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말 황우석 박사의 '가짜 줄기세포 파동'으로 우리 사회는 한바탕 진통을 겪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육계도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 강행, 여당의 날치기로 개정된 사학법 등으로 먹구름이 낀 채 새해를 맞이했다. 사학법 개정 논란 해결 어려울 듯 지난해 12월 9일 열린우리당은 몸싸움과 욕설을 감수하면서 사립학교 이사와 감사 일부를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사학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 개정을 막지 못한 한나라당은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장외집회에 나섰고, 사립학교에서는 신입생 거부라는 초강경 대책을 마련했다. 올 1월초 제주도의 사립학교들이 실제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였으며, 2월 23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추기경으로 임명된 정진석 대주교도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표적감사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학비리를 척결한다며 전국의 모든 사립학교를 감사하겠다고 발표했고 신입생 배정 거부는 철회됐다. 또한 장외투쟁에 나섰던 한나라당도 사학법 재개정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장외 투쟁을 풀고 2월 1일 국회 운영에 참가했다. 그러나 재개정 논의는 소위 '등(等)' 논란 등 여야의 양보 없는 대치로 끊임없
변수란 | 일본 동경한국학교 파견 교사 “굿모닝”, “하이”. 매일 아침 이곳, 동경한국학교 교무실에서 필자가 원어민 선생님에게 건네는 유일한 말이다. 개학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아침 인사 내용은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영어책에서 배운 대로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등 세트로 짜인 영어 문장을 한 번 정도 써 먹은 뒤로는 더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일상사 혹은 학급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프리토킹을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 얘기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일쑤다. 그래서 겨우 인사말 정도만 하고 교실로 퇴장하는 신세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혹자는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장장 10년이란 기간 동안 영어를 공부했으면서, 명색이 교사라는 사람이 영어로 얘기도 못하나 하고 말이다. 속으로 화가 나도 반박할 여지는 없다. 영어 회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면서, 전자 사전을 두드려 가며 말을 할라 치면 왜 말을 못하겠는가마는 더듬더듬 대는 모습이 쑥스럽기도 하고, 어쩔 땐 초라해지기까지 해서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필자의 영어실력
좀처럼 베스트셀러가 나오기 힘든 인문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책이 있다. ‘국어에 관련된 책은 재미없다’는 상식을 깬 (유토피아·이하 국밥)가 바로 그것.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오랫동안 편집과 번역 일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다음 글을 읽기 전에 우선 당신의 국어 실력도 테스트 해보자. ‘엉덩이’와 ‘궁둥이’의 차이를 아는가? ‘가족’과 ‘식구’, ‘뜰’과 ‘마당’, ‘고맙다’와 ‘감사하다’는? 같은 의미인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각각 달리 써야하는 말, 그것이 뉘앙스 차이다. 내달부터 본지에도 이 뉘앙스 차이에 관한 연재를 시작할 두 명의 저자를 만나 ‘한국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인기비결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김철호 “‘한국어 뉘앙스’라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일방적으로 서술하고 가르치기 보다는 문제-풀이-답을 통한 구성으로 독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다른 국어 관련 책들과 차별화 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책과 관련된 독자평을 보니 ‘국밥이라 그런지 술술 잘도 넘어 간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국립 사대 윤리교육과 85학번인 선배 K씨의 꿈은 당연히 선생님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키워온 선생님의 꿈을 아직까지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임용대기 상태로 발령을 기다리던 그는, 1990년 ‘국립 사범대 졸업자 우선임용 위헌(違憲)’이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몇 명 뽑지도 않는 임용시험에 매달릴 형편이 못된 그에게 그야말로 험난한 인생살이가 시작됐다. 가족들 볼 면목은 둘째 치고 당장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학원 강사, 학습지 선생님 등을 전전했다. 작은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같은 처지의 남편과 결혼해 아이 낳고, 이럭저럭 살다보니 어릴 적 꿈은 그야말로 박제된 꿈이 돼 버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장래희망 란에 ‘선생님’을 적으며 좋은 선생님을 다짐했지만 이제는 정말 그 꿈을 접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또 했다. 그러던 그에게 다시 한 번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정부가 국립 사범대 미임용자에게 교대 특별편입을 허용한 것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3학년에 편입한 그는 대학 새내기가 된 기분으로, 그토록 꿈꾸던 선생님에 한 발 다가선 기쁨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교대의 수업 분위기는 일반 대학과 달라, 대충한다는 것