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필자는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녀와서는 좀 참담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소의 미술관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내가 그곳의 작품을 충실하고 진지하게 감상하여, 마침내 의미 있는 미적 즐거움을 맛보았는가 하는 회의가 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런던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을 가 본 사람은 내 경험을 얼마간은 이해해 주시리라. 몇 해 전 이탈리아에서 학술행사를 마치고, 그 유명하다는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미술관)을 찾았다. 개장 전 이른 아침에 갔는데도 대기하는 행렬이 엄청나게 길었다. 세계적 미술의 보고(寶庫)를 직접 내 눈으로 본다는 기대감으로 아침 따가운 햇볕 속에서도 한 시간을 기다려, 미술관에 들어갔다. 세계 명작에 대한 미적 동기가 자못 컸다. 처음에는 미술관 입구의 작품들을 진지하게 느껴보려고 애를 썼다. 또 학창 시절 미술 교과서로만 보았던 눈에 익숙한 그림 앞에 서는 반가움에 한참 시선을 주어 무언가를 느껴 보려 하였다. 하지만 모든 작품들 앞에서 그러하지는 못했다. 내 눈에는 모두 비슷비슷해 보이는 수천 점의 작품들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작품들을 사열하듯 걸어가며 솔직히 좀 질리는 기분이었다
드레스덴 공대의 연구는 동독지역인 작센 주의 전일제를 실시하는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일제는 공식 수업이 끝난 방과 후에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서 교사의 지도아래 숙제를 하거나 다른 특별활동을 하는 학교운영방식이다. 연구팀은 전일제 실시 학교의 약 1300명의 학생, 500명의 교사와 인터뷰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조사에서 설문 대상 교사의 3분의 1은 숙제가 학습에 정말 효과적인지에 대해 잘 평가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전체 학생 4분의 3에겐 실제로 숙제가 별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연구원 한스 겡을러는 “우수한 학생들이 숙제를 한다고 해서 학업 능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 부진한 학생들은 숙제로 단순 반복을 한다고 오전에 이해 못 한 것을 깨우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설문 대상 학생의 70%가 숙제를 통해 오류를 줄이고 문제를 더 빨리 풀 수 있다고 대답했지만, 숙제를 함으로써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 학생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드레스덴 공대 교육대학 안드레아스 비레 연구원은 “우리는 이제 다른 학습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드레스덴 연구팀은 현재 작센 주의 전일제 학교 열
‘조사 편’ 연재 8개월의 질주를 잠시 멈추고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8회에 걸쳐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에서는 ‘로-에’, ‘에-에서’, ‘조차-까지-마저’, ‘같이-처럼’, ‘와-랑’ 그리고 ‘관형격조사 의’까지 줄기차게 ‘조사’를 다루어왔다. 이제까지 다루어왔던 명사나 동사, 부사 등과는 달리 조사는 자립성도 없고 그렇다 할 뚜렷한 의미도 없다. 다만 말과 말의 관계를 나타낼 뿐이다. 한복이라면 옷고름이요 화학반응이라면 촉매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그러다 보니 ‘아 다르고 어 다른’ 말뜻을 다루는 데 다른 때보다 글쓰기가 훨씬 까다로웠다. 모자란 능력을 탓하기 일쑤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막상 글을 써놓고 보니 딱딱하기 이를 데 없다. 지금까지 쓴 ‘조사 편’에 읽는 재미를 가미하려면 맛나고 곰삭은 글로 다듬어 내놓아야 할 것 같다. 8개월 동안 인내와 끈기로 졸고를 읽어주셨을 독자 여러분께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설날 연휴에 집안에 들어앉아 마음먹고 ‘조사 편’의 마지막 주자인 주격조사 ‘은/는-이/가’를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머리만 아프고 도통 진척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어가기로 했다
