: 교감자격증 취득 후의 사유에 한함. 2) 교육전문직원: 교감·장학사·교육연구사의 직위에서 취득한 가산점에 한함. 나. 평정시기: 매 학년도 종료일 기준으로 실시하거나 명부조정시기에 실시. 다. 평정경력기간 계산: 월 수를 단위로 하여 계산하되, 1개월 미만은 일 단위로 계산함. 라. 가산점 종류: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구분 1) 공통가산점: 가산점 취득사유가 있는 모든 교육공무원에게 적용 가) 공통가산점 평정항목 및 평정점(총 3점 이내) 나) 직무연수 이수실적에 대한 가산점 평정 •평정대상 연수: 직무연수(인사기록카드에 직무연수실적으로 등재된 학점) ※ 학위취득실적, 자격연수, 연구실적, 자격취득실적 학점은 평정대상이 아님. •
대학 교단에 서보니 전공을 고민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입학 당시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다거나, 캠퍼스 생활을 해보니 도전하고 싶은 전공이 생겼다는 학생도 있다. 적성과는 상관없이 고교 내신과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아예 공부에 흥미를 잃고 휴학하거나 반수를 하는 학생도 있다. 대학과 전공을 ‘점수 줄 세우기’가 결정하는 대한민국 입시는 여전한 병폐다. 청춘들은 그런 병폐를 극복하려 안간힘을 쓴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입학 당시의 전공만으로 졸업하는 학생이 드물어지는 추세다. 전공을 하나 더 공부하는 복수전공자나 부전공자가 적지 않다. 일부 대학에서는 부전공을 의무화하거나 복수전공을 권장하기도 한다. 아예 대학에서 전공을 갈아타는 전과제도를 활용하는 학생도 있다. 서울대는 연합전공이란 제도도 운영한다. 여러 학과가 협력해서 융합적인 교육을 하기 위한 새로운 전공을 만들고 다른 학과 학생들을 교육한다. 연합전공은 주로 이공계열이다. 어떤 형태든 적지 않은 학생들이 적성과 맞지 않는 공부를 하다가 다른 전공을 공부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고교, 학생 적성보다 대학 간판 우선시하는 풍조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