“청나라 군대는 자국의 항구들을 공격하고 양쯔강에 진입한 후 전장(鎭江)을 점령해 남북을 차단한 다음 난징으로 육박하던 영국군을 결국 격퇴시켜 중국이 종이호랑이가 아님을 과시했다.” 물론 뒤집은 이야기이다. 청은 잘 훈련되고 근대적 병기로 무장한 영국군에 무릎을 꿇었고, 이후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은 빗장이 풀린 중국으로 물밀듯이 들어가 각종 이권을 탈취해갔다. 비교적 잘 알려져 있듯이 아편(앵속, 양귀비)의 수입․판매․흡연을 금지했으나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한 청은 1839년 6월에 임칙서(林則徐)를 특명전권대신으로 꽝조우(광주)에 파견해 영국 상인의 아편 2만 상자를 몰수해 불태우고 영국과의 통상을 단절했다. 하지만 그것은 중국과의 무역확대를 꾀하던 영국에게 좋은 구실을 주었고, 영국은 결국 다음해 6월 청국에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19세기 전후의 중국은 아편에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고, 따라서 경제적으로는 물론 국민건강상으로도 심각한 폐해를 입고 있었다. 기원전 34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재배된 것으로 전해지는 아편은 서아시아와 이집트를 거쳐 유럽과 인도로 전래되었으며 중국에는 아랍상인들에 의해 서기 400년에 전해졌다고
“네 머리카락은 검은 강물이다. 너를 쓰다듬을 때면 내 손에서 네가 흘러간다. 아, 나는 네게 이만큼 잠겼구나.”(‘수위표’) 봄 볕이 그리워질 때면 딱딱하고 머리 아픈 책 한번 내려놓고 시 한번 읽어볼 일이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권혁웅 한양여대 교수가 펴낸 ‘몸에 관한 어떤 산문시’ 두근두근. 나긋나긋한 사랑을 기대했다면, 책을 접한 독자들은 잠시 놀라겠다. 정체불명의 형식과 책의 부피에. 누구는 시라고 하기도 하고 산문이라고도 부른다. 현학적인 전문가는 제4의 형식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순가. 시이면서 산문이고, 일기이며 시작 메모이고, 때로는 이성복과 최승호가 거쳐 간 아포리즘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굳이 구별해 읽지 않아도 처마 밑에 떨어지는 반쪽 햇살만큼 우리의 가슴만 울려주면 되는 것 아닌가. 두근두슨은 “몸이 하는 말을 받아 적은” 짧은 산문시다. 1991년부터 일기처럼, 시작 메모처럼 써둔 글들을 주제에 맡게 묶은 ‘사전’같은 시집인 셈이다. 부제가 말해주듯 모든 글들은 손, 다리, 얼굴, 눈, 코, 입, 귀, 머리, 피부, 심장 등의 세세한 신체기관을 잡다, 웃다, 보다, 말하다, 닿다, 두근거리다 등의 동작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수업을 마치고 나면 또 다른 배움의 장소인 학원으로 저마다 발길을 재촉한다. 언제부터인가 학원은 학생들의 야간 학교가 되어버린 것 같다. 학생들이 학원을 찾는다는 건 어떠한 이유에서든 학교 공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심화를 위해서, 공부가 떨어지는 학생들은 보강을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이제는 굳이 방과 후에 학교 외부의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학교에서 학원 수강이 가능한 곳이 생겨나고 있다. 동경도 스기나미구의 한 구립중학교 교실에서 ‘야간학원’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도교육위원회로부터의 지도로 시작을 목전에 두고 일시 연기가 되었지만 구교육위원회의 반론 답신으로 지적한 내용들이 해결되었다고 판단되어 최종적으로 용인된 것이다. 일본은 최근 수년간 학력향상을 목표로 학습을 위한 학원과 공립 초·중학교의 연계가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어 오고 있으나 한계점도 적지 않다. 특히 평등이 중시되는 공교육의 세계에 경쟁으로 승부하는 학원의 힘을 빌리는 것이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지에 대해 일본 교육현장에서도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스기나미구교위에서 세운 계획을 보면 평일 주 3회 오후 7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